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보 Aug 03. 2020

사이코지만 괜찮아 : 대사 편  5

서로 버려질까, 버림받을까 불안 속에 살아왔을 걸 생각하니 안쓰러워 속이 상했다.


쏟아져 내린 감정과 상처들이 완벽히 사라지지 않을지 몰라도, 차근차근 정리해 가면서 아물어질 두 사람은 분명 더 강해질 것이다. 아니, 외면하고 부인했던 자신의 마음을 진실되게 고백하며 사과를 청한 강태는 이미 강한 사람이다.


앞으로 그 어떤 일이 벌어져도, 함께 이겨낼 거라고 그를 위한 초석이란 생각이 들었다.

술의 힘을 빌어하는 행동들을 좋아하진 않지만, 주리 � 귀여웠어. 이렇게 개 귀여우니 대표님이 반할 만� 아무튼 이렇게 두 사람도 애정과 애증을 오가며 오래 보는 사이가 되면 좋겠네. #뒤통수조심



감정이 한 가지 결을 갖는 일은 드물다. 슬퍼도 웃음이 나고, 행복해서 눈물이 나기도 한다. 복잡 다양한 감정을 한국어에만 있는 표현들로 비유하다니 �


문영이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아 좋아하는 마음이 이런 모양, 저런 형태일 수도 있구나. 강태를 향한 마음뿐 아니라 상태, 자신의 주변을 향한 마음을 깨우치지 않았을까.

외로움은 쓸쓸한 감정인 줄 알았다. 하지만 감당할 수 없을 땐 무서워지는 속성이 있음을 느낀다.

소란한 문영이다. 쓸쓸하게 외롭다가 무서워지는 외로움 한 복판으로 늦지 않게 강태가 달려올 것을 안다. 여럿 현실에서도 늦지 않게 다가와주었으면.

이런 게 좋은 건.. 셋 까지 참지 않아도 되는 거 아.... 닌가요.


순덕 여사가 말했다. 여태 살 수 있게 보살펴주었다면 이제 할 수 있게 밀어주는 단계로 가라고. 강태는 그동안 형을 지키는 방법으로 참음을 선택했다. 하지만 순덕 여사 덕분에 지켜주는 방법이 여러 모양임을 깨달았다.


형이 자신에게 속하거나,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닌 자신을 넘어 주변을 챙기는 어른의 모습을 제시한다. 그렇게 형의 인생을 응원하기로 한 강태도 조금 더 어른에 가까워지는 듯 보인다.  



상태 인물 소개에 나온 글이다. 강태도 문영에게 형이 자신의 낯을 살피기에 힘들어도 웃고 슬퍼도 웃는다고 했던 대사가 생각났다. 하지만 그렇다고 생각한 건 강태만 일 수 있다. 상태는 타인의 '미세한' 표정을 관찰한다. 동생이 행복하길 그 누구보다 바라는 상태는 입꼬리가 올라갔다고 행복한 게 아니라는 걸 진작에 알고 있었을지 모른다.


꿈을 꾸며 행복해하는 강태를 보며 강태가 행복해하는 걸 처음 봤다고 했으니까. 그래서 한 편으로 두 형제가 서로를 위해 웃어주고 행복한 척해 왔던 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찐으로 행복해하는 강태를 바라보는 상태도 진심으로 행복해 보였다.



상태가 문영의 이름도 불렀다. 망태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머리끄덩이를 잡고 다투던 사이에서 가족, 그 비슷한 사이가 되었다. 상태와 강태 사이에 재수도 제대로 들어오지 못했는데, 넓은 마음을 배워 나가는 상태를 보며 어른의 한 모습을 보았다.




문영에게 '미운 오래 새끼'가 주는 교훈 은 '남의 새끼 키워 봐야 헛수 고니 네 새끼 간수나 잘해라'였다. 하지만 상태가 사랑한 둘리 속 고길동이나 자신 딸의 라이벌이기도 한 문영에 까지 생일 밥을 차려주는 순덕 씨를 통해 어른은 다름 아닌 주변을 살피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 손을 내미는 사람임을 말하려는 듯 보였다.


상태뿐만 아니라 문영도 더 이상 강태를 갖네 마네, 내가 첫 번째냐 두 번째냐 따지지 않고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서로의 상처를 돌보며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는 모습에 매 회 마음이 찡해진다.

 

이십 년을 괴롭혔던 나비 트라우마가 고대어가 가진 의미 하나로 풀렸다. 처음에는 너무 쉽게 풀린 게 아닐까 싶었는데 사고의 전환은 이처럼 단순하게 올 수 있다. 다만 너무 단순하고 쉬운 방법은 아닐 거라고 믿은 잘못된 확신이 일을 어렵게 만들었을지도.


아니다. 이 치유의 시작은 고대어가 가진 의미가 아니라 극복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되었을지 모른다. 그 마음을 먹자 해쳐나갈 길이 보이기 시작한 것일지도.



경험을 통해 말해주는 이야기는 진심으로 귀 담아 들었다.

캘리로 적진 않았지만 이어진 장면에서 필옹은 공사장 소리에 전쟁 트라우마가 떠올라 발작 증세를 보인다. 그런 그에게 달려가 강태는 남방을 벗어 시야를 가려주며 꼭 안아 진정을 시킨다. 괜찮다, 괜찮다며 그동안 받아온 보호와 위로를 필 옹에게 건넸다.


강태가 그랬지 다른 사람을 품어주는 게 어른이라고. 상태는 강태의 형이 되어 주고 문영의 또 다른 가족이 되며 필옹의 감싸 안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 진심과 위로가 오가는 장면, 오늘도 상태는 감동이었어.

말도 안 되는 소리가 제대로 먹혔어. 그 덕에 올린 머리의 강태를 보았네. 하.. 이 가족사진에서 벽이 느껴진다. 완벽. 가족사진이라고 다 같이 티도 맞춰 입었네. 큐티 :)


이번에도 문영과 상태를 위해 혼자 참아내는 강태를 보며 도루묵이 된 이 상황이 처참하게 느껴졌다. 정말 이제야 사람답게 사는가 싶었는데. 하... 김수현 배우의 얼굴 근육 하나하나가 강태가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고스란히 전해준다.


진짜 강태 엄마를 죽인 게 문영이 엄마여서는 안돼.

매거진의 이전글 사이코지만 괜찮아 : 대사 편  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