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보 Jun 08. 2020

슬기로운 의사생활 : 대사 편 5

나는 왜 치홍샘이 '제 인생은 제가 결정해요'라고 한 말이 반항심으로 들린걸가.

치홍샘과 송화는 자꾸 타이밍이 어긋나는 듯 보인다.

투닥투닥 거리길래 난 정말 몰래 두 사람이 사귀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네.

눈치있는 홍도와 달리 눈치 없는 홍도 폰 :)

석형이 마음도 알 것 같고, 익준이 충고도 무슨 소리인지 알 것 같아서.

다만 스스로 그런 기회를 잘라 내진 말았으면 좋겠어. 이 말이 남는걸 보면 석형이도 홀로 말고 함께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떠나기 전까지 볼 수 있을 때 열심히 서로를 찾는, 이 사랑꾼들.. 시즌 2에서도 계속 볼 수 있는건가.


아들을 마지막으로 한번만 보면 안되냐는 어머니의 청에 나는 자연스럽게 이별을 맞이하는 장면을 예상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달랐다. 아들을 포기하지 않았고 떠나려는 발걸음을 붙잡았다. 아들을 살린건 준완과 재학의 의술이 아니라 어머니의 간절함이었다.

그러니까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어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지셨다. 여러 어려움이 잊을만하면 찾아왔지만 감사하게도 엄마는 내 곁에 계신다. 텔레비전 앞에 놓인 사진을 보면서 가끔 그런 질문을 하신다. 자신이 그 때 떠났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그 사진은 엄마가 입원해서 생사를 오갈 때 친척 집을 전전하던 중 찍은 사진이었다. 사연을 모르고 보면 평범했을 사진인데, 엄마는 아이 얼굴이 너무 슬퍼 보인다며 살아 있어 다행이라고 하신다.


그래서 이 장면을 보는데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대사 작업을 위해 다시 보면서도 울었다. 다 적은 대사를 보면서도 눈물이 났다. 부디 오랫동안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사랑만 돌아오는게 아니라 위로와 격려도 부메랑 처럼 돌아오는 것 같다.




나는 물어보는 걸 잘 못 했다. 모르는걸 티내기 싫은 것도 있고, 더 알려고 들고 싶지 않은 것도 있고. 눈치가 빠른 덕에 질문을 하지 않고도 답을 찾거나 필요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지만 되려 지레짐작으로 화를 키운 적도 있다. 좋은 질문이 좋은 대화를 만들고, 글의 소재도 만든다던 많은 이야기가 생각난다. 잘 묻기. 이것도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가운데 길러봐야 할 자세인 듯 싶다.



익준이가 돌아와 같이 밴드 연습도 했는데, 우리는 반년은 족히 버텨야 시즌2에서 대답을 들을 수 있겠지. 정말 대답 정말 천천히 듣겠다.


석형이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구구즈들이 곁에 있는 모습을 보면서 든든했다. 가족도 친척도 없는 석형에게 구구즈는 혈육이나 다름 없을 것 같다. 물론 익준이를 양자로 들이지 않았지만 :) 내가 너희를 이용했다는 말에 어처구니 없어 하며 멈췄던 먹방과 비난과 비웃음이 쏟아졌다. 석형이가 행복하게 웃음지어서, 나도 행복했다.

문뜩 달력을 보니 벌써 육월이다. 정말 시간이 아깝다. 할 수 있을 때 하고 싶은 것 하기!

이 산모가 무사히 출산하기를 바랬는데, 잊지 않고 소식 들려줘서 좋았다.'다른 산모들처럼', '가벼운 일상생활' 사소한 말이지만 부부에게는 천금같은 말이었고, 그런 말을 할 수 있게 함께 노력해온 석형이 그러니까 의료진을 보면서 지금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노력하는 많은 이들이 떠올랐다.

시즌 1의 마지막 회는 거의 '대환장 고백파티'였다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익준-송화, 치홍-송화, 준완-익순(커플링을 보내는 과정), 석민-선빈, 화룡점정 정원-겨울.

이 중에 가장 마음 찡했던건 고백은 겨울이다. 나는 겨울이가 정원이를 붙잡을 수 있을까 싶었다. 왠지 신부가 되고 싶어하는 정원이의 마음을 어렵지만 응원해주지 않을까 했는데... 혹 자신의 마음을 불편해하진 않을까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면서 하염없이 죄송하다고 하는 겨울이를... 복합 미묘한 감정으로 바라보았다.


우는 것도 슬픈 것도 아닌 말할 수 없는 감정이 담긴 정원이의 표정처럼. 가장 먼저 알려주고 싶은 사람. 삶의 방향을 바꾼 사람이 단단하고 진실된 겨울이라 정말 다행이야.


그나저나 모태솔로라면서 오빠 저런 눈빛 반칙 아니 거의 사기 아닌가요? :)

매거진의 이전글 엄청난 손해 같지만, 우리는 지구를 지키고 있는 중이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