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과 여행은 한 끗 차이

그렇게 길을 떠나다

by 인생여행자 정연


여행


삼천만 명이 넘게 사는 중국의 어느 한 대도시, 코끝을 콕콕 찌르고 도망가는 마라향 가득한 그곳에 내가 아는 사람은 단 몇 명뿐이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나 싶을 정도였다. 움직이는 마네킹 같은 사람들 숲을 비집고 앞으로 한걸음 한걸음 발을 옮겼다. 선지자 같은 우리 여행대장은 걱정 어린 눈빛으로 중국에서 개통한 그녀의 샤오미폰을 건네줬다. 익숙지 않은 안드로이드 폰에 중국어로 쓰여있는 어플들은 새삼 이곳이 중국임을 알려주는 듯했다. 지도앱 보는 법, 사진 어플에서 사진 찾아보는 법을 배우는데 순간 문맹이자 디지털 디바이스의 문외한인 노인처럼 느껴졌다. 그 노인은 애써 젊은이의 패기로 무장하며 장고의 길을 나섰다. 처음 걷는 그 길에서 그는 천팔백여 년 전 출사표를 쓰고 길을 나선 제갈량을 만났다.





출장


자동차 창문도 마음대로 열지 못하는 멕시코의 수도. 어딜 가나 긴장감을 스마트폰처럼 데리고 다녀야 하는 그곳. 살고 싶진 않았지만 다시 찾고 싶은 곳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멕시코시티일 것이다. 계단으로 두 층만 올라가도 숨을 헉헉 몰아쉬어야 하는 고산지대, 늘 총기 강도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복잡한 그 도시가 나를 매혹한 건 다름 아닌 타코였다. 그네들 발음으로 하자면 ‘따코’. 돼지고기부터 시작해서 소고기, 닭고기, 심지어 개미알까지 품어 안는 타코의 무한한 변신에 신기해하며 맛봤던 기억이 난다. 우리로 치자면 동네 포장마차 같은 곳에서도 타코를 만날 수 있었고 값비싼 고급 레스토랑에서도 타코를 영접할 수 있었다. 얼마 전 본 넷플릭스 타코 다큐는 그때 그 출장길의 추억으로 나를 데려갔다. 그 진한 추억의 맛은 멕시칸 타코 맛집 폭풍 검색으로 이끌고, 그날의 회고와 ‘지금, 여기’의 대화는 코끝에서 시작해서 혀끝에서 끝났다. 그렇게 난 또 길을 떠났다.



맛과 향을 벗삼아 떠나는 추억 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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