몇가지 논문과 CASE를 번역할 필요가 있어서 후배의 소개로 E 대학에 S라는 학생을 소개 받았다.
학생들과 일하면 때때로 프로의식이 부족해서 약속을 어기는 경우가 많아 필요한 일정보다 조금 더 빠르게 기한을 정해두고 2개의 CASE를 맡기면서 비용에 대해서 협의를 했다. ( 보통 이럴때는 항상 금액에 대해서 상대방이 결정하게 한다 )
첫번째 CASE가 약속한 기한보다 1.5일 정도 늦게 도착했고 번역된 내용의 부족함은 있었지만 학생이라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약속된 비용을 지급하고 두번째 CASE를 맡겼다.
두번째 CASE에 대해서 약속된 기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연락이 와서 기한보다 1.5일 정도 늦게 마무리가 될 것 같은데 괜찮겠냐고 이야기를 했다. 첫번째 CASE에서 이미 1.5일 정도 늦었기에 이번에도 예상했던터라 "알았으니 마무리 잘 부탁한다" 라고 이야기를 했다.
변경된 1.5일이 지나고 S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전화를 수차례 걸고 아래와 같이 문자를 보냈는데도 응답을 하지 않았다.
결국 8시까지 회신이 오지 않았고 다른 사람을 구해서 급하게 번역을 마쳐야 했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나같이 실수에 대해서 너그럽게 이해해주고 넘어갈 수 있는 사람들도 있다.
아쉬운 것은 요즘 같이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이 발달되어 있는 상황에 조금만 검색하면 자신과 관련한 사람들의 명단까지 확보할 수 있는 시대에 이렇게 안일하게 관계를 정리해도 되는가에 대한 부분이다.
Mutual Friends가 2명이 있어서 보니 한명이 아는 대표였고, 연락을 해서 잠수탄 부분에 대해서 이해하니까 어떻게 마무리 할 것인지에 대해서만 확실하게 연락 부탁한다고 해두었는데도 연락이 되질 않았다.
세상이 좁아서 언제 어디서 만나게 될 지도 모르고, 경우에 따라서 중요한 일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내가 상대방이 될 수도 있는 것이 한국사회 같이 작은 인구의 인간관계다.
Executive MBA를 하고 있다보니 10-20살 많은 형/누님들과 수업을 받게 되는데 MT 때 한 형님이
난 너가 앞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게 넌 모르는 걸 모른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는거야, 내가 대기업 생활 오래 하다보니까 모르는 것도 아는척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아는척 하는 것 보다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게 더 발전적이거든
라는 이야기를 하셨다.
내가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이유는 아래와 같이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르는 것은 죄가 아니다. 약속을 어기게 되는 것도 죄가 아니다.
모르는 것은 배우면 되고, 약속을 어기게 된 것에 대해서는 서로 이해를 구해서 조정을 하면 되는 것이다.
나는 내 후배들이 이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