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나 제목을 가능하면 불편하게, 가능하면 삐딱하게 짓는 편이다.
그래서 또 오해를 살까봐 미리 말하자면, 하고 싶은 게 명확하고 그게 학교 공부가 필요한 일이라면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당연하다.
학교를 다닐 때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최고의 미덕인 줄 알았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하고 싶은 게 뭔지 명확히 알지도 못하면서 그냥 무작정 지식만 주입하는 것은, 하고 싶은 일을 명확히 한 후에 거기에 필요한 공부를 하는 것에 비하면 거의 완전히 시간 낭비에 가까웠다. (언제나 그렇듯 더 최악은 공부도 애매하게 하지 않으면서 다른 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다른 것이 꼭 생산적일 필요는 없다.)
지나간 나의 어리석음을 고백하는 것이 부끄럽지만, 지나고 보니 공부를 열심히 해야 성공한 삶이라는 당시 어른들의 말씀은 사실상 뻥이었는데 그걸 믿었다. 요즘 학생들은 더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 일은 이제 인간과 AI 중 누가 더 잘하는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개인적으로는 AI가 나은 것 같다.) 세상이 바뀌었는데, 교육 체계는 그대로라 그 안에서 공부하고 성장해야 하니까.
취업 아카데미쯤으로 전락해 버린 상아탑이 AI 등장 이후엔 그저 자격 증명 또는 나는 능력이 있는 인재라는 신호 발송쯤 되는 수단으로 까지 추락한 때에 앞으로는 더욱더 대학을 가기 위한 공부는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아니, 대학이 언제까지 존재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 글을 아직 학생인 친구가 읽을 리는 없을 것 같긴 하지만, 내가 학생에게 부모님의 시선을 피해 한마디 할 수 있다면 제목의 말을 전하고 싶다.
학교 공부는 뭘 해야 할지 모르겠을 때나 하는 짓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