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페이스북이 핑크핑크한 화면과 함께 말해주었다.
사랑은 조금만 표현해도 충분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달콤함이 가득한 화이트데이 보내시기 바랍니다.
아. 화이트데이이구나.
그렇게 인식하고나니 그제서야 편의점에 으리으리하게 포장해놓은 사탕바구니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중학교때인가? 좋아하는 남자친구에게 초코렛을 주었는데 3월이 된 새학기에 그 아이랑 다른 반이되면서 왠지 모를 어색함에 거리가 멀어졌고 내 초코렛은 사탕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뭐 나 혼자 좋아했던거였겠지. 고등학생때에도 초코렛을 주며 마음을 전했는데 3월이 되어 화이트데이가 되니 우리가 고삼이란 사실이 2월보다 더 뼈져리게 다가왔고 그렇게 서로의 마음만 알고 끝이 났었다. 유치하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그땐 2월과 3월이 되면 어디선가 누군가 나타나 내게 사랑을 고백할 것만 같아 설레이곤 했다.
이 외에도 매 달 14일, 말도안되는 기념일들을 기억하고 챙기며 작고 소소한 이벤트들을 즐겼었는데 이제 내게 14일은 한 달의 반이 지나가는 시점. 월급 받기 10일전쯤. 가난해지기 시작하는 시간- 정도로만 연상이 되니 .. 짧은 순간이지만, 내 인생이 가엽게 느껴졌다.
마음 쓰는 일에 지쳤다며 의미는 어디갔다 버려버리고 행동만, 하는 사람으로 늙어져버린 지금, 아무리 바뻐도 무료하고 심심하기만 할뿐이다. 기계처럼 반복하며 움직일 뿐 사람 냄새가 나질 않는 것 같다.
매달 25일, 월급 날
이 날 하루만큼은 먹고 싶은 것, 갖고 싶은 던 것들을 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부자코스프레를 기대하며, 설레여보기.
매 주 수-목요일, 태양의후예
달콤한 유대위와 시크터지는 서상사의 #하지말입니까 에 녹아 심쿵하길 기대하며, 설레여보기.
스트레스를 완전 해소해주는 수다수다 가득한 토요일의 약속,
생각만해도 벌써부터 행복한 여름휴가때 갈 비행기 티켓 예매,
상사의 출!장!계!획!!! (어쨋든 회사에 없다!)
얼마 안 남은 봄꽃 개화 시기!!
점점 올라가는 온도, 성큼 성큼 다가오는 봄!
선물받은 쿠키와 꽉 찬 커피쿠폰 등
작고 소소한 일상들에 작은 의미를 주고 오는 설레임들에
조금, 흔들 흔들 흔들려봐도 괜찮겠지?
살아있다고 느껴질 수 있게 해주는 소소한 의미부여
4월 14일에는 짜장면 먹어야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