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씨 집안은 유구한 모계 사회 고모 여섯, 아빠 손이 귀한 아들 하나
바닷바람 맞으며 큰 고모들이 통화할 때면 왜 싸우는지 궁금했다
수십 년 서울 살아도 경상도 사투리 여전해
거친 알곡의 노래를 들으며
샛노란 장판에 고개 부비고 부러 어색한 음조를 따라 했다
거제도에서 나고 자란 친구 아직도 국 좀 데 파달라고 한다
화난 거 아니에요 싸우는 거 아니에요 그냥 대화
풍파를 그대로 맞고 지탱한 삶을, 대지를 긍정하라
누군가의 말 비웃다가도, 작게 흥얼거리곤
나도 반절은 허 씨 피가 흐른다
드세지 않았다면 역한 파도에 휩쓸렸을
화장실 타일을 엄마처럼 박박 문지르며 철 지난 유행가를
물 빠지고 바닥 드러낸 펄에 지는 해
미달한 삶이라도 발자국에 내 발을 대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