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복이 비워진 밥공기
파란 잉크로 글자를 채우면
뒤 보지 않은 문장이 이마를 간질여
살랑살랑 겨울 꼬리 눈 신발코를 맞대면 봄꽃
물감 묻힌 스웨터를 벗고 모래밭을 뛰놀자
머리 맞댄 네 손등은 따끈하고
올리브 광장을 팔자걸음으로 날아갈까
아침 일곱 시 사십 분에 꺼지는 가로등
하수구 밑으로 세차게 씻긴 만년설
로또에 제일 열심히인데 왜 떨어져
오늘 메뉴가 닭강정이면 붐빈대
소살거린 말 끝에 연분홍 마침표를
김 오른 글자가 손 끝을 데워 쌉싸름한 자장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