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룰 수 없어서 꿈이라고 불리는 그것은, 그렇게 불려서 꿈일까. 애당초 이뤄질 수 없어 꿈일까. 아니면 그 정도에 꺾이는 꿈이었을까. 잘 모르겠다. 나는 그럼에도, 그렇다 해도 꿈을 갖길 권하는 쪽이다. 물론 나 역시 지난주에도 꾸고 있는 꿈이 너무 멀게만 느껴져 힘이 쭉 빠졌지만.
하지만 노력했는데 이뤄지지 않는 꿈도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포기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아무래도 나는 포기라는 단어가 썩 내키지 않는다. 오늘 읽은 책에서 우리가 무언가를 선택하면 자동적으로 포기하게 되는 무언가가 생긴다는 말에 동의하긴 했지만.
미련이란 말도 포기에서 비롯된 감정이라 부정적 색깔을 입혔다. 하지만 미주가 선 겸에게 빛나던 순간들에 대한 미련을 땔감으로 사용해보라고 했다. 미련은 꿈을 꾸며 혹은 이루는 과정에서 기쁘고 벅찼기 때문에 남는 감정이다. 충분히 좋은 땔감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자, 미련이 참 빛나 보였다.
단아의 운동화는 패션이 아닌 축구 선수라는 꿈에 대한 미련이었다. 하지만 포기한 꿈에 머물러 있지 않고 '기회라는 게 언제 어디서 올지 모르는 거니까' 준비하는 자세로 사용되고 있다. 자신에게 오는 건 모든 놓치지 않겠다는 투지가 엿보였다.
단아가 이래서 좋다. 선겸도 길을 찾은 듯하고. 이루지 못한 꿈을 실패보단 미련으로 두고 땔감으로 활용하는 두 사람을 보여주며 나만의 운동화는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는 이 드라마가, 나는 오늘도 또 좋다.
주변 사람들 시선 의식해서 가만히 있으라는 아버지 말 한마디에 선겸도 엄마도 아무것도 안한채 눈치만 본다. 집에서는 아버지께 자신의 의견을 또박또박 피력하지만 아무래도 보이는 자리에 놓여있던 이 가족은 '보는 눈 앞에서' 얼음이 되는 저주에 걸린 듯하다. 저주에 걸린 공주는 왕자의 등장으로 구출된다. 용맹한 미주 왕자님의 등장으로 선겸의 저주는 풀린다.
드라마 <런 온>은 성 역할 고정관념을 깨는 장면이 많다. 여자는 대게 이래야 하고, 남자는 이렇다는 것도 클리셰의 한 면이다. 하지만 <런 온> 속 중심인물들은 이런 구태의연한 설정에 얽매어 있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 오미주가 '클리셰적 남성 역할' 옷을 입은 것은 아니다. 시청자는 오미주의 환경이 오미주를 오미주답게 만들었음을 인지한다. 이런 주체적인 나다움은 오미주뿐 아니라 서단아(수영 분), 박매이(이봉련 분), 육지우(차화연 분), 기은비(류아벨 분), 동경(서재희 분) 등 모든 여성 캐릭터들이 빠짐없이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런 온'은 무엇 하나 아쉽지가 않다.
세상이 달라졌다. 시청자들은 기존 클리셰 중 불편한 점을 예민하게 읽어낼 줄 알고 곧장 비판적 스탠스를 취할 줄 안다. 이에 드라마 속 성 역할 고정관념은 천천히나마 조금씩 깨지고 있고 좋은 의미로 나아가고 있다.” 뉴스엔 서유나 기자 /비교되는 '여신강림-런온' 성 역할 고정관념 깨기, 아쉽지만 박수를[TV와치]
나의 말은 너무나 부족하니 기사를 공유함으로 마무리.
그러게 가족은 선택할 수 없는데, 왜 이런 집구석에서 태어났냐면 할 말이 없네. 하지만 그 말은 단아가 자신에게 한 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매번 이런 대화를 하게 하냐는 말은 너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으니 살갑게 그렇게 다가오지 말라는 죄책감도 묻어 있는 듯했고. 오빠 아닌 모지란 오빠처럼 못되게 굴면 차라리 모를까.
