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보 Apr 25. 2020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 대사 편 4

“눈치 있는 건 이장우지”
“맞아”
.
.
맞긴 뭐가 맞아 그냥 해원이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대도 맞다고 할 거잖아. 그런 눈빛으로 네가 맞아라고 하면 나도 맞아라고 할 거지만 .

사랑한다, 미안하다, 고맙다.
울지 마라, 가지 않겠다..
.
은섭은 그동안 말보다 행동으로 해왔지만, 백번의 행동보다 말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은섭이 해원을 오랜 시간 짝사랑해 온 듯, 그보다 더 긴 시간 은섭을 짝사랑해 온 사람들. 피붙이가 아니란 이유로 이들을 가족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건 참 모지란 사람일 테다..


머리에는 까치집이 생겼고, 첼로 연주에 맞는 커피 향이 나고

넋을 놓고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이가 있는 시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다정하다.


해원은 다음이 없는 상태로 북현리에 내려왔다.

지쳤고 추웠다. 그런데 은섭을 만나 많이 웃게 되고, 밝아졌고 무엇보다 다음을 생각하게 되었다.

누군가 함께 있어 그 사람이 달라진다면, 좋은 모습으로.

그건 내가 믿는 사랑의 순기능이다.

난 너네가 눈부시다 (요즘 사심으로 멘트를 다네요).

“하밀 할아버지! 하밀 할아버지”

내가 이렇게 할아버지를 부른 것은 그를 사랑하고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아직 있다는 것.

그리고 그에게 그런 이름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기 위해서였다.


에밀 하자르의 #자기앞의생 중에서.




“안 죽길 잘했다고 생각해”

... 죽기엔 그 떄의 해원이 덜 아팠던 걸까. 하지만 아픔의 크기는 중요한게 아니었다.

많이 아프다고 누구나 세상을 버리는 건 아니었고, 남은 사람은 덜 아파서가 아니라

살아가려고 끝까지 애썼기 때문이었다.

#날씨가좋으면찾아가겠어요 P271

“그들이 원하는 대로 나는 불행하고 슬퍼해야 하나?

그들은 그것이 정의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불행할 조건이 갖춰졌는데 어째서 불행하지 않은거야.

라는 폭력적인 질문 그 질문이 옳은가? ... 한 참 생각해봤지만 역시 아니었다.

내게 고마운 사람들이 있는데 굳이 불행해야 할 이유는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 날 산을 내려왔던 기억

#날씨가좋으면찾아가겠어요 P255


해원이는 살인자의 딸이란 시선, 은섭은 부랑자의 아들이란 시선에 사로 잡힌 시절이 있었다.

그 것은 어리석고도 폭력적인 시선이었다.

무논리가 논리가 되는 기적. 말 같지 않은데 말이 되는 기적.

이게 휘의 매력 :)

동화 같은 시. 역시 나태주님

#끝까지남겨두는그마음 시집 중 #우리가마주앉아 #나태주

“잘자요, 내 침대에서 잠든 사람.

인생은 그리 길지 않고 미리 애쓰지 않아도 어차피 우리는 떠나.

그러니 그 때까지는 부디 행복하기를”

#날씨가좋으면찾아가겠어요 p278

두 사람의 오래된 인연.

매 년 겨울이 오면 해원도 북현리도 왔다. 하지만 그녀의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로 몇 년간 발길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은섭은 그녀가 올 것이라 기대하며 기다렸다. 만약 그녀가 그대로 서울에 남아 다른 사람을 만나 사랑하게 되었다면?

은섭은 그렇다 하여도 그녀를 사랑했을 것이다. 처음부터 그녀와 어떠한 관계가 됨을 바라고 시작한 마음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이 쯤 되니 은섭의 바보스러움이 답답하긴 하다. 농도가 매우 짙은 순애보다.


매거진의 이전글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 대사 편 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