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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리어스골퍼 Sep 19. 2018

골프코스의 난이도

Course Rating 그리고 Slope Rating

"지난번 AA 골프장 가봤는데, 정말 어렵긴 하더라, 볼 떨어지는 곳마다 전부 벙커가 있어서 거의 바닷가에서 골프 치고 오는 것 같았어.”


“그래? 난 생각보다 쉬웠던 거 같았어. 군데군데 어렵게 만들려고 한 흔적은 있는데 그래도 난 운이 좋았는지 생각보다 스코어가 나쁘지 않았어.”


골퍼들이라면 아마도 꽤 많은 사람들이 위 내용과 같은 대화를 한 적이 있었을 것이다. 실력에 관계없이 코스 설계를 어렵게 해서 스코어가 잘 나오지 않는 골프장이 있는가 하면, 어떤 골프장은 사람마다 난이도를 다르게 느끼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골프장의 난이도를 표현하기 위해서 Course Rating과 Slope Rating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된다. 그리고 이 수치들은 실제 골퍼들의 핸디캡을 계산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된다.


Course Rating이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스크래치 골퍼가 해당 코스에서 기록하는 평균 스코어이며, 보통 67~77 사이의 숫자로 표현된다. 예를 들어 Course Rating이 73.5 인 골프장이라면, 핸디캡 0인 골퍼가 평균적으로 73.5타를 기록할 수 있는 코스라는 뜻이다. 즉 평균적인 코스보다는 어렵다고 봐야 하는 골프장이다. 반대로 69 정도의 Course Rating을 가진 코스라면 스크래치 골퍼가 69타 정도를 기록할 수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쉬운 골프장이라는 뜻이다. 이 수치는 같은 코스 내에서도 Tee 의 위치에 따라 바뀌게 된다. 당연히 전체 코스 길이가 길어지는 블랙/챔피언 티의 경우는 Course Rating이 높을 수밖에 없고, 여성이 주로 사용하는 티에서는 Course Rating이 낮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Course Rating이라는 것이 골퍼들의 다양한 실력 차이 (그것이 비거리 차이건 샷 메이킹 능력이건)를 감안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Slope Rating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게 되었다. Slope Rating은 일반적으로 55~155 사이의 숫자로 표기가 되는데, 이는 스크래치 골퍼와 보기 골퍼 사이의 상대적인 코스의 난이도를 나타내는 수치이다. 숫자가 155에 가깝다면 보기 골퍼와 스크래치 골퍼가 느끼는 코스의 난이도가 크다는 것이고, 55에 가까우면 상대적인 난이도 차이가 적다는 의미이다. 앞서 이야기한 골퍼들의 사례처럼 어떤 골프장은 실력이 어중간한 골퍼들에게 유난히 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는 Slope Rating이 높은 골프장이라고 봐야 한다. 참고로, 평균 Slope Rating은 113이다.


스코어 카드의 예- 좌측 하단에 Course Rating (Rating)과 Slope Rating (Slope)가 표기되어 있다.  (출처:newkutagolf.com)



그런데, 이 수치를 왜 만들게 되었을까? 이는 핸디캡 수치와 아주 연관이 깊다.


골프에는 다양한 형태의 게임이 존재하고, 똑같은 조건에서 경쟁하는 다른 스포츠와는 달리 골퍼들의 개인 능력을 핸디캡으로 환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스코어를 조정하도록 함으로써, 어찌 보면 더욱 공정한 게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만약 내가 20년 후에 아들과 플레이를 함께 해야 하는데, 똑같은 조건에서 낮은 스코어를 기록하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 게임만 존재한다면 오히려 불공평하게 느낄 것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많은 게임의 형태 그리고 스코어 조정이 필요해졌고, 이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골프게임을 더 즐겁게 특히 같은 시간과 장소에서 즐길 수 있는 원천이 될 수 있다.


달리기 경주를 생각해 보자. 20년 후에 아들과 100미터 전력 질주한 결과로 나의 신체능력을 평가받는다면 난 늘 비참함을 느낄 것이다. 그런데 내 나이 그리고 최근 기록을 토대로 수치화할 수 있다면 더욱 공정한 게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아들은 100미터를 뛰지만 나는 87미터를 뛴 기록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고, 아들은 13초에 얼마나 가깝게 뛰는지 나는 15초에 얼마나 더 가깝게 뛰는지를 보고 승자를 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골프는 다행히 이러한 스코어 혹은 수치 조정을 위해 선택한 것이 핸디캡이라는 것이고, 이는 다음 기회에 다시 정리해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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