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보 Mar 29. 2016

들은 말, 뱉은 말, 사랑스러움

우린 스처지나간 말을 기억해주면 감동을 느낀다.

예를들어 첫만남때 좋아한다고 말한 음식으로 다음 데이트 장소를 잡았을 때나

스처지나가듯 무엇이 필요하다고 말했는데 때마침 생일선물로 그 물건을 선물해준다거나 할 때.     

그래서 내가 뱉은 말도 쉽게 그냥 지나기지 못하고, 그러다보니 다른 사람이 한 말도 쉽게 지나가지 못한다.     

무엇을 만들어야하는데 혹 만드는 사람을 아냐고 물었다.

만들 줄 아는 사람을 알진 못하지만, 내가 만들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대답했다.

미안해했지만 난 괜찮다고, 자료주면 만들어 보겠다고 말하고 준비를 했다.

그러나 자료는 오지 않았고 연락을 취해보니 바뻐서 곧 보내겠다 대답이 왔다.

이 후 지금까지 자료도 연락도 오지 않고있다.     

다시 연락을 해볼까? 하다 말았다.

내 일이 아닌데 바쁜 사람에게 굳이 연락해서 자료를 보내달라 보체는 것이 웃긴 것 같다.

그 사람의 사연이 있을테니, 급하고 정말 필요한 것이었다면 연락이 왔겠지 아님 연락이 오겠지 ...


다만, 이렇게 정리되기 까지 나는 시간이 좀 걸렸다.     

내가 한 말이 있고 들은 말도 있으니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주격전도가 되어 꼴이 우스워질 뻔 했다.  아마 그 녀석은 잊어버렸을 것이다 :)     


멀리서보면푸른봄, 지늉 웹툰작가, 양보 손글씨


필요 이상의 책임감일 수도 있겠다.

내가 뱉은 말은 그렇다 처도 다른 사람이 내게 한 말에 모두 그렇게 까지 책임을 느낄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쉽게 지나치지 못하는 건 그만큼 애정이 있기 때문이다.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이나, 왜 그렇게 생각하고 왜 그렇게 말하느냐는 쓴 소리 까지도  나를 위해 해준 말이니까. 애정을 갖고 곱씹게 된다. 가끔 아무 생각 없이 내 던지고 가버리는 사람들이 있어 필요 이상의 책임감이 빌어먹을 것이 되버리는 안타까운 순간이 있기도 할지언정 나는 그렇다.


소심하다고? 애정을 담아 해준다면, 오히려 모든 오케이.

애정을 담아 듣으며 말한 너와 함께 기억할테니. 사랑스럽다고 해주었으면 좋겠다.      



에리히프롬, 양보 손글씨
매거진의 이전글 소소한 의미부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