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쉬듯 짓는 시 한 편
낙엽이라 할 때 단풍잎을 서둘러 떠올리지
은행잎을 먼저 떠올리지 않는다.
은행잎이라 할 때 노오란 낙엽을 떠올리지
초록 빛깔의 잎사귀를 떠올리지 않는다.
은행잎아, 너는 누구냐.
너는 너를 무엇이라 말하느냐.
노오란 은행잎이라 할 때 책갈피로 쓰일만한 고운 아이를 떠올리지
바람에 나부끼다 길가에 흩뿌려져 바스러져버린 녀석들을 떠올리지 않는다.
삶의 행복이라 할 때 찰나의 기쁨을 떠올리지
어제와 오늘을 함께 한 호흡이 머문 순간들을 떠올리지 않는다.
너는 누구냐.
너는 너를 무엇이라 말하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