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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보 Apr 25. 2020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 대사 편 5

북현리 남자들은 모두 순정파인 듯.

이때부터 시작된 장우의 사랑 :)


그나저나 장우는 백경에게 졌음. 내가 나 자신에게 진 셈 ㅋㅋㅋㅋ

거짓말이 뭐예요? ㅎㅎ 귀여운 임은섭.

그런데 그래서 왜 아이린인거야?

그 시건 이후 명여는 빛을 잃는다. 죄 값 받을 권리를 빼앗긴 그녀는 스스로에게 벌을 줘야 했다.

눈에 생긴 병을 방치하여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엄청난 고통을 오롯이 견뎠다.

하지만 그녀가 잃은 빛 중에서 시력은 아주 작은 것에 불과했다.


그녀는 소설가다. 허구로 이어가는 이야기라지만 모든 글쓰기는 글쓴이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거기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해결되지 않은 죄의 문제가 그녀로부터 글 쓰는 일마저 빼앗아갔다. 그 사건 이후 그녀가 절필을 선언한 건 자연스러운 일이 었을지도.

그리고 마음을 환희 비추던 사랑하는 사람을 떠났다. 그녀의 삶에 가장 큰 빛을 내 던 두 존재를 잃었다.


아주 큰 슬픔이었다.

시의 순서는 은실이 낭독 분이 앞부분이다. 무슨 시가 이렇게 다정하다 시릴까.


#사모 #조지훈

 열여덟은 왕따가 잘 나가는 한 남학생과의 점심 한 번으로 다시 무리에 들어갈 수 있게 되는 나이라면, 우정이 깨지고 화해할 수도 있는 나이 일 수도 있지 않았을까?

보영의 이야기가 다소 긴 듯했다. 원작 속 보영과 해원의 관계가 훨씬 자연스럽고 좋았다.

하지만 그래도 그녀가 해원이 받았을 상처와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옮겨지고 부풀려지는 일이 대상자로 하여금 어떠한 폭력이 되는지 깨달은 점은 의미가 있었다. 사실 보영은 해원을 좋아했다. 맞다. 미움도 사랑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제 두 사람 사이에도 봄이 왔으면 싶다.

“아무래도 할아버지가 틀린 것 같았다. 내 생각에는, 정의롭지 못한 사람들이 더 편안하게 잠을 자는 것 같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들은 남의 일에 아랑곳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정의로운 사람들은 매사에 걱정이 많아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다. 그렇지 않다면 그들은 정의로운 사람이 아닐 것이다.”

#자기앞의생


명여가 정의로운가? 그것까진 모르겠지만 삶에서 마무리를 짓고 가야 하는 것이 있다는 것. 그 사실을 본다.

그리고 명여가 그런 선택을 내리게 된 것이 자신이 잘 못된 결혼을 해서, 하필 그날 동생을 집으로 불러 그 모습을 보인 자신의 탓이라 생각하는 명주가 안타까웠다.

솔직해 지자 모든 일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고통스럽고 창피하고 추악했지만, 더불어 사랑도 떠올랐다.


북현리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들은 지나치게도 순애보적이다.

올해 1분기 참 많은 작품을 보았으니 딱히 머릿속에 남는 작품이 없다.

<스토브리그>와 <하이에나> 그리고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정도.


올봄은 우리 모두에게 따스하지 못했다. 4월 마지막 주에도 겨울 같은 추위가 찾아왔다.

그래서 이 드라마가 더 와 닿았다. 자신이 얼마나 추웠는지 깨닫는 주인공들.

시간이 필요했고 봄이 오면서 이들은 계절적으로나 심리적으로도 따뜻한 시간에 머물게 된다.


우리도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니 곧 진정한 봄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하는 가족이 남들보다 더 모를 때가 있다.

잘 안다는 믿음이 만든 함정. 그 함정에 빠져 깊은 상처가 생긴다.

가끔은 내가 이 사람 정말 아는가 의심하고, 이 것이 정말 그 사람을 위한 것인가 자문해 봄이 필요하다.


가족이라 할지라도.

