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목적의 펀드를 갖고 있는가, 해당 VC가 원하는 정보는 무엇인가
벤처캐피탈에 투자유치를 받기 위한 첫걸음으로서 우선 벤처캐피탈의 구조에 대해서 파악해야 한다.
우리가 벤처캐피탈이라고 이야기하는 회사는 운용하는 펀드의 자금을 대는 LP(Limited Partner)와 펀드를 운용하는 GP(General Partner) 그리고 이러한 펀드 운용을 돕는 운영팀(Admin Team)으로 구성되어 있다.
LP의 경우에는 정부가 출자하는 모태펀드, 국민연금이나 군인공제회 같은 기관, 네이버 나 카카오 같은 기업 , 회사를 Exit 하여 생긴 자산으로 투자하는 개인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GP의 경우에는 펀드를 관리하는 대표 펀드매니저와, 펀드를 이용해서 투자할 회사를 탐색하고 LP를 설득하는 역할을 하는 심사역과 이들을 도와주는 운영팀 ( 회계, 재무, 법률 전문가 )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래의 그림은 파트너스 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고 있는 펀드의 결성 연도와 상태에 대해서 설명되어 있는 페이지를 캡처 한 것이다 ( 참고 - http://www.partnersi.co.kr/sub.php?localNum=4&pageNum=2 )
이와 같이 기본적인 펀드에 대한 내용은 각 투자사의 홈페이지에 대부분 나와 있는 경우가 많다.
각 펀드마다 LP 가 다를 것이고, 각 펀드마다 투자를 할 수 있는 영역이나 금액이나 회사의 조건이 다를 것이다 어떤 펀드의 경우에는 대상 기업이 창업한지 3년 이상이면 안 되는 조건이 있을 것이고, 어떤 펀드의 경우에는 특정 분야에만 투자를 해야 하는 조건이 있는 등 조건이 제각각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조건들을 어떻게 알 수 있느냐가 중요한데 이에 대한 정보는 한국 벤처투자 사이트를 통해서 알 수 있다 ( http://www.k-vic.co.kr/contents.do?contentsNo=83&menuNo=359 )
한국 벤처투자는 투자관리 전문기관으로 국내 VC에서 운용하는 펀드의 주요 LP 역할을 하고 있다.
모태 펀드는 VC 펀드의 주요 LP 중 하나 역할을 하는 곳으로, 그 밖에도 성장사다리 펀드, KDB의 다른 Fund of Fund 등 다른 청책 금융 LP들이 존재한다.
사이트에 들어가면 모태펀드에 대한 개요와 운용체계 그리고 선정 및 사후관리 절차에 대해서 파악할 수 있으며, 모태펀드가 출자한 내역과 각 펀드의 만기일과 규모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
또 알림 마당에 보면 최근에 조성된 펀드 선정 결과와 각 펀드 조성의 필요조건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모태펀드나 기타 청책 금융에 관한 LP 들의 조건은 케이스마다 다르겠지만 주로 ‘회사 size(설립 몇 년, 매출 규모 등)에 따른 중소기업 + 국내 투자 비중 + Hurdle rate’ 등이 주요 내용이다.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펀드의 운용기간은 보통 8년이라고 한다. 운용기간은 8년이나 앞의 4년은 투자를 하는 기간이고, 뒤 4년은 회수를 하는 기간이다. 상대적으로 펀드가 만들어진지 1년 밖에 안되었다고 하면 회수까지 7년이 남았기 때문에 조금 공격적으로 투자를 할 수 있다고 한다면, 펀드 조성 후 4년 차인 경우에는 회수까지 4년이 남았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
특히 VC들이 펀드 결성 후 1-2년 차에 투자를 많이 하기 때문에 최근 결성된 펀드들을 찾아서 투자유치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온오프믹스가 VC의 첫 투자를 받기 전까지 갖고 다녔던 IR자료의 장수는 100장이었다. 1시간 가까이 100장을 설명하고 나서 돌아오는 답변은
대표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서비스 정말 너무 좋은 것 같아요 ^^ 앞으로도 사업 잘 하시고 화이팅 입니다!
라는 이야기뿐 별다른 후속 진행이 없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혹시 모르는 다음번 투자 검토 기회를 위해서 거절의 멘트를 돌려서 이야기하는 거였다고 한다.
