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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은 어쩌다 세계 7위 화장품회사가 되었을까?

어서와, 유통 회사는 처음이지? - 화장품, 함순식

아모레퍼시픽 "아모레미오 (난 당신을 사랑합니다)"


1. 아모레퍼시픽의 시작, 태평양

아모레퍼시픽의 역사는 창업주 서성환 선대 회장의 어머니 윤독정 여사로부터 출발한다. 윤 여사는 아들인 서성환 선대 회장과 함께 1932년 개성에서 최고급으로 불리던 동백기름(머릿기름)을 만들어 팔기 시작하였다. 입소문을 타며 유명해진 동백기름 사업은 1945년 9월 광복 이후 20일 만에 서울 중구 남창동에서 ‘태평양 화학 공업사’를 만드는데, 이것이 오늘날 아모레퍼시픽의 시작이다.


태평양은 ‘좋은 품질은 모든 역경을 이긴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태평양과 같이 넓은 세계를 향해 뻗어가는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탄생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품질 제일주의 신념이 확실했던 서성환 선대 회장은 1954년 우리나라 최초의 연구실을 만들었으며, 1957년부터 독일과 일본 등 화장품 해외 선진국에서 연구원들이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서성환 선대 회장도 해외 화장품 제조기술과 최신 경영기법을 배우고 이를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응용하면서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의 발전을 선도하게 된다.

명동의 "아모레 1번가"

1960년대에는 지금의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 대규모 화장품 공장을 신축하고 최신 설비를 갖추었으며. 1964년에는 ‘오스카’를 통해 미국, 일본, 독일, 동남아 등지에 수출을 하게 되는 성과를 이루었다. 서경배 회장은 1997년 ㈜태평양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래, 현재의 (주)아모레퍼시픽을 이끌고 있다. (주)아모레퍼시픽은 2006년 6월 舊 (주)태평양을 인적 분할하여 설립되었으며. 이때 유가증권시장(KOSPI)에 상장도 하게 된다. 현재의 ‘아모레퍼시픽’에서 ‘아모레’의 뜻은 1960년대 인기를 끌었던 이탈리아 가곡 ‘아모레미오(난 당신을 사랑합니다)’에서 유래하였다.


서경배 회장은 1997년 ㈜태평양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래, 현재의 (주)아모레퍼시픽을 이끌고 있다. (주)아모레퍼시픽은 2006년 6월 舊 (주)태평양을 인적 분할하여 설립되었으며. 이때 유가증권시장(KOSPI)에 상장도 하게 된다. 현재의 ‘아모레퍼시픽’에서 ‘아모레’의 뜻은 1960년대 인기를 끌었던 이탈리아 가곡 ‘아모레미오(난 당신을 사랑합니다)’에서 유래하였다.


2. 아모레퍼시픽의 사업부문

(주)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의 제조 및 판매, 생활용품의 제조 및 판매, 식품(녹차류, 건강기능식품)의 제조, 가공 및 판매를 하고 있다. 사업부문은 크게 화장품 사업부문 (기초 화장품, 메이크업 제품 등)과 매스 코스메틱(Mass Cosmetic), 그리고 오설록(Sulloc) 사업부문으로 구분되어 있다. 각 사업부의 매출 비중은 화장품 사업부문이 91.2%, 매스 및 오설록 사업무문이 8.8% 정도로서 화장품 사업이 핵심이다. 생활용품 사업은 샴푸, 바디, 치약 등을 생산하여 판매하고 있으며, 녹차 사업은 오설록으로서 백화점과 로드샵에서 판매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주)아모레퍼시픽을 포함한 12개 국내 계열사가 포함되어 있다. 지주회사인 (주)아모레퍼시픽 그룹을 비롯하여 (주)이니스프리, (주)에뛰드, (주)아모스프로페셔널(두발용 화장품 판매), (주)에스쁘아,

(주)에스트라(의약외품, 건강기능성 식품 제조 및 판매), (주)퍼시픽글라스(초자 용기 제조 및 판매), (주)퍼시픽패키지(인쇄 및 지기 가공 제조 및 판매), (주)오설록 농장, (주)코스비전 (화장품, 세정제, 유무기 화합물 제조 및 판매), (주)위드림(판촉물 또는 제품 포장업)등이 소속되어 있다. 또한 경기도 오산, 대전, 충북 진천 등에 공장을 두고 있으며 본사 지역 외에 5개의 지역 사업부와 홍콩에 소재한 AMOREPACIFIC Global Operations

Limited. 등 20개의 해외 현지 법인이 있다.