그래도 장우가 낫다. 이로서 2번의 장미꽃 고백을 한 셈.

빼는 거 없고 짓궂기까지 한 은실이도 장우와 너무나도 찰떡인.

완전 무결한 관계는 없다. 금이 갈 수 있고 상처도 받을 수 있다. 사과하고 다시 붙이고 그렇게 산다는 말...

맞다. 한 번도 싸우지 않은 사이가 과연 가까운 사이일까? 그저 나와 상관없는, 먼 사람과는 그럴 수 있다.

보영과 해원은 그렇다면 가까운 사이일까? 그렇게 될 수 있는 사이겠다. 다만 이 이야기를 보영이 아닌 해원이가 했거나,

제삼자가 이들에게 해주었다면 좀 더 와 닿았을 것 같다.


어쩌면 보영도 이 일이 그녀의 인생에서 큰 상처가 되었을 수 있다.

좋아하던 친구에게 원스트라이크 당했다는 건 위축된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 그렇게 곱씹다 보니 미안함이 번져 미움이 되었던 것 같고.

해원을 다시 보면서, 그녀가 보영에게 화라도 내어주어 보영이야 말로 오해하고 있던 부분을 알게 되고 진정한 사과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으로 보영도 해원을 잊지 않고 있었다. 과거의 매듭을 제대로 짓고 싶었을 것이다.

그렇게 보영을 이해해 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서를 구하는 보영의 말이 생각보다 강압적으로 다가왔다.


적어도 마지막 대사라도 해원이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해원이 생각하는 가족과 이모, 엄마가 생각하는 가족이 달랐다. 사실 남보다 못할 때가 가족 간에도 생긴다.  아는 사이라는 믿음이 가져온 함정에 빠질 때...
보고 싶어서,   마디로 모든  되돌릴  없지만 자신을 위함이었을 거라던 은섭의 말이 진짜이겠다는 확신은 들었을 것이다. 

다시 보지 않을  떠나는  오래된 감정에 부려보는 일종의 자존심. 가족은 결국  자리에 모이게 된다. 봄은 매년 찾아오니까.


그래도, 그렇다 해도
 사랑해.

 짧은 문구를 쓰기 위해  번을 다시 들었을까. 정확히 들리는 문장이었지만 은섭의 마음을  번을 들어도  수가 없다.

원작에서 떠나는 해원은 헤어지는 듯하지 않는다. 서울 생활을 위해 장거리 연애를 선택할 뿐이다. 마지막 회를 앞둔 억지 설정 같이 느껴졌지만 아련한 은섭이, 그의 목소리 모두가 날좋찾의 완성이다.

제멋대로 목해원
바보 멍청이 임은섭.



나는 신이 내린 축복 중 망각을 받았나 보다. 깜박 깜박하는 건망증과 다르게 망각은 기억의 손실이다. 나쁜 기억만 골라 사라지면 좋으련만 이 축복은 가림 없이 지난 시간을 삼켰다. 박애주의자 같으니라고.

사진기 앞에 굳어지는 게 싫어 앨범도 없다. 현재 사진첩에도 드라마 장면뿐  음식 인증샷 조차 드물다. 그나마 기억을 되살리는 건 일기장.

초등학생 때부터 쓴 일기장이 장 맨 위에 모아져 있다. 오늘 날짜의 부피, 포개지는 일상. 은섭은 해원이 나타난 뒤로부터 그 날짜들이 평온하게 쌓이지 않고 다른 부피로 쌓이기 시작했다. 이제는 내년의 오늘이 어떤 무게감을 가질지 그로서는 상상이 가지 않는다.

나의 내년 오늘은 어떤 일이 있을까? 아마 별 일 없으면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같은 자리에 앉아 있겠지. 그럴 가능성이 다분히 높다만, 그렇게 상상하지 않으려 한다.  나도 그처럼 내년의 오늘이 어떤 무게감을 가질지 상상되지 않는, 상상을 하련다.

갇히지 않는 상상 속에서 매일 쌓는 이 성실의 부피가 다른 이야기를 남겨줄 수 있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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