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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보 Nov 23. 2019

동백꽃 필 무렵: 대사 편 4

아이들 입으로 들으면 더 잔인한 말들이 있다. 순수성이 요구되는 그런 말들.

아이들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잘 기억하지 못한다고 여긴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은 머릿속에 남는다는 걸 우린 알지 않는가. 왜 어른이 되면 이토록 멍청해지는지.


아무것도 모르기에 어른들이 앞서 가며 흘려 놓은 말들이 무수히 많았다. 그리고 편견은 나이를 넘어 퍼져간다. 그 뾰족한 말들을 밞으며 자라난 아이는 어깃장이 났고, 어떤 아이를 잡았다. 무수한 상처를 남겼다.



이상형 추가 : 드론 가진 남자.

오늘의 알림 : 자기 자식 귀한 것처럼 남의 자식도 귀하다.



누군가의 눈에는 마녀가 되고 연하 킬러가 되고, 비범한 아티스트가 된다.

세상에 한 끗 차이가 너무 많다. 그리고 그 한 끗 차이는 멀리 떨어져 있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만드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자신이 누구인지를 기억함이 힘이 되겠다. 시선에 휘둘리기엔 인생이 짧다.

동백이 옆에 용식이 오고 나서 그녀는 각성했다. 내 팔자가 어때서! 열심히 살아온 내 인생이라고 말하게 되었다.

향미 곁엔 동백이 있었다. 모두들 그녀를 손버릇 나쁜, 믿어선 안 될 존재라고 말했다. 향미도 그들의 말에 자신의 인생을 맡겼다. 내 팔자가 그렇지 뭐, 내버려 두었다. 하지만 동백이가 자신을 믿어주었다.  바늘이 있어 바늘을 훔치고, 소가 있어 소를 훔친다는 말에 동백이는 내가 아니라고 하면 아닌 게 된다고 했다.

그 말을 향미가 듣지 못했지만, 이미 함께 한 시간을 통해 자신을 향한 그녀의 믿음을 알고 있었다. 이제야 향미가 그녀의 마음의 힘을 얻게 되었는데, 슬프다. 죽어서도 향미는 그렇게 될 자였다, 박복한 인생이란 소리를 들을 것 같아서. 죽어서도 팔자타령에 휘둘릴까, 향미 생이 슬펐다.


옹산의 법칙. 동백이 건드리면 그땐 너도 나도 깡패가 되는거야!
동백수호특공대, 옹산눈깔주의보발령 !



잠깐 향미를 의심한 적이 있다. 자신과 비슷하게 산 듯싶은데 다르게 살아가는 동백이를 질투하진 않을까, 나쁜 생각을 했다. 하지만 가족이 되었다. 가족이 별거인가, 이렇게 모여 밥 한 끼 나눠 먹으면 식구, 가족이지. 향미가 따뜻한 밥과 정을 함께 먹으며 휑한 가슴이 채워져서 다행이다.



머리를 빗겨주고, 고구마를 까서 먹이는 동백이가 엄마처럼 보였다. 방바닥에서 데굴데굴 거리면서 투정 부리는 향미는 그녀의 딸 같았고.

속이 뻔히 보이는 향미를 동백이를 뺀 모두가 죽이고 싶어 했다. 얄밉기는 했지만 찔리는 게 없었다면 향미를 그렇게 보지 않았을 텐데... 가난하고 기댈 곳 없어 보이는 향미를 세상은 너무 우습게 봤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데로 너무나 쉽게 생각하고, 함부로 행동한다.  


이 게시글의 댓글에 꿀빵 타령이... 하.. 꿀빵에 비유하는데 왜 사랑스럽지?

뽀뽀하려다가 뒤로 가는, 난 안 했소 하는 용식이도 귀엽고 스위트 하게 용식이 기분을 풀어주는 동백이도 러블리.


사랑한다고 말한 여자가 울고 있는데, 종렬이는 화를 낸다. 왜 돈을 쓰지 않고 그렇게 관리했냐며 타박한다. 그 와중에 본인 생색... 종렬이는 동백이를 정말 사랑하는 걸까? 불안한 현재 자신이 가정에서 도망치고 싶은 걸까?


용식이도 화를 냈다. 동백이가 아닌 자기 자신한테. 정확히는 자신이 울린 것도 아니면서 동백이가 아파하는 걸 보면서 안절부절못하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화를 낸다. 이 남자 뭐지. 전생의 기억을 간직하고 온 거야 뭐야, 왜 이렇게 여자 마음을 잘 알아? 촌므파탈에 제대로 홀림.

꾹꾹 숨겨온 마음을 향미스럽게 던졌고, 동백스럽게 받았다. 꽃 말을 마음에 품고 있던 향미는 사실 참 따뜻한 사람이었을지 모른다. 따뜻해질 틈 없이 매섭게 불어 닥치는 사람들 속에 그녀는 고운 이름을 잊고 살았다. 이름 바꾸지 말지. 자신을 지켜주지. 향미의 생이 점점 슬퍼질 것 같아, 울컥한다.

이만치 좋아하면 그 마음에 휘둘릴 법도 한데, 용식이는 동백이에게 확실히 말한다. 당신을 좋아하는 이 마음이 당신에게 빚진 게 아니라고. 함부로 대해도 되는 마음이 아니라는 말. 용식이는 그렇게 해서 자신이 자존심을 챙긴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지키려 했다.


사실 동백이의 말도 이해가 된다. 사랑받지 못했고, 보호받고 살지 못했으니 선을 긋고 밀어내는 게 익숙하다. 자연스럽게 툭 튀어나온다. 그래서 보호받는 일이 익숙지 않다. 사실 너무 고마운데, 나도 같은 마음인데 표현하는 게 어색하고 그래서 각진 말이 나온다.


용식이였던 적이 있고, 동백이었던 적이 있어.  두 마음을 다 알 듯싶어서... 한참을 바라봤던 대사였다.



마침내 보여줄 용식의 러브 파워 :)



아... 갤럭시 텐쓴다고 자랑하던 울 선영 언니. 정말 크게 빵 터진.

울 언니들이 동백이의 올곧은 인생을 서서히 인정해나간다. 걸크러시로 뭉쳤다. 내 동생 함부로 건드리지 마라!

이제 용식이 말고도 동백이 건드리면 아주 다 디진다! 혼내 줄 동백이 편이 늘어간다 ♥

어머니 말에 바로 단판 지으러 간 용식이가 아버지 제사 앞에 '아 오늘은 상황이 아니네'라는 종렬스러움을 보이지 않았다. 하, 엄마 말은 다 옳아.  뜸은 밥 할 때나 들이는거지 >_<

저는 용식이가 결혼하자고 할 때 한 번,

"하자~ 응?~" 서울말로 애교 부릴 때, 그 멘트와 표정에 두 번,

마지막으로 후드 끈 끌어 당길 때 ... 네 전 여기까지 입니다. 너무 치여 중환자 상태네요.

작가님 로맨스 장인 >_<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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