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 대응방법

'사회초년생을 위한 세 가지' more 2.

by 양보

'최소 1년은 버텨야지' 란 생각과 함께 가진 생각 '3년 되면 이직'


처음 1년은 조직 분위기를 익히고 일을 배우며 보내고,

다음 1년은 익숙해진 분위기 속에서 일을 하면서 업무 역량을 개발한다.

그렇게 3년 차가 되면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충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어떤 업무에 대해서는 자판기처럼 누르면 툭- 기획안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결국 하는 일이 새로워 보이지 않고 지루해지며, 자신이 퇴보하고 있단 느낌을 받는다.


3년 되면 이직.

나 역시 3년 차가 되니 이런 생각이 잦아졌다.

마음이 붕붕 떠다니던 찰나 스카우트의 제의가 들어와 자리를 옮겼다. 스카우트이라고 거창하게 이야기했지만, 일하던 직장과 연관되어 있는 회사였기에 부서를 옮긴 느낌이 컸다. 당연히 나의 구 상사와 신 상사는 아는 사이 일터. 아끼는 직원을 뺏어갔다는 오해로 안 그래도 사이가 좋지 않았던 두 분은 나의 이직으로 좀 더 안 좋은 관계가 되셨다.


그렇게 옮긴 영업부의 스토리는 이전 글 "최소 1년"에 잘 나와있다.

적응할 듯 적응하지 못했으면서도, '일 잘하는 녀석'이란 타이틀은 놓치고 싶지 않아

죽어가는 얼굴을 하고서 주어진 일들을 처리해갔다. 그때는 조직을 탓했지만, 그보다 나 자신이 문제였던 시절이었다.


애가 이직을 하더니 다 죽어간다는 소리를 들으셨는지, 이전 상사에게서 연락이 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어떻게 지내는지, 업무는 잘 맞는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왜 이직을 하기로 한 건지 조심스럽게 물으셨다.

큰 계획이 있던 건 아니었다. 일이 지루해졌고 원래도 3년쯤 경력을 채우면 더 큰 흐름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이직을 할 생각이었다고 말씀드렸다. 조심스러운 대답이 끝나고 몇 초가 흘렀을까, 깊은 한숨 끝에 작은 혼잣말이 들렸다. 선택하기 전에 나랑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았을 걸,,,


이전 상사의 혼잣말도 놀라웠지만, 이미 결정하고 통보하듯 말한 내 태도에 그 당시 배신감을 느끼셨다는 말에 나는 정말이지 무척 놀랐다.


그 당시 내가 느낀 업무의 한계에 대해 회사 누구와도 이야기해본 적이 없었다. 그냥 다들 이맘때쯤 되면 느끼는 감정이고, 그래서 이직이 많은 시기라고 들었기에 나도 그런가 보다 했다. 하지만 이전 상사는 자신에게 업무적 고충을 이야기해줬더라면 원하는 것을 해볼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줬을 거라고 이야기하셨다. 실제로도 내게 여러 차례 교육의 기회를 마련해주셨고, 내가 제안하는 기획을 성과를 떠나 지지해주셨다.


무섭기는 했지만 속 정이 있는 그런 상사를 만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이젠 안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로 내가 가지고 있던 고민을 이야기했더라면, 신뢰받는 조직 안에서 불필요한 에너지를 줄 인체 더 많은 기회를 보다 편히 누릴 수 있었을지 모른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신영복.png 담론, 신영복 저자, 양보 손글씨


지금까지 나는 약 네 번 직장을 옮겼다. 감사하게도 좋은 사람들과 일하는 기회가 많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한 가지 장담할 수 있는 건, 대부분 회사는 직원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관심이 적어서 일 수도 있고, 바빠서 일 수도 있다. 보통 우리는 여기까지 생각한다.

하지만 간과하는 것 하나, 말하지 않아 모르는 경우도 많다.


일이 지루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길이 보이지 않고 그래서 다른 곳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회사를 옮기기에 앞서 직장 내 믿을만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눠보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좋은 기회를 얻는다면, 큰 기회비용 없이 한번 더 도전해볼 수 있고 만약 대화가 통화지 않거나 정말로 길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때 그만두어도 늦지 않다. 오히려 그만두는 이유가 명확해짐으로 퇴사를 위한 설득의 노력도 없어진다.



KakaoTalk_20151109_153048913.jpg 월요일의 그녀에게, 임경선 저자, 양보 손글씨


과거에 3년이면 오던 슬럼프가 이제 1년에 1번 꼴로 오고 있다. 대다수의 감정은 그저 일이 하기 싫은 실증에 가깝다. 그래도 가끔 그 속에 고민은 없는지, 갈증이 있는 건 아닌지 믿을만한 선배를 찾아가 묻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질문을 통해 지혜를 얻는 법. 떠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발을 단단하게 붙이고, 둘러 봄으로 슬럼프를 이겨내 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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