태웅이 게맛살은 몇 살인 거냐고 묻던 우리 태웅이... 내가 알파벳까지 가입해야 하나 고민했네. 아님 농구단을 하나 만들어야 하나. 난 본디 서태웅이었거든. 하.. 안쓰러운 태웅이 셀카 업로드되면 제일 먼저 좋아요 누르고 둥가 둥가 해주려면 어느 계정 팔로우해야 하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본없이 밀어붙이는 단아와 그 와중에 착실히 쉴드치는 선겸. 창과 방패의 싸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무슨 논리인지 모르지만 나였음 단아한테 말렸을 텐데 역시 선겸이 남달라 흔들림 없는 마이 페이스, 역시 육상 국대
배우로 사느냐 엄마로 살지 못했다던 지우 언니(미주 모드)라지만 내내 마음 쓰였다. 아들이니까- 선겸도 그런 엄마의 사랑을 알고 받고 자랐다. 속 썩이는 선겸 애비 밑에서 선 겸도 은비도 반듯하게 자란건 엄마의 사랑이 아주 큰 울타리가 돼주었을 거라 생각한다.
선겸은 원래 그래-라고 생각할 수 있는 그의 성정에 대해 거기에 노력이 없었겠냐는 엄마의 말은 내내 노력해 온 선겸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나는 사랑으로 다가왔는데 ◡̈ 무덤 하게 아들을 불러 그랬구나, 그랬지 하는 대사가 좋았다. 진심이 묻어 나와서, 요란하지 않음이 좋았다.
이 드라마... 팬클럽 가입하고 싶은 사람 많네.
아플 때 혼자면 서럽다... 낯선 이의 관심은 버겁고..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고 그래서 무엇도 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친숙하고 내심 그리웠던 사람을 본다면, 나라도 눈물이 뚝 하고 떨어질 것 같다. 마음이 놓인다. 안심된다. 이 말을 꺼낼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건 매서운 바람 속에서도 따뜻함을 품는 기분일 듯하다.
항상 미주를 향해 내가 뭘 해줄까요 라고 묻고 뭐든 그답게 성실히 해준 덕에 미주가 단잠을 잔다. 안심한 얼굴이 평온하고 입원실 공기는 따뜻했겠지.
미주에게 어떤 이야기가 있을 거라고는 예상했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그녀가 열심히 흘려보낸 과거가 지금을 집어삼키는 형태로 돌아오지 않았으면 했다. 그리고 이 장면에서 미주의 과거를 마주했다. 꽤 어렸을 때부터 혼자였던 미주가 어떻게 자라왔을지, 얼마나 외로웠을지 그래서 홀로서기까지 어떤 시간을 보내왔을지 전부 전해졌다.
런온은 상당히 담백하다. 가상의 인물이 포진된 드라마지만 그 속에 사는 주인공에게도 예의를 차리는 듯, 그들의 이야기를 사연 팔듯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담담히 말하는 미주를 보며 나는 그녀가 그래도 그 시간을 묻어두지 않고 잘 흘려보냈구나 싶었다.
선겸을 사람들은 불편히 여기고 그러다 못해 재수 없게 여긴다. 재미없고. 하지만 그건 그들이 강하지 못한 거라고 말했던 미주가 떠올랐다. 선겸이 재미있고 그가 불편하지 않은 미주는 역시 이처럼 속이 단단한 사람이었구나.
미주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아팠지만 불쌍하다 생각되지 않았다. 그녀의 현재는 너무나 멋있으니까. 그녀에 대해 알게 되어 좋았다. 선겸도 그렇지 않았을까. 그녀가 아픈 게 이제 자신의 두려움이 되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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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겸은 가끔 이렇게 단호해진다. 생각 없는 듯, 감정 없는 듯 그냥 존재할 때도 있는데 가끔 이렇게 박력 넘칠 때.. 왜 섹시하지
없는 거 말고 있는 것. 미주 곁에 항상, 평생 있겠다는 프러포즈로 들렸다. (나만 그렇게 들은 건가. 크흠)
내가 미주였다면 그냥 기절했을 거야. 없던 심장병도 생각 판에 손 잡아 달라는 말하는 미주는, 역시 언니야. 많이 배웁니다 언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