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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보 Dec 26. 2022

성탄전야에는 외계지구침공이지!

영화 <외계+인 1부(2022)>

올 한 해 본 드라마 목록을 정리하기 위해 작업물이 담긴 인스타그램 피드를 살펴보는데 심심치 않게 영화 대사들도 등장했다. 무려 9편이나 봤다는(공감 못할 지점이 될 것 같지만). OTT 제작 영화도 늘고 개봉 후 바로 OTT 이용권으로 볼 수 있게 단독 공개도 하다 보니 영화에 대한 접근이 는 것 같다. 성탄전야를 앞두고 시청 영화 한 편 추가.


외계+인 1부.

드라마 <스물다섯스물하나(tvN, 2022)>가 끝나고 개봉한 덕에 김태리 배우가 보고 싶어 관심에 두다가 언제나 그랬듯 영화관까지 가지 못 했다. 개봉 후엔 솔직히 좋은 후기를 듣지 못했는데 막상 보니 꽤 재미있었다.

드라마는 열심히 알아보고 보는 편이다. 작가와 감독, 출연진과 기본적인 스토리 파악을 기본으로, 작가의 전작 중 좋아하는 작품이나 관심 가는 작품이 있으면 다시 보기로 예습을 할 정도니까. 반면 영화는 이렇게 그냥, 갑자기 보는 편이다. 기대를 하고 안하고의 차이일까? 올 해는 드라마를 보며 실망하고 심지어 충격과 공포에 빠지기도 했는데 영화에 대한 나의 평가는 후한 편이었다.


[외계+인 1부]는 제목에 나와있듯 시즌 2로 이어진다. 외계인이 등장하는 영화는 너무도 많다. 다만 이 영화에서는 지구를 갖기 위해 외계인이 이 행성을 공격하는 것이 아닌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인간을 이용할 뿐이다. 그들의 행성에서 파괴하는 돌연변이 죄수들을 인간의 뇌에 가두는 것, 별 문제가 없으면 지구는 물론 인간에게 끼치는 피해가 없고, 문제가 있어도 가드(김우빈 분)가 이를 해결한다. 다만 모든 이야기가 그렇듯 예상치 못 한 문제가 발생해서 문제지.


[외계+인 1부]에 대한 혹평 중 하나는 넘나드는 시간이 매끄럽게 연결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시간은 크게 1391년 고려 말과 현재를 배경으로 하고, 두 시대에서 각 각 일들이 일어난다. 고려시대의 도사 무륵(류준열 분)이 현상금을 받기 위해 신검을 찾아 떠나고, 현재에서는 가드가 과거에 가둔 죄수를 회수하는 과정에서 인간 아이 하나를 현재로 데려오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별개의 이야기는 뒤로 가면서 이어진다. 가드가 탈옥한 외계 생명체와 싸울 때 영화 초반 무륵과 사람들이 찾던 신검의 정체가 무엇인지 밝혀지고, 고려시대에 천둥을 쏘는 여인(김태리 분)이 누구였는지도 전반부 이야기들을 토대로 퍼즐을 맞춘다. 어떻게 서로의 시간대에 영향을 미쳤는지 하나씩 맞춰질 때마다 여러 명의 등장인물들 또한 제 자리에서 이야기의 몫을 다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2시간 25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극장에서 소화했다면 전투 씬 중 한 번은 화장실을 다녀왔을 것 같다. 아무래도 처음 접하는 외계 이야기도 아니고, 이 안에서도 기계와 인간이 감정을 나누게 되는 익숙한 접근도 나온다. 기계 입장(!)에서 신기할 이런 사건을 신파적으로 풀어냈다면, 그걸 보고 있는 인간인 나는 화장실을 한번 더 다녀올까 생각했겠지만, 썬더(라고불린 기계 장치)의 대사로 깔끔하고도 충분하게 전한다.  


"감정? 감정! 놀랍구나. 전투에서 이길 확률 2%, 3%, 4%" 


장면은 예고편에서 가져왔습니다. 대사와 위치는 달라요  :)


‘외계’에 플러스 ‘인’을 해둔 제목을 보면서 이 이야기는 결국 사람, 인류에 대해 말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가드는 마지막을 앞두고 남기는 메시지에서 “인간의 몸에 죄수를 가두는 건 잘못됐다고” 한다. 스포가 될 수 있어 말을 아끼지만 인간의 몸에 죄수를 가두는 것에 대하 가드의 생각은 함께 지낸 딸을 통해 배운 감정으로 인함이지만, 시즌 1의 엔딩을 볼 때 과연 죄수들도 인간의 몸에 들어가 인간을 숙주로 삼는 게 안전한지 그들 내에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졌을 것이다. 인간이 그리 나약하지 않다. 지배를 할 수도 있지만 지배를 당할 수도 있다. 무엇이 내 안에 담겨 있는 것만큼, 무엇이 되고자 하는지에 따라서도 사람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그 고민의 끝에서 인류의 존패갈 결정되리라. 이어질 시즌2에서는 이 부분에 이야기의 무게가 실리지 않을까 싶다.


크리스마스에 홀로 집에 있는 아이나 마법사가 아닌 외계침공이야기도 괜찮은 듯싶다. 그나저나 그래서 나는 [외계+인 2부]가 나오면 극장에 가서 보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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