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준철 Sep 02. 2015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에 대한
주관적 해석

이 영화는 정말 감독의 관점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으면 류승룡의 엽기적인 행동으로 인한 코미디물로 전락하기 쉬운 영화인 것 같다. 


영화가 파놓은 함정은 '싸가지 없고 징징대는 아내' , '아내에게 쩔쩔매는 호구 남편' , '자뻑에 빠져서 이 여자 저 여자 찝적대는  카사노바'라는 캐릭터들의 투닥투닥 이다.


남편이나 남친 때문에 시달리는 여자들은 임수정과 이선균의 캐릭터들의 투닥거리는 행동들을 보면서 시원함을 느끼고, 여자에게 쉬이 다가가지 못하는 남자들에게는 류승룡의 행동을 보면서 조금이나마 여자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은연 중에 몇 가지 대사와 장면에서 나온다.


1) 중반부 임수정에게 일어나는 변화


=> 영화 초반에 사귀면서 달달했던 임수정이 영화가 시작된 후 상스럽기 까지 보이는 것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은 결혼의 환상이 깨진 것이라고 오해하기 쉬울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한국 사회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결혼하면 다들 아줌마로  변하더라"라는 '설'을 통해서 감독이 함정을 파 놓은 것에 불과하다.


영화 중반 부 임수정은 언제 그런 캐릭터였나 싶을 정도로 남편에게 참 따듯하고 착하게 대하는데 이선균은 그것을 받아들이기를 '바람 피니까 미안해서 나한테 이런 거다'라고 생각을 하지만


임수정은 사실 이선균을 만나 행복하고만 싶었던 삶이 그 과정 속에서 본의 아니게 하나하나 꼬여가면서 결국 이선균 마저도 자기 자신에게 사랑을 주지 않게 변한 것 때문에 자기 자신의 행복한 삶은 없을 것이다고 포기하고 불평불만만 갖고 살았던 것이다.


하지만 류승룡과의 만남 속에서, 방송국 활동에서의 많은 팬들에게서 지난 삶 속에서 포기했던 '사랑받는다'가 재현되면서 임수정은 위로를 받게 되고 원래 갖고 있었던 임수정의 본연의 모습이 돌아온  것뿐이다.


2) 영화 후반부 바닷가에서 이선균과 류승룡이 소주를 마시면서 류승룡이 이선균에게  조언하는 말


임수정이 떠난 바닷가에서 두 사람이 소주 한병을 놓고  이야기할 때 류승룡이 이선균에게 이런 말을 한다


내가 특별한 기술이 있어서 임수정을 꼬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나는 그저 임수정을 한명의 여자로서 대한  것뿐이다


=> 결혼하고 나서 혹은 연애를 하던 중 섹스를 하고 나서 아내와 애인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남자들이 종종 있다.


잡아놓은 물고기라고 생각해서 인지 정복했기에 쉬워졌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더 이상 '여자'로서 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한 모습들이 '아내'와 '애인'을  임수정처럼 변하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끝이라고 생각할 때 다시 시작하는 방법을 어렵다고 생각하지 마라 시작했던 때로 돌아가면 된다


어떤 관계이던 싸움이 벌어진 그 순간에는 끝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서로를 회복하기 위한 단서가 되는 것은 처음 관계를 맺은 그 순간이다


3) 영화 후반부 경찰차 안에서 임수정이 류승룡에게 건네는 말


이제 그만 뽀삐 보내주세요


이 말은 지나간 사랑에서의 트라우마를 빨리 잊어야 새로운 사랑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라는 이야기를  함축시켜하는 말이다.


4) 영화 후반부 음식점 안에서 이선균과 임수정의 재현 장면과 그 이후 보여주는 법원 장면


 위 2번 장면에서 했던 이야기의 단서를 그대로 재현하면서 법원에 출석하지 않은 이선균과 임수정을 호명하는 모습과 함께 법원에서 헤어지려고 했다가 웃으면서 나가는 커플을 비추는 장면이 나온다



한국의 이혼율이 엄청 높다고 한다. 그리고 혼인율 역시도 낮다고 한다.


트위터에서는 킬힐녀가 나오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남녀가 서로를 미워하게끔 하는 극단적인 글들이 오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녀는 서로가 필요해서  '짝'과 같은 소개팅 방송 프로그램이, 인터넷 서비스로 소셜데이팅 프로그램들이 나온다.


참으로 이상한 모양새지 않는가 이 영화를 통해서 서로가 서로를 잘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고 좀 더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서로 이해해 보는 것은 어떨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