하도 마음이 답답해서 쿨리지코너의 오진석 차장님을 붙잡고 뭐가 문제냐고 물어봤을 때 돌아왔던 답변은 이랬다
대표님이 하시는 발표 중에 저희가 알고 싶고 궁금한 내용은 하나도 없어요. 사실 저희가 알고 싶은 것은 이런이런 부분들이 말씀하시는 것들이 아니에요
머리를 한대 얻어 맞은 느낌으로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이야기했던 요소들을 정리하니 발표자료 분량은 딱 20장 발표분량은 5분이었다.
2013년 7월에 크라우드펀딩을 통해서 조달한 7억 원의 투자유치는 그렇게 100장짜리 1시간의 IR 발표가 아닌 20장짜리 5분 발표에 의해서 결정되었다.
500 Startup 김은혜 심사역에 의하면 500 Startup의 경우 최근에 빠른 투자 판단을 위해서 아예 500 Startup에서 보고 싶은 내용들에 대한 템플릿을 스타트업들에 제시하고 그 템플릿에 맞춰서 대화를 나눈다고도 하니 이 부분은 꽤 중요한 부분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사이버에이전트코리아 유정호 부사장에 의하면 여러 접근법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이 충분히 sizable 한가, 무엇이 중요한 소비자 가치인가’,‘경쟁현황은 어떠며 경쟁자 대비 우위에 설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 ‘ 경영진의 구성과 그들이 사업을 잘 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등으로 좁힐 수 있다고 한다.
투자유치를 해보지 않은 CEO들이 하는 실수 중에 하나는 투자심사역을 대할 때 적대시한다는 것이다.
투자심사역의 역할은 우리 회사에 대해서 잘 파악해서 내부 투심위원들에게 우리 회사가 좋은 회사인 것을 알리고 LP를 설득할 수 있는 투자심사자료를 준비하는 것이다. 이러한 역할을 하는 투자심사역이 우리의 적이라고 생각하고 대하면 과연 그 투자심사역이 우리 사업에 대해서 깊이 이해하려고 하고 또 우리 회사를 위해서 험난한 길을 걸어가게 될까?
사이버에이전트 유정호 부사장에 의하면
심사역이 직접 만나서 보고자 하는 것은 결국 이 사업을 어떻게 하는 사람인지 확인하고대화를 나눠 보려고 하는 것
솔직히 대표와 처음 만나는 차리에서 얼마나 통하느냐가 결국 투자 의사의 절반 이상을 결정한다고 보면 됨
이라고 한다.
직접 겪었던 에피소드를 하나 이야기하자면 2013년 7월에 진행했던 크라우드펀딩 당시 A라고 하는 투자자가 1,300만 원 정도를 투자한다고 신청해놓고 크라우드펀딩 종료일이 다가와도 입금을 하지 않고 있어서 확인 문자를 보냈더니 이런 답변이 왔다
이런 크라우드펀딩 같은 것을 하게 되면 대표를 만나서 이야기도 나눠보고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왜 얼굴을 안 보여주는지 모르겠다
뭔가 투자자 분들과 직접 만나는 게 어렵고 죄송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만나는 기회를 만들지 않았을 뿐 언제든 만날 준비가 되어 있었는데 이런 오해를 하고 계시다는 것에 깜짝 놀라 연락을 드려서 바로 만남을 갖게 되었고 약 1시간가량 Q&A를 주고받고 난 후에 A 투자자로부터 이런 대답을 받았다
내 오늘 와서 양대표를 만나길 잘한 것 같네요. 요즘도 이렇게 옛날에 우리가 사업할 때처럼 마인드를 갖고 있는 창업자를 보기가 드문데 양대표와 양대표와 함께하는 사람들은 우리 때 모습과 참 많이 닮아 있네요 혹시 제가 투자금을 더 높여도 될까요?
A 투자자는 결국 5,300여만을 투자했고 그 이후로 본인이 LP로 있고 투자자로 있는 회사들을 소개해 주시기도 했으며, 회사에 와서 직원들에게 자신이 사업을 할 때의 경험에 대해서 강의를 해주시기도 했다.
첫 VC 투자를 받고 나서 들었던 생각은 아 내가 이런 피드백을 조금만 더 빨리 받을 수 있었더라고 하면 기존에 VC 들을 만나면서 조금 더 설득력 있는 자료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서 그런 내용들을 정리해서 한번 적어 보았다.
지금 회사의 단계가 아직 투자유치 전이고 곧 투자유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면 이 글이 도움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