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예민한 성격에 걸맞게 소화기도 예민한 편이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쉽게 체하고 종종 토를 하기도 했다.
예전에는 어떻게든 소화제도 먹어보고 배를 두드려도 보고, 그래서 어떻게 해서라도 소화를 시켜보려고 애썼다. 그런데 이제는 본능적으로 깨닫게 되었다.
토할 것 같다면 가능한 한 빨리 토해내는 게 상책이라는 것을.
성인이 된 지금도 토하는 게 달갑지 않고 무서운 것은 비슷하다.
어른이 된다고 힘든 일들이 힘들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니니까.
그래도 이제는 오히려 빨리 시원하게 게워내는 것을 기대하게 되었다.
인생의 힘든 일, 어려운 일도 똑같은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무리 내 안에서 소화시키려고 해도, 받아들이려고 해도
애초에 그럴 수 없는 일이라면, 토해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