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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보 Apr 28. 2019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갑질 악덕 사업주를 응징하는 고용노동부 소속 근로감독 조진갑. 그가 펼치는 통쾌 작렬 풍자 (액션) 코미디 드라마.

특별근로감독 조장풍에 대한 요약된 설명이다. (액션은 제가 추가했습니다:)

판사, 검사, 변호사가 아닌 우리의 삶과 더 밀접하지만 의외로 낯선 “근로감독관”이 기업의 갑질을 해결한다는 소재가  ‘풍자’를 만나면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기대가 되었다.




‘풍자’란 주어진 사실을 과장, 왜곡 비꼬아 표현해 웃음을 유발하는 것을 뜻한다.


대 놓고 적혀있는 소개 글 속 ‘풍자’란 설명에 걸맞게

조장풍에서 갑질을 맡고 있는 캐릭터들을 보면 어떠한 인물들이 떠오른다.

얼마 전 뉴스에서 본 뭐 회사 사장이나 회장 그리고 그들의 사모들과 그의 자식들 등.

그리고 그들이 저지르는 만행을 보면 성추행, 성희롱, 하도급, 과로사 등이 자연스레 떠오르는 이슈들도 있다.


“한 때, 구원시 명성고 동창들 사이에서 그런 말이 돌았었지. 그 양반들이 벤치마킹한 사람이 양태수라고.”


모든 갑들의 갑질은 양태수를 벤치마킹했다는 대사에서 박수를 쳤다. 깔끔한 상황정리 !

코믹을 적절히 섞은 풍자는 희열과 통쾌감을 배로 만드는 기초가 되어주었다.

아니나 다를까, 본 드라마의 매력은  ‘풍자’에 있다.


이러한 카타르시스에 매료돼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지만 점 점 조진갑이 던지는 메시지가 들렸다.


관리 대상으로 선정된 회사의 자료를 압수해 나가는 과정에서 해당 회사의 직원들과 조진갑이 대치를 하게 된다.

조진갑을 막으라는 사장 말에 인간 띠를 만들던 직원들이 어느 한순간 조진갑과 같은 방향에 서서 사장을 마주 대한다.


‘여러분이 지켜주셔야 사주도 지키게 만들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안 지키면 법도 보호 못 해드립니다.’


조장풍의 말에 직원들이 흔들렸다는 걸 보여준 연출이라 생각한다. (탁월한 씬 연출에 박수!)


사실 우린 너무나 자주 우리를 지켜준다는 편에 섰다 실망한 적이 많다. 그러다 보니 항의하고 개선을 요구하기보다 자신을 다독이거나 채근했다. 그 편이 변화가 빨랐고 편했으니까. 그런데 그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섬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 다른 직종과 업태, 사회에 그래도 된다는 명분이 돼버린 다는 걸 깨달았다. 9회 은미의 대사는 나와 당신이 해본 말이지 않은가?



한쪽의 노력으로만 유지되는 관계를 보며 우리는 건강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노사를 표현할 때에도 관계라는 단어를 쓴다.

그렇기에 더욱이 위 조진갑의 대사가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대사란 생각이 들었다.

갑과 을로 표현되는 사이도 한쪽의 노력만 있으면 안 된다고, 드라마는 각 각의 자리에 대한 시선을 전달해주고 싶은 게 아닐까?


양태수, 그의 가족이 저지르는 악행이 커질수록 조진갑도 그의 사단이 꾸려진다.

속 시원한 사이다 장면을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현실에는 사이다는 없고 쓴 소주만 있다고 느껴지지 않도록,

풍자라도 그치지 않는 현실이 만들어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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