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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보 Oct 18. 2017

변혁의 사랑

덤덤하게

이미 체념한 듯한 말투의 내레이션이 더욱 현실감을 자극했다.


'변화'라는 단어로 담아낼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변혁'하는 시대 속에서 '안정적'이라는 말은 이제 어색해져 버린 옛날 말처럼 느껴진다.


개망나니 재벌 3세 변혁에게도 사연은 있다.

아버지께 복종함으로 누리는 대가적 특혜.


알파걸 아니고 알바 걸 백준에게도 사연은 있다.

정규직이 되어 애사심을 갖추고 일해봤자 남는 건 상처고 병이고 결국 죽음이었던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


초고속 승진의 잘 나가는 엘리트 권제훈에게도 사연은 있다.

때 아닌 머슴살이의 세습제.


이 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건 공명(권제훈 역)이다.

솔직히 개망나니 재벌 3세가 정신무장된 빡센 '을'녀를 만나 정신 차리고 개과천선하는 러브스토리는 진부하다. 최시원(변혁 역)의 익살스러운 연기와 강소라(백준 역)의 연기도 멘도롱스러운게 어디서 본 듯하다.


그러나 공명은 이제껏 보던 야망남과는 달랐다.

갑의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똑똑함과 냉철함으로 무장하고 거기에 '이 일은 나와 상관없다.', '나는 잘 못하지 않았다.' 식의 정당함으로 무장한 메마른 마음을 지닌, 그야말로 요즘 주변에 흔해진 신캐릭터의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기사들을 살펴보니 예민한 사회적 이슈들을 코믹하게 열어낸 변혁의 사랑이 주는 기대감들이 있다. 하지만 듣기에만 시원한 사이다스러운 대사들의 향연으로 끝날까 걱정된다. 을의 입장을 로맨스의 포문을 여는 정도로만 (많은 드라마에서 그래 왔듯) 취급할까 염려된다.


그렇기 때문에 재벌 3세의 변혁이 일으킬 변화도 궁금하지만

그보다 더 경쟁과 갑질의 시대에 지친 또 다른 을, 공명이 어떻게 변하여 성장할지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


헬조선이라고 불리는 이 땅에서 사연 없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드라마 제목처럼 우린 함께 살아야 하고 사랑해야 한다. 부디 드라마이지만 드라마이기에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에 대해 고민할 수 있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설령 그 모습이 현실에서 이뤄지기 힘든 판타지적 모습을 갖춘다 해도 한 번쯤은 일상에서 그런 판타지를 꿈꿀 수 있게, 이뤄보고 싶은 좋은 자극을 주었으면 좋겠다. 내가 드라마에게 너무 많은 걸 기대하나? ㅎㅎ


• 드라마 대사는 계속 업데이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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