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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보 Jun 05. 2016

당신이 원한다면, 기꺼이

ME BEFORE YOU

루이자-

그녀의 이름을 부를 때, 그의 목소리는 바뀌어 있었다. 부드럽고 자상하게 그녀를 대하기 시작했다.


윌은 몸의 장애를 가진 자신보다 미래의 가능성을 애써 부인하며 살아가고 있는 루이자가 더 지루한 인생을 살고 있다 말했다. 그는 오히려 자유로운 그녀가 더 안타깝게 느껴졌던 것 같다.


존엄사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란건 많이들 아는 사실! (스포주의:)

죽음을 선택하고 유예의 시간으로 가진 6개월. 언제 죽을지 알고 사는 사람은 어떨까? 그 사람 눈에 다른 사람들의 삶은 어떻게 느껴질까? 그는 삶을 살으라고 말했다. 그냥 .. 살으라고.




미비포유, 양보 손글씨


죽음 앞에선 걱정도 근심도 두려움도 모두 의미가 없어진다. 반대로 살아있다는 것, 숨 쉰다는 것,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기회 등에 대해선 강하게 주목 시킨다. 그랬기에 내겐 그가 하는 한마디, 한마디가 유언처럼 들렸다. 가족이 아닌 당신만의 인생을 살라고, 가진 것이 없지 않다고. 당신에겐 가능성 곧 미래가 있다는 말이 그렇게 내 귓가에 맴돌았다. 덕분에 나는 극 초반부터 터져버린 감정선에 눈물을 삼키려고 가진 애를 썼다.


이들은 어렵게 여행을 떠난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지만 그래서 더 가슴 아펐던 이 여행에서 내 기억에 남은 장면은 눈물의 고백씬도 천둥을 배경을 둔 입맞춤도 아닌, 윌이 루이자에게 스킨스쿠버를 권하는 장면이다.


여러차례 권하지만 루이자는 절대 못한다고! 거절을 한다. 그러나 윌은 굽히지 않았고 루이자는 어쩔 수 없이 물에 들어간다. 그리고 외쳤다!

"이 좋은걸 왜 이제야 시켰어요!"


겁이 나서, 자신이 없어서, 환경의 이유 등으로 나도 루이자처럼 미루고 시도조차 안 해본 일들이 많지 않은가. 한번 해보면 겁도 사라지고 두려움도 사라지고 별거 아니었다고 깨달을 텐데. 뿐인가 ! 안 해봤으면 어쩔뻔 했을까! 하는 아찔함을 느낄 수도 있을텐데... 촌스러운 고향에 박혀 여기서 이정도면 난 행복한거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던 루이자가 내 모습같아서 - 내게 주어진 삶에 대해 수 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이런 내 모습을 윌이 봤다면 나에게도 지루한 겁쟁이라고 했을지도-


장애, 죽음 -

가능하다면 삶에서 마주하고 싶지 않고 마주한다면 되도록 늦게 왔으면 좋을 어두운 시간이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보고 내 친구는 이런 리뷰를 남겼다. 그 어두운 시기가 있었기에 윌은 죽기 전에 루이자를 만났다는 것. 윌 역시 자신이 이렇게 되지 않았더라면 당신 같은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재수없는 사람으로 살아갔을 거라 말했듯이.  인생의 어두운 시기는 모든 걸 뺏아가만 가는 나쁜 것이 아니라고.


결국 윌은 스스로의 삶을 마감할 권리를 행사한다.  너를 사랑하기에 떠나는 것도, 나를 사랑하기에 남아 달라는 것 모두 이기적인 태도였다. 결국 그녀는 그의 선택을 존중해준다.


"당신이 원한다면, 기꺼이"


사실 영화가 끝나고 함께 본 친구와도 이 부분에 대해 의견 대립이 있었다. 남자사람동생은 윌을 이해했고 나는 루이자를 이해했다. 그는 사랑하게된 여자를 위해서라도 윌처럼 행동했을 거라 했고, 결국 나는 어쩔 수 없이 루이자와 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곤 했다. 하지만 루이자는 "당신이 원한다며, 기꺼이"의 마음으로 보내줬을 것이다. 그 둘이 서로에게 그렇게 대답했던 것 처럼 -


미비포유는 소설이 원작이다. 찾아보니 윌이 죽은 뒤 루이자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후속작(에프터 유)이 출간되었다.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가 죽음 앞에서 루이자를 보며 느낀 인생의 소중한 것 -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삶의 가능성을 바라 보며 도전해 나가는 삶의 자세-을 함께 나눈 루이자이기에 그녀의 용기가 담긴 삶이 궁금하다.

미비포유, 양보 손글씨

덧붙임을 하자면, 어쨋든 장르는 로맨스다.


영화를 같이 본 남자_사람_동생은 루이자의 패션 때문에 상영 시간 내내 괴로웠다고 했다. 한국 드라마였다면 그녀의 스타일을 거대 자본 ㅎㅎ 으로 세련되게 둔갑시켰겠지만 마지막까지 그녀가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도록 응원한 윌이 나는 진짜 멋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태도도,

삶에 대한 태도도, 곱씹어 보고 싶다면

휴지 왕창 들고 영화관에 가보시길

제멋대로 리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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