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무비데이 #나이트오브컵스
느닷없이 받은 메일, 브런치 무비에서 시사회에 초대한다는 초대장이었다.
초대장이 온건 수요일, 시사회는 금요일
그 날은 여러모로 약속이 있던 날이었는데... 별 고민 없이 가겠다 회신을 보냈고
서둘러 약속들을 정리했다.
비가 오기 시작한 금요일, 신사 가로수 길에 마련된 극장.
두근두근 할 법도 한데, 개인적으로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빛에 약한 눈은 작고 어두운 공간에 들어서면 더욱 예민해지고
불편한 의자와 크게 울리는 소리는 온몸을 예민하게 하기 때문이다.
영화 소개를 읽어봐도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는, 아- 예술 영화이구나.
예술 영화 중에도 재미나게 본 영화들도 있는데,
다 보고 나서도 솔직히 무슨 내용인지 속 시원하게 알진 못했다.
몽환적인 장면들, 어지러운 영상들로 빈 속은 더욱 울렁였고,
솔직히 중간에 뛰쳐나가고 싶을 정도로 난 심각한 멀미를 했다.
본 시사회에 참석해서 한마디로 나누진 못했지만;;
SNS를 통해 알게 된 브런치 작가 @cosmos-j 님의 인스타를 통해
이 영화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된 글을 보았다.
그분의 글을 인용하자면,
본 감독은 스토리가 아닌 영상 자체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
영화가 다 끝나고 브런치 팀에서 브런치에 게시한 글을 보고 영화와 잘 맞을 것 같은
작가(난 이 호칭이 너무 부담스러워 불편하다)들을 초대했다고 한 말에
중간에 뛰쳐나가지 않은 나를 칭찬해줬다. ㅠㅠ
그 날 참석한 작가분들의 이야기를 귀동냥 하면서, 최근에 발표된 브런치 북 작가들의 글을 읽으면서
정말 글 잘 쓰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더욱이 영화를 보고 나서 내 수준이 얼마나 낮은지 인식하고 나니, 본 영화에 대해 어떤 멋지고 감각적인 글들이 나올지 기대하게 되었다.(초대해주신 분들과 테렌스 맬릭 감독의 펜들께 죄송한 마음과 그저 촌스러운 자의 불 품 없는 소리를 너그러이 지나쳐 주시길.. )
내 브런치에 올린 글 들중 몇 편이 카톡 채널 올라왔었다.
처음에는 신기해서였고, 그 다음부터는 기억하고 싶어서 인스타 계정에 캡처된 화면을 올렸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도대체 "브런치가 뭐야?"라고 물었다.
"편하게 말하자면 카카오에서 제공하는 글쓰기 플랫폼이야"
블로그, 카스 등과 뭐가 다르냐는 질문이 잇 다른다.
그럼 이런 기분이 든다.
내가 참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주변에서 알아봐주지 못해 속상한, 그런 기분.
그런 맘에 "브런치 팀은! 외부 홍보를 더 열심히 해야겠어!" 푸념도 했었다.
그러나 이내 곧 모르는 사람을 위해 참 좋아하는 그 사람에 대해 열 띄게 설명하듯
나는 브런치에 대해 설명한다.
내가 볼 때 브런치는 글 쓰는데 집중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다른 글 쓰는 사이트들과 다르다.
특히 조금만 사람들이 모이면 홍보 글로 뒤 덮여지는 채널들과 다르게 이 곳엔
정말 글쓰기를 좋아하고, 다른 사람들의 글들을 소중히 대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그래서 부족한 솜씨인걸 알지만, 꾸준히 내 생각을 모아 둘 글쓰기 장소로
브런치를 선택했다.
시사회 후 30분가량 준비된 브런치팀 직원들과의 대화에서 이런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점 점 줄어드는 '글'이란 것에 대한 관심, 구닥다리 같은 '글 쓰기'란 소재를 이토록 진지하게 사랑하며 아끼는 마음을 갖고, 나처럼 글을 쓰고 싶어 하며 공감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마음껏 글을 쓰고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엿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수익을 내야 인정받는 기업에서 '글 쓰기'는 돈 벌이가 안될 텐데, 그보다는 글이란 것에 대한 본질을 놓지 않아줘서 우리는 이 곳에서 조금은 여유롭게 글을 쓸 수 있는 것 같다. 내 우려와 다르게 외부 홍보 및 지속적인 발전 방향에 대해서 고민하는 브런치 팀을 만난
브런치를 개발해주셔서, 글을 쓸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초대해주셔서 감사했다고 -
전하고 싶어서. 뜬금포 글쓰기를 해봤다.
표현하지 않으면, 모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