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화장품은 백화점이나 종합 판매점을 찾아가거나 방문판매를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2000년대 초반 3,300원의 신화 미샤의 등장으로 브랜드숍(한 개 브랜드의 제품만 모아 놓고 판매하는 중저가 로드숍)의 시대가 시작되는데 미샤의 인기와 더불어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 토니모리, 스킨푸드, 에뛰드하우스, 네이처리퍼블릭까지 시장에 가세하게 된다. 이전까지는 화장품의 종류가 많지 않고 구매할 수 있는 판매점도 적어서 불편했던 소비자들이 1만 원대 전후의 부담 없는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마음껏 발라보고 피부 타입별로 카운슬링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는 브랜드숍에 대거 몰리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게 된다. 이러한 소비 트렌드에 탄력을 받은 브랜드숍은 전국 로드숍 상권과 지하철역,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웬만한 동네 상권까지 장악하며 크게 성장한다.
스킨푸드의 '1957'은 모기업 아이피어리스의 설립연도이다.
(주)스킨푸드는 '푸드 코스메틱(Food Cosmetic)',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라는 슬로건으로 2004년 10월에 론칭한 브랜드숍이다. 스킨푸드 로고의 '1957'은 회사의 모기업인 아이피어리스의 설립연도로 알려져 있다. 2000년대 중반 미샤와 더페이스샵이 군림하던 중저가 브랜드숍 시장에 혜성처럼 나타나더니, 2010년에는 브랜드숍 업계 3위까지 올라섰다. 2012년에는 역대 최고 매출인 1850억 원을 달성하며 승승장구하였으나, 브랜드숍간의 과도한 출혈경쟁에 따른 세일 정책과 H&B 스토어의 확장으로 전통적인 브랜드숍은 점차 인기를 잃어 가게 된다. 이러한 브랜드숍의 쇠퇴는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의 세포라나 얼타, 더글라스의 확장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전 세계 화장품 시장의 전체적인 트렌드 변화라고 볼 수 있다.
2020년 4월 1일 새롭게 오픈한 스킨푸드 명동점
2014년부터 주춤하기 시작한 스킨푸드의 매출액은 함께 영업적자로 이어지면서 급기야 2018년 10월 8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하게 된다. 이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던 스킨푸드는 인수대금으로 2000억 원을 제시한 구조조정 전문 사모펀드 (PEF) 파인트리파트너스를 새 주인으로 맞으면서, 2019년 10월 18일부로 회생절차를 종결하였다. 이후 스킨푸드는 6개월간의 경영 정상화를 통해 안정화 되어 가는 추세이며, 매장 오픈도 계속해서 늘려가고 있다. 3월 23일은 서울 왕십리 이마트에 오픈하였고, 4월 1일에는 화장품 1번지 명동에도 단독 로드숍 매장을 오픈하였다.
2019년 스킨푸드의 매출은 189억 9970만 원이었는데, 이는 가장 잘 나가던 시절의 10% 수준밖에 되지 않는 다. 그렇다. 스킨푸드는 여러 우여곡절 끝에 흔히 말하는 밑바닥까지 내려갔었다. 그렇기에 이제는 올라갈 일만 남았다. 1세대 브랜드숍 스킨푸드, 차근차근 조심히 올라가다 보면 이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