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론 머스크가 '의대 갈 필요 없다', '노후 대비 할 필요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해서 공중파 언론에서도 이를 조명하였다. (나는 아직 해당 인터뷰를 보진 않았다.) 이로 인해서 이전보다 더 AI 발전에 대해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 같다. AI를 단순히 심심이로 쓰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써보면 아마 AI 발전을 체감하지 못하는 것이 더 이상할 것이다.
그러면서 같이 나오는 이야기가 언제나 그렇듯, AI가 너무 빠르게 발전에서 내 직업을 빼앗아가면 어떡하냐, 인간이 필요 없어지면 다 죽이는 거 아니냐는 등 SF 영화 같은 이야기이다. 그런 가능성이 단 1%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지는 않겠다. 지구 입장에서 인간은 그냥 잠깐 세 들어 사는 세입자 같은 존재일 수도 있고, AI 입장에서도 자신을 만들긴 했는데 종종 너무 비이성적이고 이기적으로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없애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난 설령 AI의 발전이 나 또는 인류에게 비극적인 결말로 끝나더라도, 세상이 망하더라도, 가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이 세상은 부조리로 가득 차 있으며, 시기의 문제일 뿐 결국 초인적 AI와 같은 존재가 없다면 인간은 스스로 멸망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세상을 왜 이렇게 비관적으로 보냐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짧지만 나름대로 길게 살아오며 관찰한 세상과 사회는 결점 투성이, 버그 투성이라 업데이트가 시급했다. 간접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인류가 찾은 일종의 최선이지 최고의 체제도 아니며, 인간 자체가 결점으로 도배된 존재이고,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존재인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돌을 정상으로 밀어 올리는 시지프의 운명이 우리 삶이라면, 그 운명을 박살 내버리는 것이 마땅하지 그 운명 자체를 사랑하라는 것은 기술 발전이 더뎠던 과거 철학의 해법이다. 내가 불행하니 너희들도 불행해져야 한다는 식의 해결책은 적어도 아니다. 나도 너희도 각자의 행복을 얻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설프게 특이점으로 향하는 과도기가 길어질수록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의 고통이 길어질 뿐이다. 그래서 그 모든 걱정을 뒤로하고, 세상이 멸망하더라도 우리는 최대한 가속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