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임대인 B 씨의 상가건물 1층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임차인 A 씨는 얼마 전 2년의 임대차 기간이 만료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갱신 거절이나 조건 변경 통지를 따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임차인도 계약 기간이 만료된 사실을 몰랐던 것입니다. 장사가 잘 안 되어 걱정이던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계약을 해지하여 줄 것을 통보했고, 그로부터 3개월 후에 공인중개사로부터 신규 임차인을 소개받아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기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기존 계약을 종료하고, 신규 계약을 체결하면서 중개보수의 부담주체를 놓고 당사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게 되었습니다. 임대인은 기존 임차인의 요구에 의한 신규 계약이므로 기존 임차인이 중개보수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기존 임차인은 묵시적 갱신 중의 해지이므로 임대인이 부담하는 게 맞다고 주장합니다. 과연 누구의 말이 맞을까요?
A. 임대차 계약의 만기 전에 이루어진 중개에 대한 중개보수는 대부분 임차인이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될 수 있으나, 임대인이 부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개보수의 부담 주체는 바로 중개의뢰인이기 때문입니다.
공인중개사법 제32조 제1항에 따르면 개업공인중개사는 중개업무에 대해 중개의뢰인으로부터 일정한 보수를 받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개의뢰인은 상가건물의 소유자인 임대인이거나 신규 임차인이 될 수밖에 없으며, 임대차계약 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나가는 임차인은 중개의뢰인이 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개업공인중개사는 나가는 기존 임차인에게 중개보수를 청구할 수 없고, 임대인에게 청구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기 3개월 이내라면, 신규 임차인을 찾기 위해 임대인이 중개보수를 부담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이는 임대차 계약 기간의 대부분이 이미 경과한 상황이고, 계약이 정상적으로 종료되면 어차피 임대인은 신규 임차인과 계약을 위해 중개보수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임차인이 중개보수를 부담할 필요가 없고 임대인이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봅니다.
만약, 계약 기간이 절반 이상 남은 상황에서 임차인이 중도해지로 퇴거해야 하는 경우에는 임차인이 중개보수를 부담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계약 기간이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임차인 개인의 사정으로 신규 임차인을 찾기 위해 발생한 중개보수는 계약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임차인이 부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묵시적으로 갱신된 임대차 계약일 경우,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에 따른 중개보수는 임대인이 부담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임대인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항의 기간(6개월~1개월) 이내에 임차인에게 갱신 거절의 통지 또는 조건 변경의 통지를 아니한 경우에는 그 기간이 만료된 때에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보며, 이를 묵시적 갱신이라고 합니다.
임대인은 묵시적 갱신 상태에서 임차인이 계약 해지를 통보할 경우, 3개월 후에 효력이 발생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그리고 임대인은 해지 통보를 받더라도 3개월 동안에는 보증금을 반환해야 하는 의무가 없습니다. 해지 통보 후 빠른 시일 내에 퇴거와 보증금을 반환받고 싶어 하는 임차인을 설득하면 신규 계약에 소요되는 중개보수를 기존 임차인이 부담할 수도 있으므로, 이를 정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임대인은 중개보수의 부담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임대차 계약서에 중개보수의 부담 주체를 분명하게 명시하면 유리합니다. 예를 들어, 임차인이 중도 해지하는 경우 발생하는 중개보수는 임차인이 책임지고 부담한다는 특약 조항을 추가하면 나중에 중개보수와 관련한 분쟁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법원에서는 이러한 당사자간 특약의 유효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임대인이 새 임차인과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때 지급하는 중개보수는 임차인이 부담하기로 하는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이는 임대인이 부담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지방법원 1998. 7. 1. 선고 97나 55316 판결)
이는 중개를 의뢰하지 않은 거래 당사자로부터 별도의 지급 약정이나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 원칙적으로 중개보수를 청구하지 못한다고 보기 때문에 특약의 효력을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다 25216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