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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환일 Apr 01. 2020

단상

2년 전의 단상과 요즘의 생각

2020

 똑바로 보지 못해도 보았다고 말하는 자만이 나를 채우고, 제대로 듣지 못해도 들었다고 말하는 오만이 나를 감싸며, 온전히 느끼지 못해도 느꼈다고 말하는 교만이, 이런 방자한 것들이 내 속 깊은 곳에서 하수구의 악취 마냥, 마치 뱀처럼 스멀스멀, 기척도 없이 흘러나오고 있음을 알게 됐다. 이것들은 지성과 의식과 계몽과 통찰 같은 허울 좋은 것들의 이름을 빌려 쓴 채, 실체 없는 공기로 내 안을 가득 메워 나를 점점 풍선처럼 부풀게 만들었다. 몸집은 점점 비대해지고 떠도는 바람에 올라 타 하늘 위에 서서 빨주노초파남보 색깔은 영롱할지언정, 비대해진 만큼 얄팍해졌고 언젠가 정체될 바람에 곧 추락해 이내 작고 조그마한 모서리 하나에도 쉬이 찢겨 터져버릴 운명이 명명백백하다는 것이다.


2018

 많이 읽고, 많이 말하고, 많이 보는 것. 그리고 많이 보았으면 많이 느끼고, 많이 말했으면 많이 듣고, 많이 읽었으면 많이 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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