3. 세계 7위의 화장품 회사 (2016년 기준)

2016년 미국의 뷰티∙패션 전문 매체인 우먼스 웨어 데일리(WWD, Women's Wear Daily)가 선정하는 세계 100대 화장품 기업 순위에 'K뷰티'를 대표하는 아모레퍼시픽은 당당히 7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화장품 업체가 WWD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이다. 이로써 아모레퍼시픽은 로레알, 유니레버, 피앤지, 에스티로더, 시세이도, 바이어스도르프 등 글로벌 최대 화장품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2006년 매출액 기준 WWD 순위에서 처음으로 20위권에 진입한 이후 10년만에 10위권 안으로 성장한 것이다. 10년 동안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액은 4.3배 (1조5666억 원에서 6조6976억 원으로), 영업이익은 4.6배 (2375억 원에서 1조828억 원으로) 성장한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전개하는데 무려 영업이익의 7%에 달하는 비용을 마케팅에 투자하고 있다.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해외에서 활약 중인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를 중심으로 백화점을 비롯한 로드샵, 전문점으로 발 빠르게 시장을 확대한 결과이다. 또한 '에어쿠션', '부스팅 에센스', '슬리핑 마스크팩', '투톤 립 바' 등 전 세계 화장품 시장의 트렌드를 변화시킨 혁신 제품을 개발한 기술력도 아모레퍼시픽의 성장 요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6년 세계 화장품 회사 순위, 출처 : 머니투데이

4. 새로운 유통채널, 방문판매를 이끌다

태평양은 1948년에 출시한 브랜드 화장품 ‘멜로디 크림’과 1951년에 출시한 식물성 포마드 ‘ABC포마드’, ‘코티분’ 1964년 최초의 수출 브랜드이자 색조 화장품 시대를 연 ‘오스카’ 등으로 큰 인기를 누린다. 그러다가 1964년, 판매 특약점 판매에 한계를 느낀 서성환 선대 회장은 고객에게 직접 방문하여 판매하는 사업을 출범시켰다. 이것이 이른바 ‘아모레 아줌마’로 불리는 ‘방문판매 제도’로서 당시로서는 ‘유통혁명’으로 불릴 만큼 대단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1964년 도입된 "아모레 아줌마" 방문판매제도

1960년대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도 우리나라는 여성들이 직업을 가질 수 있는 변변치 않았던 상황이라 ‘아모레 아줌마’ 모집은 전국적으로 큰 화제가 되며 당시 엘리트 여성들이 대거 몰리게 된다. 먼저 전국을 행정구역에 따라 나누어 지사를 설립하고 아모레 아줌마들을 채용하였다. 이후 특약점을 체계화하고, 교육지 ‘아모레 뉴스’ 발간, 메이크업 캠페인, 사외보 ‘향장’ 등의 발간을 통해 방문판매 시장은 전성기를 보낸다. 아모레 아줌마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뛰어난 입담과 서비스로 이들의 평균 매출액은 연간 50% 내외씩 폭발적으로 성장한다. 1980년대에는 650여 개의 특약점과 15,000여 명의 방문판매원들이 아모레퍼시픽 국내 매출의 약 85%를 차지하며 대성공을 이룬다.


그러나 1980년대는 화장품 전문점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방판채널은 침체기를 겪는다. 그러다가 1990년대 말부터 CRM(고객관계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방판채널은 새로운 도약기를 맞게 된다. 신규 고객의 창출과 고정고객의 유지에 기업들이 집중하면서 방판채널도 과거 아모레 아줌마라는 이미지를 벗고, ‘아모레 카운슬러’ 제도를 만든다. 고객의 성향과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정기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다섯 단계로 구분된 직급제도를 통해 아모레 카운슬러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게 하였다. 현재까지도 방판채널은 존재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맞춤형 카운슬링과 에스테틱, 홈스파, 메이크업 등에 교육을 집중하고 있다.


5. 시장 세분화 전략

아모레퍼시픽은 럭셔리(고가) 브랜드 위주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었으나 중저가 브랜드의 대표 격인 미샤가 2003년 출범함에 따라 중저가 브랜드 출시를 고민하게 된다. 당시 대세는 미샤, 더페이스샵 등 중저가 브랜드샵으로 기울고 있었으나 아모레퍼시픽이 출시한 중저가 브랜드가 큰 성공을 거둔다면 이 제품들이 기존의 고가 화장품의 시장을 파고드는 ‘자기 잠식(cannibalization)’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오히려 그룹 전체로 봤을 때 매출이 줄어드는 현상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아모레퍼시픽은 로레알과 마찬가지로 시장 세분화(market segmentation) 전략을 추진한다. 시장 세분화 전략은 차별화된 수요에 따라 소비자를 몇 개의 시장으로 나누고 집중적으로 마케팅을 하는 전략이다. 브랜드별로 유통채널에 따라 배치를 다르게 설정하였는데, 각 브랜드를 백화점, 대형마트, 전문점 등 서로 다르게 배치하여 판매하면 소비자는 같은 아모레퍼시픽 제품이 아니라 다른 제품으로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아이오페, 라네즈, 한율 등의 고가 화장품은 편집숍 ‘아리따움’에 집중시키고, 중저가 화장품은 에뛰드와 이니스프리라는 브랜드숍을 출시하여 한 매장에 모아 놓고 판매하기 시작하는 포트폴리오를 완성한다. ‘에뛰드’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여성을 타깃으로 출시한 브랜드이며, 20대 중반 이상의 고객을 커버할 수 있는 브랜드로 이니스프리가 탄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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