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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보 Nov 07. 2015

괜찮아, 사랑이야

괜찮아, 사랑이야(2014, SBS)

힘든 일이 생기면 사람들은 숨을 곳을 찾는다.
피하거나 외면하면서 기억 저편이나 마음 한 구석에 잘 숨겨 놓는다. 다친 곳이 눈에 보이면 치료를 할 텐데 마음은 보이지 않으니 그저 괜찮다고 말하면 정말 괜찮은 것만 같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상처를 줄 것 같지 않은 뭉뚝한 모서리에도 큰 상처를 입는다. 


결벽증, 대인기피증, 공황장애, 트라우마, 콤플렉스... 

여러 모양으로 마음이 아픈 티를 낸다.

이런 상처투성이인 나를 사랑해줄 사람이 있을까? 
내가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까? 
건네 오는 손을 마주 잡을 줄 모르고, 겁이 많은 내가 과연 그럴 수 있을까?

해수는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스킨십이 힘들다. 그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마음이 아파서 그런 건데, 해수도 해수의 전 남자 친구들도 그녀의 진심을 오해했다.

어쩌면 간신히 찾아온 일상의 평화를 깨트리기 싫어 떠오르는 아픈 과거를 덮고, 덮었을지도 모른다. 재열이 덮고 덮고 외면하던 과거는 이제 그의 눈에만 보이는 한 소년으로 마주하게 된다. 수광의 틱 장애나 소녀의 방황도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 난 마음 때문이다.


언제나 사람에 대한 이해와 사랑으로 따뜻한 이야기를 풀어갔던 노희경 작가는 <괜찮아, 사랑이야> (2014, SBS)에서 '작은 외상에는 병적으로 집착하며 호들갑을 떨지만 마음의 병은 짊어지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과 사랑을 되짚어보는 이야기'를 전한다.


그렇기에 유치하게 느껴질지언정 모든 치료의 해답은 사랑에 있는 듯하다.


누군가를 진실로 사랑하게 됨으로

누군가로부터 진실한 사랑을 받게 됨으로써

나란 사람의 존재가 인정된다.

안정을 느끼고 힘들고 무서웠던 기억들과 싸울 용기를 갖는다.


그러니 상처 받아도 괜찮다.

다시, 사랑해도 괜찮다.


혼자가 아닌 함께라면 무의식 속에 가둬 두었던 어린 그때의 나를 사랑해줄 사랑까지 더불어 줄테니까.

'그 정도 돼야 사랑이지' 
나는 이 대사가 너무나 좋다. 




괜찮아사랑이야, 지혜수, 노희경 저자, 양보 손글씨

어떤 사람이란 말에 나를 가두지 않자, 나는 어떠한 사람도 될 수 있었다. #내가생각하는단어 브런치 글 중..

대사를 듣고 쓰는데 그렇더라. 어둠은 천천히 알게 모르게 스며든다. 갑자기 오는 어둠도 있겠지만 내 경우 나도 모르게 조금씩 쌓여갔다. 피곤함, 지침, 우울함이 모이고 모여 어둠이 되었다. 이 시간이 언제 끝날까? 알 수 없었다. 언제 이렇게 된지도 모르니까. 다시는 웃을 수 없을 것 같았는데, 그런 그지같은 순간에 울음은 안 터져도 웃음은 터지더라.

빛은 순간 와도 환하다. 잠깐을 비춰도 눈이 반짝한다. 마음을 걸어 잠그지만 않는다면 빛은 어느 틈새로라도 들어오고 그 영향력은 강하다. 맞다, 그래. 이번에도 장재열 말이 맞다.

도종환 시인의 ‘바람이 오면’ 중

버림 받은 상처 때문에 진심을 받는 다는게 두려운 건 알겠는데, 소녀야. 저깟거라고 불리는 사람이 널 버리면 뭐가 달라질거야. .라고 말하지만, 좋은 사람일 수록 좋은 사람이라서 떠나고 혼자 남겨질까봐 미리 겁 먹게 되는게 뭔지 알지. 참 바보 같은 걸 아는데  전 바보 입니다. .

사랑한다는 이유로 끌려다니지 않고, 사랑하기에 그 사람을 위한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 그가 하는 사랑이 참 멋있다. .그러게 겁쟁이처럼 도망다닐게 아니라, 사랑 받는 용감함을 가져봐야지. 광수 같은 사람 놓치지 않게 (#기린이) .


성격이 급하다. 버스를 기다릴 봐엔 걷고, 일이 있으면 화장실도 안 간다. 자주 조급해지는 마음은 급체나 신경성 위염을 몰고왔다. 그래도 예전보다 여유로워졌지만 ... 아니 게을러진 거일지도 모르겠다. 설령 그게 게으름이든 체력방전이든 빠른 속도를 줄여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빠른 걸음으로 먼저가서, 기다리지 못하고 또 빠르게 떠나버렸다. 어쩌면 스쳐지나간 인연이 사실은 깊고 오래가는 인연이 되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연말이라 그런것일지도. 한 주가 하루인 듯 스쳐지나가버렸다. 일에도 관계에도 여유가 필요하다. 오늘도  #드라마로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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