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하얀 얼굴
나는 원래 비교적 하얀 피부였다. 그러다 강렬한 태양빛에다 40도를 웃도는 미국땅 애리조나에서 10여 년 살다 보니 얼굴색이 갈색으로 변했다. 그 후 시애틀에서 7여 년 살면서 원래 얼굴색으로 돌아왔다. 시애틀은 여름이 선선하고, 겨울이 6개월 동안 스산하게 내리는 비와 함께 지속된다. 숲이 많고, 구름 끼는 날도 많아, 피부가 햇빛에 노출될 일이 별로 없다. 지금은 하와이에서 8년째 살고 있다. 얼굴색이 갈변했다. 하와이에서는 속수무책이다. "궁하면 통한다"라고 했나? "태양을 피하는 법"이 있다. 지금은 딸아이의 강요로 시작된 "열심히 선스크린 바르기"를 실천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사람 중 일부는 한국인이 화이트 워싱 (피부색을 하얀색으로 바꾸는 것)에 집착한다고 비아냥댄다. 아시안의 얼굴이 아니라 한다. 사실 비티에스나 블랙 핑크 멤버들은 피부색이 백인보다 희다. 태국 출신 '리사'만 동남아시아의 피부색대로 까무잡잡하다. 굳이 '얼굴 깡패' 차은우가 아니더라도 보통 한국 남자들의 얼굴색은 희다. 정확히 말하자면, 흰 게 아니라 깨끗해서 약간 투명하게 보인다.
화이트 워싱이 아니다. 하루에 적어도 두 번 이상 샤워하는 민족은 한국인밖에 없다. 워낙 씻어대니 하얗다 못해 아예 투명해지는 것이다. 얼굴의 깔맞춤으로 이빨도 식사 후에는 무조건 닦아준다. 그런 민족 이 세상에 없다. 화이트 워싱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머리가 떡질 때까지 안 씻는 중국인이나, 욕조물로 온 가족이 몸을 씻는 일본인은 하얀 얼굴이 언감생심이다.
한국인 얼굴의 DNA는 남다르다. 아주 옛날 옛적부터 자기 몸 청결에 진심이었다. 중국의 고대역사서 '삼국지 위지 동이조'에 보면, "고구려 사람들은 자기 몸 청결을 챙기는 데는 열심이다. 아침에 몸과 옷을 깨끗이 하고 집을 나선다. 틈만 나면, 냇가에서 몸을 씻었다."
요즘 한국은 여자나 남자나 할 거 없이 피부관리에 진심이다. 하와이에 골프여행온 한국인을 보면, 남다르다. 여자뿐만 아니고, 남자도 눈, 코, 입만 내놓은 마스크로 온 얼굴을 가린다. 선크림을 덕지덕지 바르기도 한다.
화이트 워싱의 원조는 일본인이다. 일본인은 진심으로 백인이 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일본인은 백인이 될 수 없다. 일본인의 원조가 시베리아에서 온 백인이라 주장하는 일본학자도 있다. 그러나 실상은 원주민(아이누, 폴리네시안, 남방계 인종)과 한반도(백제, 가야, 신라)와 대륙(부여, 고구려, 발해)에서 대규모로 이주해 온 사람들이 일본이라는 나라를 세웠다.
스스로를 백인으로 아는 일본인도 있다. 아시아인이 아니란다. 일본의 군홧발아래 짓밟혔던 인종들을 교묘하게 개무시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백인이 아니면, 다 내리본다. 군홧발에 짓밟혔던 한국인, 중국인, 동남아시아인을 발아래로 본다. 흑인은 단지 백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차별대상이 된다.
일본인은 자칭 "명예 백인"이다. 독일의 히틀러는 세계 2차 대전 때 손잡은 일본에게 "명예 아리아인"이라는 칭호를 "하사했다." 1960년대 초, 인종차별정책을 대놓고 시행하던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세계 경제의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던 일본과 손잡고자 "명예 백인" 호칭을 "선물했다." 메이지 유신이래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는데 올인했던 일본은 "백인 우월주의"에 자연스레 빠져들어갔다. 급기야 자기들은 아시아인이 아니라, 백인이라 믿는다.
지금도 일본의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에는 일본인이 백인으로 그려진다. 눈이 엄청 크다. 피부도 하얗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치고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가 있다. 한국계 캐나다인 '매기 강'이 만든 '케이팝 디몬 헌터스'다. 영화 속 여자 아이돌 '헌트릭스'의 멤버들은 눈이 크지 않다. 너무 작으면 안 예쁘니까, 평균 한국인 눈보다는 살짝 크다. '강부자,' '선동열'이 전형적인 한국인 남녀 얼굴이다.
"파리 증후군"이란 말이 있었다. '파리병'이라고도 한다. 일본인이 선망의 여행지로 꼽는 파리에 가서 겪은 절망으로 생병을 앓았다. 듣기 좋으라고 "명예 백인'이라 했을 뿐인데, 진짜로 알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잘 보여준다. 일본이 기대하는 프랑스는 백인의 나라, 예술의 나라다. 그러나 파리는 거리마다 개똥, 쓰레기더미, 홈리스, 소매치기가 우글거렸다. 게다가 프랑스인의 동양인 인종차별도 대단했다. 파리에 온 일본인에게 "눈을 찢는" 제스처로 놀리기 일쑤였다. "명예 백인"인 일본인은 한국인을 놀릴 때 눈을 찢는 제스처를 취한다. 물론 60대 이후의 일본인들이 그런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놀리는 셈이다. 파리지엔들이 명예 백인에게 찢어진 눈을 가졌다고 놀리고 있으니, 얼마나 충격이 컸겠는가!
요즘은 '서울 증후군'이 대세다. '서울병'이라고도 한다. '파리 증후군'과는 정반대다. 한국을 방문했던 외국인들이 한국을 잊지 못해 생기는 가슴앓이다.
한국인의 하얀 얼굴은 씻는 데 진심인 DNA 때문이기도 하지만, 햇볕에 덜 노출되도록 노력했던 DNA도 한 몫했다. 햇볕에 안 탄 하얀 얼굴이 고귀한 신분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서양인들이 처음 조선인이나 일본인을 접하고는 "피부가 하얗다"라고 했다. 바깥에서 노동을 하지 않는 양반이나 귀족을 보고 한 말이다. 해 구경을 안 하고 사는 팔자라 피부색이 하얗다. 지금도 한국인은 햇볕을 피하는 일에 필사적이다. 오죽하면, "태양을 피하는 법"이라는 노래까지 있겠는가! 이 노래를 부른 가수는 한국 최고의 미녀와 살고 있다.
한국인은 자기 몸뿐만 아니라 주변 청결에도 진심이다. 최근 어느 외국 조사에 의하면, 한국인이 세계에서 제일 청소를 자주 한단다. 주변이든, 옷이든 더러운걸 못 참는다. 덕분에 우리나라 삼성과 엘지의 청소기, 세탁기는 세계 최강이다.
한국인의 하얀 얼굴은 자기 관리의 DNA가 바탕이 되어, 이 DNA를 소중히 간직하려는 노력의 결실이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