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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보 Jul 23. 2019

검색어를입력하세요WWW: 대사 편 2

스압주의.

인스타에 업로드하고 있는 대사를 짧은 코멘트와 올립니다.



이때부터 시작된, 설배우님과의 연애. >_<



타미는 무섭고 힘들 때 전파가 닿지 않는 빈 운동장에 머문다. 세상과 단절된 곳, 이지만 운동장은 학교라는 곳에 소속되어 있는 공간이다.


열심히 살아왔는데, 무엇을 위해서였는지 갈 곳이 어딘지도 모르는 가경은 줄 곧 사라지길 원했다. 그런 그녀는 힘들 때 차도, 사람도 오고 가지 않는 빈 정류장으로 향한다. 나는 그녀가 머무름 없이 떠남만 있는 정류장으로 가는 게 몹시도 마음에 걸렸다.


때마다 그녀를 찾아와 주는 진우가 고마웠다. (다분히 이 곳 남자들은 도깨비 DNA가 있는 듯:) 비록 그녀를 지키는 방법을 잘 몰랐으나, 그건 가경도 마찬가지였다. 서로가 서로를 지키기 위해 주변을 상처 내고 서로마저 상처를 주었지만, 그 안에 사랑이 있었다.


한참 어른인 두 사람이 사랑에 있어서 서툰 건, 필요하지 않으면 버려지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일지 모른다. 나는 두 사람이 서로를 지키기 위해 더 이상 그들이 보며 자랐을 부모의 방법을 사용하지 않길 바랬다. 거기서부터 진정한 독립이 일어나길 바랬다.



이 글의 이전 글, '현재의 영광'의 초석을 마련한 대사였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이 대사에 위로를 받았다. 정말, 서로의 학대로 위로를 받네, 이 도시는.





하, 설댕댕이 추가요 >_<



네. 모건이 보려고 저 티빙 월정액 끊었습니다.



알렉스는 아무래도 눈치가 없는 듯하다. 이건 딱 봐도 연애 상담인데, 맥을 못 짚네....

차현의 뛰어난 안목으로 픽한 특별한 대상을 비정상이라고 하다니, 알렉스... 밤 길 조심해야겠어요.






기분이 나쁠 수는 있지만, 기분이 태도가 돼서는 안 된다.

오늘도 정의로운 분노파 차현 님께 한 수 배워갑니다.







둘 사이 오고 간 대화의 주제는 이혼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 앞에는 정성으로 차려진 밥상과 사랑을 의미하는 붉은 장미가 놓여 있었다.... 이혼해준다는 말은 어떻게 보아도 사랑한다는 말이었다.




예의를 차린다는 건, 존중의 의미였다.

그러나 이 대사를 통해 다른 관점에서 보면 그만큼의 '거리감'이 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예의 바름을 중시하는 나는 종종 어려운 사람이 되고, 친밀함과 거리가 먼 사람으로 여겨지곤 했다.


타미가 모건을 불쌍하다고 말하며 울었을 때, 무례하다 느껴지지 않았다. 예의 없단 생각도 들지 않았다. 솔직하게 표현된 타미의 진심이 담겨있었기 때문에..


예전부터 오랫동안 혼자 울던 모건이 이제야 위로를 받았을지 모르겠다. 가끔 예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가 더 중요해서 부리는 고집일 수도. 다소 무례해 보여도 예의보다, 진심을 전해야 할 때가 올 때, 나는 나의 틀을 벗어던지고 오롯이 그 사람을 위해 울고, 쌍욕도 할 수 있기를.

가경은 변한 걸까? 원래부터 이런 사람이었을까? 아니면 그녀가 처한 상황이 속 안에 있던 그녀를 깨운 걸까?

날카롭게 반응하는 가경이 불안해 보인다.


자신을 우상으로 바라보던 아이에게 긍지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단단하고 바른 그 아이에게 그런 사람이 됨으로, 자신도 또한 그런 사람이 되길 바랬을지 모른다.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사람은 모두 변한다는 말도 있다. 타미는 부딪히는 상황들 속에서 변화하고 있다. 동시에 자신을 유지하고도 있다.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 가족은 건드리지 않을 것 등 자신이 세운 기준을 지킨다. 그리고 차현처럼 변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가경은 어떨까?

발이 묶인 가경은 현재 불안하다. 그래서 안 하던 짜증과 화를 낸다. 하지만 가경의 발은 지금, 이 시점에 묶인 걸까? 나는 그녀가 사십춘기에 들어섰음에 동의한다. 어리고 어린 시절부터 발이 묶인 가경은 이제야 반항기에 접어들었다. 늦은 사춘기이지만 그녀 곁에 동료보다 우정에 가까운 사람들이 있어 다행이다. 나는 그녀가 자신 안에 숨어버린 정체성을 찾아낼 것을 믿는다.



가경이 진우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같이 일을 했던 옛 동료, 타미에게는 그때도 안 해본 짜증을 내기도 하고, 멋있는 선배, 존경받아 오던 차현 앞에서 초라해져도 봤다.


드라마 <뷰티 인사이드>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솔직해질 수 있는 기회"

가경은 솔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알을 깨고 나올 기회를 얻었다.


답도 없는 고민을 열심히 한다. 어찌할 수 없는 것을 어떻게든 해보려고 애를 썼다. 때론 이 몸부림이 성취와 보람, 자부심을 가져다주었고 때론 이 몸부림이 지구가 망했으면 좋겠다는 좌절과 분노, 슬픔을 가져다 주기도 했다.

성취로 가득했던 시간은 그대로 삶에 자부심이 되었다. 그리고 그 시간은 이룬 게 없어 보이는 현재의 시간을 죄책감과 실패감으로 물들였다.

과거의 영광에 취해 '내가 옛날에는'이라고 말하면 꼰대라고 한다. 자랑할만한 과거도 없는 주제에 나는 차현의 말처럼 내 삶을 기만했다.

"별 일 없이?"라고 묻는 안부에 "별 일 없는 게 별 일이지"라고 답한다.


알람에 억지로 잠을 깨우고 뭘 입을지 잠시 고민하다 그마저도 못 한채 등 떠밀려 출근한다. 똑같은 자리에서 비슷비슷한 업무를 하고 정해진 시간에 퇴근하면, 이유 모를 허탈함이 든다. 이 지긋지긋한 무한궤도를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삶은 징그럽게 성실해서 매일 다른 의미를 품는데, 별 일 없음을 감사하기보단 별 일로 치부해버리는 내가 지친 건지, 교만한 건지 모르겠다.


다만 인생에서 헛된 순간은 없다고 믿는 쪽이다. 웃다, 울다, 화내다, 짜증 내다, 화내다.. 짜증 내다. 화내다.. 짜증 내는 일이 많지만, 살아 있으니 오늘도 살아간다. 모든 순간이 나를 키울 것이며 의미가 될 것이기에. 성실한 삶처럼 나도 성실히 오늘 하루를 살아가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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