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일기, 그 열흘의 기록
지난 열흘 동안 매일 ‘감사일기’를 쓰고 나누었다.
내밀하게 나를 돌아보는 기록으로도 좋지만 역시 함께 나눌 때 감사는 더 커진다.
Gratitude(감사), 내가 좋아하는 단어.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진정 행복할 수 있다.’는 삶을 관통하는 몇 안되는 참인 명제 중 하나가 맞다. (그렇게 믿는다.)
그 감사의 기록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이 또한 감사하다.
인생여행자 황정연의 감사일기 (20.05.19 ~05.28), 그 기록
20.05.19 화요일
1. ‘아무튼, 메모’를 쓴 정혜윤 작가를 만나서 이야기 들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다시 한번 어떤 삶을 살아내야 할지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2. 문득 거울을 봤는데 아직 머리카락 염색하지 않아도 되는 것에 감사합니다.
3. 새로운 글쓰기 도구, 아이패드 프로를 사용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20.05.20 수요일
1. 퇴근길, 르네 마그리트 작품에 나올 것만 같은 하늘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2. 회사 후배들이랑 차 마시며 ‘오늘의 삶의 고단함’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3. 새로운 책 ‘일하지 않을 권리’를 알게 되어 읽게 되어 감사합니다.
20.05.21 목요일
1. 협의하고 결정해야 하는 상황의 연속될 때 숨이 가빠지는 그 때, 깊은 호흡 다섯 번을 하며 ‘지금, 여기’로 돌아올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2. 매주 함께 글쓰는 멤버들과 같은 시간에 글을 쓰고 나눌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3. 요가 매트에 누워 하루를 돌아보고 몸과 마음을 풀어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서 감사합니다.
20.05.22 금요일
1. 출근길, 갑자기 나타나 빠르게 달려오는 차량에 교통 사고 나지 않음에, 그 보다도 그 상황에서 화나지 않고 담담하게 대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2. 협의한 사항을 신의 없게 일방적으로 바꾸는 분의 이야기를 듣고서 분노하지 않고 그 사람의 말에 귀기울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3. 점심시간에 나만의 아지트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타인과의 네트워킹이라는 사회적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마음으로 그 시간을 만끽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20.05.23 토요일
1. 아침 이른 시간에 요가 스튜디오에 도착해서 푸르른 하늘을 바라보며 테라스에서 선생님, 요가동행분들과 대화 나누고 수련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2. 토요일 오전, 함께 하고 싶어할 아침 시간에 오롯이 나를 위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배려해준 아내에게 감사합니다.
3. 한적한 오후 시간 가족 각자 하고싶은 것, 해야할 것들을 하고 거실에 모여 앉아 얘기 나눌 수 있는 여유가 있어서 감사합니다.
4. 나에게 선물하는 맘으로 열어본 맛차차 다구세트로 우려낸 말차 한 잔을 정성스럽게 우려내 그 온기를 한껏 느끼며 마실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20.05.24 일요일
1. 햇볕 좋고 바람 좋은 낮에 아이와 놀이터에서 놀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2. 피곤함에 나른나른하게 졸려올 때 잠시 눈 붙이는 여유로운 마음을 갖게 되어 감사합니다.
3. 먼 길 운전이었는데 안전하게 다녀와서 감사합니다.
20.05.25 월요일
1. 월요일 아침 여유롭게, 느긋하게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2. 감당할 수 있는 적당한 피곤함으로 잠들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3. ‘행복한 저녁’이라고 쓴 딸의 오늘의 메모를 보게 되어 감사합니다.
20.05.26 화요일
1. 마음이 조급해질 때 찬찬히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공간이 있음에 감사합니다.
2. 퇴근길 잠시나마 나에게 쉼을 주겠다는 의도를 세우고 실천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3. 주변 사람들 눈치를 보는 대신에 나를 위한 선택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20.05.27 수요일
1. 나를 향한 조급한 마음과 강박적 태도가 나를 힘들게 했음을 새삼 깨닫게 되어 감사합니다.
2. ‘지금, 여기’로 나를 데려오는 것이 나를 아껴주고 사랑하는 것임을 다시금 깨닫게 되어 감사합니다.
3. 오늘도 글을 한 편 쓸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20.05.28 목요일
1. 출근길, 반 발 먼저가 아니라 반 발 늦게 걸으며 하늘에 두둥실 떠다니는 흰 구름을 바라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2. 어려움과 불편함이 아닌 공감의 마음으로 상사의 이야기에 귀기울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3. 퇴근길, 후텁지근한 버스 공기에 땀 흘리다가 기사님께 에어컨 틀어달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 용기에 감사합니다.
4. 지난 열흘의 시간을 감사함으로 돌아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항상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나님의 뜻입니다.
널리 알려진 이 성경 말씀대로 ‘모든 일에 감사하는 것’ 이것이 바로 신의 뜻이자 당부다. 또한 진리이기도 하다.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모든 일에 감사하고 있나요?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 감사하면 행복하다는 것을 아는 것과 실제로 감사하며 행복을 누리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일이다.
감사를 느꼈던 감정은 잠시의 행복감으로 가슴에 맴돌다가 휘발되기 쉽다. 마치 매혹적인 와인 한 잔의 향이 잠시 입과 코를 스쳐지나가는 것처럼. 감사를 글로 담아내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풍부하게 온전히 그 감사함을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겪곤 하지만 역시 글로 써내려갈 때 감사함은 현존하고 힘이 있다. 뿐만 아니라, 축적된 감사의 기록은 내일의 나를 지지해주는 큰 버팀목이 된다. 더욱이 함께 하는 사람들과 나눌 때 그 감사는 더 커져서 서로 감사하며 더불어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게 된다. (그렇게 믿는다.)
길지 않은 열흘이었지만 하루도 빠트리지 않고 매일매일 감사 일기를 기록하면서 감사할 일이 참 많구나 새삼 깨달았다.
그 길을 이끌어준 감사일기 리더 다솜님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의 하루하루가 감사함으로 가득 채워지길 바라며
인생여행자 황정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