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차량 자동차단기 설치와 주차 경비원

by 천동원


아파트 정문에 차량 출입 차단기를 관리하는 주차경비원이 2명이 격일제로 근무하고 있다. 0.3평 정도 되는 공간에 하루 종일 앉아서 출입하는 차량을 관리하는데, 좁은 공간에서 단순한 동작만을 하는 업무이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가게가 밀집해 있는 중심부라서 볼 일을 보러 오가는 차량을 감시하기 위해서 경비 인원도 뽑고 차량 진출입 차단기도 만들었었다. 하지만 몇 일 동안 죽 지켜본 바로는 설치 목적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즉 입주민 이외의 차량이 무단으로 출입하려는 것을 전혀 저지하지 못하는 거였다. 또한 아파트 입주민 스티커가 없는 차량이 들어올 태는 반드시 방문증을 작성하고 차량의 운전석에 올려놓고 주차를 해야 하지만 주차경비원들은 아예 작성도 하지 않고 방문차량이라 그러면 무조건 차단기 오픈 스위치를 눌러 차량을 출입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주차된 차량이 아파트 단지를 나갈 때는 차단기가 자동으로 올려지기에 자유롭게 나갈 수 있었다. 결국 주차 차단기 단추를 조작하는 형식적인 주차 경비원이 2명이나 되어 관리비에서 2인분의 인건비가 지속적으로 지출되고 있는 셈이었다.



아파트 경비원 최저시급으로 계산하여 4대 보험과 퇴직금 등을 합산하여 연봉으로 따지면 거의 3,500만 원이나 소요된다. 2명이면 연간 약 7,000만 원의 인건비가 입주민들에게 그 돈 만큼의 아무런 서비스도 받지 못하고 허비된다는 나름의 결론이었다.



자동주차단속기를 제작 운영하는 업체 몇 군데를 알아보고 문의를 했다. 자동주차 장치는 설치비가 약 1억 원으로 유지와 관리는 주차단속기에 설치되는 프로그램으로 관리실에서 운영하며 고장 시에 보수비가 든다고 하였다.



즉 2명의 주차경비원 1.5년 치 정도의 인건비로 자동주차단속기 설치가 가능하다는 계산이었다. 즉 1.5년 이후부터 인건비가 들지 않으며, 관리비에서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나는 또다시 회의 안건을 A4용지 2장에 만들어서 월에 한 번씩 개최되는 아파트대표자회의 안건에 상정했다. 그러나 자동차단기를 설지 하는 데는 대부분의 대표자들이 반대 의견을 내었다. 또한 경비원 수를 줄이는데도 별반 찬성하지 않았다.



이상했다. 나는 감정적으로 언성을 높였다. “여기 아파트는 주민들이 내는 관리비로 운영이 되는 공동 단체입니다. 직업을 잃어버리는 경비원의 사정만을 고려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누군가 말했다. “정문에 경비원이 운용하는 차단기가 있어야 출입하는 차량들도 조심하고 아파트 자체도 무시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보이지 않겠는가.”



나는 되받아쳤다. “그럴 거면 타워○○스나 ○○아이파크 같은 곳에 사시지요.”



모두 고만고만한 경제력으로 구축아파트에 살고 있으면서 외형적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관리비 절감과 환경 개선을 받아들이는데 보수적이라면, 더 이상 대화가 통하지 않을 것 같았다.



나는 물러섰다. 올드보이의 고착화된 사고방식에 더 이상 설득할 이유가 없다고 느꼈다. 결국 쉽게 포기하는 나도 올드보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