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펜트하우스 (채널A, 2022)>
‘당신의 인생은 몇 층입니까?’ 물어오는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 <펜트하우스(채널A, 2022)>는 동명의 드라마 <펜트하우스(SBS, 2020~2021)>를 자연히 떠올리게 한다.
예능 <펜트하우스>는 최대 4억을 걸고 펼쳐지는 서바이벌로, 예능 <펜트하우스>와 드라마 <펜트하우스>는 제목만이 아니라 끝없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펜트하우스’라는 장소에 투영해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맥락도 같다. 드라마 <펜트하우스>에 출연한 유진 씨가 이번 서바이벌의 마스터로 등장하면서 두 작품의 연결성을 높였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예능 <펜트하우스>에는 ‘분배’라는 개념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빼앗는 쟁탈과 무너트리는 파멸로 점철된 드라마 <펜트하우스>와 지금까지 등장한 상금을 건 서바이벌 게임과의 차별점이기도 하다.
5층 펜트하우스의 주인이 된 입주자는 하루 딱 한번 제공되는 음식은 물론 그날의 상금 3천만 원을 얼마만큼 취할지 처음으로 선택할 수 있다. 음식과 상금을 전부 다 가짐으로 아래층으로 하나도 내려보내지 않을 수도 있고, 자신이 70%만 가질 수도, 하나도 갖지 않고 전부를 내릴 수도 있다. 단순히 이기적으로 생각한다면 많이 가질 수 있을 때 많이 갖는 게 맞는 것 같아 보이고, 펜트하우스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생각할 때 전부를 갖는 것도 타당해 보일 수도 있지만, 입주자들은 자연스레 ‘합리적’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이 개념에 대해 생각한다.
얼마를 갖고 얼마는 나눠줘야 이치에 맞는 걸까. 이러한 고민을 하는 이유는 내가 독식하면 누군가는 굶거나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는 인간적인 마음과 타인의 어려움을 볼 때 생기는 불편한, 죄책감 등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동시에 10일간 경쟁을 하며 때론 협력도 해야 할 관계를 생각할 때 입주자들 사이의 평판도 무시할 수 없다. 독식이 위험한 지점이다. 그래서 입주자들은 어느 지점이 합리적인지, 얼마를 나눠야 하는지 계속 고민한다. ‘적당한’ 선이라는 건 사람마다 다르기에 오해와 갈등과 미움이 예상하지 못 한 부분에서 자란다. 차라리 다른 참가자의 것을 빼앗는 익숙한 서바이벌 구조가 마음은 더 편할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서바이벌 구조는 우리가 사는 사회 구조와도 비슷하단 생각에 서바이벌에서 ‘합리적’인 선을 찾는 이들의 고민에 공감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맨 꼭대기 층의 삶은 무조건 행복할까?
첫날 입주민들은 높은 층부터 낮은 층 순으로 분양권 경매를 통해 원하는 층의 입주권을 따낸다. 그 결과 지반은 5층, 펜트하우스의 첫 입주자가 되지만 1층, 3평 쪽방에 입주한 조선기를 부러워한다. 펜트하우스를 얻기 위해 영끌을 해 시작부터 빚더미에 오른 지반과 비록 3평의 쪽방이지만 기본 자금을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지킨 선기 중 누가 왕자고 누가 거지일까.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닐 수 있고, 그렇다면 펜트하우스에서 이들을 기다리는 것이 상처뿐인 승리일 수도 있다.
1화 엔딩에 보여준 첫번째 분배는 개인적으로 충격적이었다. 환경에 따라 달라진 행동은 ‘돈 앞에 인간의 본성이 나온다’는 말을 떠올리게 했다. 사실 이 말은 프로그램 속에서 자주 등장했었는데, 욕망 앞에 놓은 인간의 본성은 모두 같을까? 만약 다르다면 어째서 다른 것일까? 과연 ‘당신의 인생은 몇 층이냐’고 묻는 이 서바이벌에 나는 몇 층이어야지 행복한건지 되묻고 싶어졌다. 아마 그 질문을 받을 사람은 나겠지만.
제작진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기간을 촬영이라기보다 출연자들과 같이 산다고 생각하며 보냈는데, 함께 지내며 많은 것들을 느끼게 해 준 ‘룸메이트’들이었다”라고 입주자들의 관계를 빗대어 설명했다. 이런 류의 서바이벌에서 훈훈한 결말을 상상하긴 힘들겠지만, 이들이 자신이 왜 이 서바이벌에 참여하게 됐는지 사정을 이야기할 때 상처를 도구로 삼지 않는 모습을 엿봤다. 이곳까지 온 8명의 입주자들이 보여주는 경쟁이 우리에게 행복에 대해 다른 각도로 생각하게 하는 모습이 있길 바라게 되었다. 그런 서바이벌도 등장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채널A에서 방영하는 예능 <펜트하우스>는 웨이브에서 독점, 오직 웨이브에서만 시청 가능합니다.
펜트하우스 장르 계층 서바이벌 프로그램
편성 채널A 제작사 테그 미디어 연출 김남호
유진, 김보성, 낸시랭, 장명진, 이루안, 조선기, 서출구, 지반, 이시윤 출연
#웨이브 #웨이브오리지널_펜트하우스 #서바이벌프로그램
본 원고는 wavve리뷰단 활동의 일환으로’웨이브(wavve)’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아 주관적 평가를 포함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