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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보 Aug 05. 2022

두 가지 의미 속에서 찾는 정체와 정체성

빅 마우스(MBC, 2022)

창호(이종석 분)는 명색이 변호사라지만 사모펀드 사기를 당해 매달 780만 원의 이자를 갚아야 하는, 생계가 곤란한 삼류 변호사다. 심지어 승률 10%대라는 사실을 증명하듯 자신이 당한 사기 사건마저 패소하고 만다. 이런 그를 두고 업계에선 말만 번지르하게 하는 떠벌이, 허풍쟁이 '빅 마우스(Big mouse, 입이 큰)'라고 불렀다. 하지만 그는 얼마 뒤 다른 의미의 '빅 마우스'가 된다.


대한민국 정재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모임 NR포럼의 기금 천억 원에 대해 사기행각을 벌이고 잠적한 천재 사기꾼 '빅 마우스(왕 쥐)'. 아시아 마약 총판으로 알려지기도 했고, 거대 조직의 배후에도 그가 있다고 하지만 누구도 그 실체를 본 적 없다 하여 '암흑세계의 지배자'로 불리던 '빅 마우스(왕 쥐)'가 익명의 제보로 인해 창호로 밝혀진다.  



이종석 배우가 군 복무 후 드라마 복귀작으로 선택한 <빅 마우스(MBC, 2022)>는 이렇게 두 가지 의미를 설명하면서 시작된다. 두 가지 이상의 뜻을 가진 낱말은 생각보다 많다. 예를 들어 '배'는 물 위를 떠다니는 배, 먹는 배, 신체의 일부를 가리키는 배, 어떤 수나 양을 두 번 합한 만큼을 뜻하는 배 등 문장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창호는 어떤 의미의 '빅 마우스'일까?


그는 자신이 운이 없어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승률이 좋지 않은 것뿐이지, 천하의 못된 사기꾼은 아니라며 사기꾼 ‘빅 마우스’라는 주장을 완강히 부인한다. 하지만 익명의 제보대로 창호의 사무실에선 대량의 마약과 금괴가 발견되었고 수사기관은 그를 사기꾼으로 기소한 상태며 언론에선 이미 그를 '빅 마우스(왕 쥐)'라고 못 박았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창호는 그 시각 구치소에서 죽어가고 있었다. 그가 변호를 맡은 '구천 살인사건'의 진짜 배후로 의심되는 우정 일보 공지훈 사장(양경원 분)이 만든 함정에 빠져 마약 투약 혐의로 긴급 체포되었고, 공 사장은 손을 써둔 구치소 안 상황을 이용해 창호를 죽이려 했다. 하지만 그가 NR포럼의 기금을 사기 친 '빅 마우스'라는 언론보도를 본 공 사장은 NR포럼이 사기당한 천억을 되찾기 위해서 창호를 살린다. 공지훈 사장이 NR 포럼의 실질적 리더였기 때문이다. 이제 창호는 이들로부터 살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그들의 오해를 이용하여 사기꾼 '빅 마우스'가 되기로 한다.


이종석 배우는 변호사이자 사기꾼인 ' 마우스' 동시에 연기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떠벌이  마우스와 사기꾼  마우스가 동일 인물이라고 보긴 어렵다. 우선 창호가 부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가 사기꾼  마우스가 되기로 한건 오로지 살기 위함이지 자신이 ‘’라 인정한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르다고 보기도 어렵다. 시청자들 사이에선 이미 누가 빅마우스인지 추리가 시작됐는데 용의 선상엔 당연히 창호도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창호의 시선으로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하지만 속도감 핑계를 대기엔 몇몇 장면에선 당혹스러울 만큼 어이없는 전개로 풀리거나, 이상한 상황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성큼성큼 걷는 걸음에 빠진 부분은 일부로 그렇게 연출된 느낌이 크다. 진짜 빅마우스를 감추기 위해. 그래서 실력 없는, 허술한 변호사인 창호가 오히려 천재 사기꾼임을 감추기 위한 연막 작전은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창호의 아내 미호(임윤아 ) 장인어른 고기광(이기영 ), 창호의 조력자 김순태 변호사(오의식 ) 의심하는 시선도 있다. 미호는 승부사 기질을 지닌 능동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고, 고기광은 형사과 경찰 출신이며 그와 김순태 변호사는 창호의 사무실에 물건을 숨겨놓을  있을 정도로 자주  공간을 이용하며 창호와 친밀한 관계에 있다. 더욱이 단순한 조연이라기엔 반전 카드로 등장해도 납득이 갈만한 연기 내공을 가진 배우들인지라 경계를 늦추지 않는  같다. '응답하라' 이후 남편 찾기로 단련된 시청자들은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사기꾼 빅마우스를 찾기 위해 떡밥을 모으며 드라마에 몰입하고 있고, 제작진은 억울하다는 창호를 앞세우며 시청자들에게 심리 싸움을 걸어온다.


밀고 당기는 흥미진진함 속에 2회 만에 시청률은 6%를 찍었다. 앞으로의 이야기는 사지로 내 몰린 창호가 죽지 않기 위해 진짜 천재 사기꾼이 되어가는 동안 그를 빅마우스로 만든 거대한 커넥션과 그 음모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할 것이다(고 기획의도에 나와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창호가 악을 응징하는 사이다를 줄 수 있을지 기대하게 한다.



결국  이야기는 ' 마우스'  ' 마우스' 구도가 되지 않을까.


그게 창호  창호 일지, 창호  제삼자 일지 지금으로선   없지만(여전히 창호를 의심하는 ) 정체가 밝혀지기 전까지 우린 ' 마우스' 어떤 의미로 해석해야 할지 상황마다 고민하게  것이다. 그리고 이런 고민은 결국 어떤 의미로 존재할지에 대해 생각하는 일로 이어질 것이다. 


창호가 사기꾼 ' 마우스' 되기 전부터 같은 단어의 ' 마우스(입이 )' 불려 왔다는 점이나, 사기 사건을 승소로 이끌어 텔레비전에 나오게 되는 유명한 변호사가  거라던 창호의 말처럼 정말로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는 사기꾼 변호사로 유명해진 상황이, 같은 말이라도 전혀 다른 결과와 의미를 갖는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면 ' 마우스' 정체 찾는 일은 정체성 찾는 일과 이어져 있어 보인다. < 마우스> 제목에 담긴 이중적인 의미는 이러한 의도의 관람 포인트까지 담아낸  아닐지.


승률 10%의 변호사가 천재 사기꾼이 되어 특권층의 민낯을 파헤쳐 가는 <빅 마우스> 창호의 사투는 지금 바로 웨이브에서 시청 가능합니다!




빅마우스 16부작 [바로가기]

제작사 에이스토리, 스튜디오드래곤, 에이맨프로젝트

기획 김호준 제작 이상백, 김영규 연출 오충환, 배현진 극본 김하람

이종석, 임윤아, 김주헌, 양경원, 곽동연, 이기영 등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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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웨이브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아 주관적 평가를 포함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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