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매수인 B 씨는 유동인구가 많은 상가건물을 매입하기 위해 상권조사 중입니다. 그러던 중 지하철역 인근에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상가건물을 발견했는데 생각보다 임차인이 현재 내고 있는 임대료가 높지 않아서 의문이 들었습니다. 매도인 A 씨는 본인이 임대료에 신경을 안 쓰고 욕심이 많지 않아서 임대료를 적게 받고 있으니, 이번 기회에 매수인이 매수해서 노후된 부분을 수리하고, 리모델링도 하면 확실히 이전보다 임대료를 올려 받을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매수인은 과연 임대료를 더 올려 받을 수 있을까요?
A. 매수인은 임대수익은 무조건 유동인구에 비례한다고 믿었습니다. 왜냐하면 상가건물 앞을 지나다니는 유동인구가 많아야 임차인 매장의 방문율이 올라가서, 매출도 좋아지고, 이는 곧 상가건물의 가치를 높여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매수인은 고민 끝에 해당 매물을 매입했습니다.
매수인은 상가건물이 지하철역 인근의 대로변에 위치하고, 출퇴근 시간대에 유동인구가 워낙 많아서 입점한 임차인들의 매출도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상가를 매입하고 나서 1년 정도 후에 1층 임차인의 계약종료를 앞두고 매수인은 기다렸던 제안을 했습니다. 임대료를 5% 정도만 올려 받으려고 했는데, 임차인은 어떠한 재계약 조건도 제시하지 않고 단호하게 계약 만기일에 상가건물을 원상회복 후 나가버렸습니다.
매수인은 순간 당황했으나, 금방 임차인을 구하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5% 인상은커녕 기존 임대료에도 들어오려는 임차인을 구하지 못했고, 반년 가까이를 공실로 비워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매수인은 결국, 800만 원이었던 임대료를 500만 원에 싸게 내놓아 간신히 임차인을 구하여 계약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당초 상가건물을 매입할 당시 생각한 투자대비 임대수익률은 현저하게 떨어졌고, 매수인은 현재 임대차 상태로 나중에 매각할 생각만 하면 머리가 지끈거린다고 호소합니다.
상가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유동인구에 현혹되는 것입니다. 유동인구의 단순한 숫자만 보고, 소비인구를 따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상가건물 앞을 지나다니는 유동인구가 소비를 목적으로 하는 인구가 아니라, 단순히 흘러가는 유동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동인과 유효수요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투자자는 단순히 유동인구가 많은 점만 보고 투자하기 때문에 좋은 상가건물이라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흐르는 동선상의 유동인구는 상가건물을 투자할 때 반드시 솎아내야 합니다.
구매력이 있는 소비인구는 단순한 유동인구와 반드시 구분해야 합니다. 출퇴근이나 환승 목적이 강한 대로변 지하철역과 버스 정류장에 위치한 상가건물을 유동인구 대비 소비인구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가건물을 투자할 때 중요한 점은 배후상권에 있는 소비인구를 따져봐야 하는 것입니다.
만약 상가건물이 지하철역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면 역세권과 그 배후를 잘 살펴봐야 합니다. 직장인들이 몰려 있는 오피스 상권을 복합적으로 끼고 있어야 평일 낮과 밤에 매출이 안정적이기 때문입니다. 역세권과 주거상권이 함께 붙어 있는 경우에는 주중과 주말 매출이 안정적일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왕복 8차선 대로변보다 오히려 안정적인 소비인구의 동선이 있는 이면도로에 위치한 상가건물이 투자하기에 조건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유동인구와 소비인구를 조사함에 있어 횡단보도와의 거리, 통행인의 유속, 진입하는 차량의 속도부터 주차되어 있는 차량의 주차대수까지 파악해야 합니다. 배후시설의 흡인력과 소비인구의 구매형태와 피크 시간대, 외부에서 들어오는 인구의 유출입동선 등도 함께 조사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상권분석 중 유동인구를 조사하다 보면 사람이 모이는 장소와 흩어지는 장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현장 경험이 부족한 투자자가 단순히 오고 가는 유동인구의 숫자만 파악하고, 덜컥 상가를 매입하고 나서 제대로 된 임차인(업종과 임대료 지급여력)을 구하지 못해 후회하는 상황을 수없이 봐왔습니다.
좋은 입지란 곧 장사가 잘 될 확률이 높은 자리를 말합니다. 입지의 좋고 나쁨에 따라 업종의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상가와 상권을 분석하다 보면 부동산 중개업자가 "이 자리는 뭘 해도 잘 될 자리"라고 자신 있게 소개하는 상황을 자주 만납니다. 이는 임대인에게 임대료를 지급하게 될 임차인의 업종과 브랜드, 유동인구의 특성, 상권의 흐름과 변화를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상가의 모양과 유동인구만으로 상가의 가치를 판단할 게 아니라 정말 상권에 들어와서 활동하는 소비인구가 모이는 입지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을 알아야 합니다.
따라서 좋은 입지를 고르는 것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를 찾는 것입니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 돈도 모입니다. 발품을 판 만큼 사람이 모이는 입지를 찾을 수 있습니다. 사람이 모이는 입지를 찾으려면 먼저 유동인구가 이용하는 교통시설부터 확인합니다. 지하철, 버스(광역버스, 간선버스, 지선버스, 마을버스까지 두루 살펴야 한다) 등 대중교통과 차량을 이용하는 유동인구가 상권으로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 조사합니다. 그리고 이 교통시설을 이용하는 유동인구가 소비까지 하는 소비인구가 되는지, 아니면 단순히 통학, 출퇴근을 목적으로 하는 유동인구인지를 파악하여 그들이 어디로 이동하고 어디에 머무르는지를 파악합니다.
사람이 모이는 대표적인 입지로는 사거리 코너형 상가를 들 수 있습니다. 풍부한 유동인구와 배후수요까지 있고 상가 앞에 횡단보도가 있다면 더욱 좋습니다. 실제로 3,000세대 이상을 배후로 두고, 사거리 코너에 버스정류장을 낀 횡단보도 앞 100㎡(약 30평) 면적은 파리바게뜨가 가장 선호하는 후보지이기도 합니다. 사거리 코너형 상가는 대로변에서의 접근성과 가시성, 개방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때문에 이런 상가를 노리고 임차를 희망하는 대기수요가 많아 임차인 확보에 어려움이 없습니다. 경기가 어렵더라도 임대료 시세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편이라 항상 투자자들의 타깃이 됩니다. 이런 상권의 주변은 은행, 생필품, 병의원, 서점 등 편의시설, 집객시설이 함께 하기 때문에 사람이 모이는 입지로 꼽습니다.
또한 유동인구의 유속도 매우 중요합니다. 상가 앞을 지나는 유동인구가 많더라도 유속(유동인구의 보행속도)이 빠르면 위험합니다. 유동인구의 유속이 빠르다는 사실은 목적지로 이동하기 위해 상가를 지나쳐 간다는 말이므로, 대중교통시설을 이용하여 통학이나 출퇴근의 목적이 강한 경우로 흐르는 입지라는 뜻입니다. 흐르는 입지는 평균 유속이 1.5m/sec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비 목적의 평균 유속은 1.2m/sec으로 다소 느린 편이므로 매수인은 이를 잘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