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스로픽의 클로드 4.6이 출시되고 작업 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METR 그래프에서 조금 과장해서 수직이라고 해도 될 만큼 작업시간이 증가했다. GPT 5.3 출시가 지연되고 있어서 답답하긴 하지만, 구글의 수학 에이전트인 알레테이아와 GPT 내부 모델을 활용해서 미해결 된 고난도 수학 문제인 에르되시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국제 고등학교 수학 경시대회 격인 IMO에서 금메달을 딴 게 불과 5개월 정도 전의 소식이었다.
간절히 기술적 특이점을 기다리는 사람의 한 명으로, 꾸준히 소식을 팔로우 업하는 편이라 나에겐 아직도 변화가 느리게만 느껴지지만, 아마도 AI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여전히 아무리 주변에서 AI, 인공지능을 외쳐도 그다지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이제는 사실상 일반적인 사람이 AI가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제대로 평가할 수준은 이미 넘어선 것 같다. 장기기억이나 재귀개선 등의 문제로 인해 여전히 AGI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미 제미나이 2.5 이후 모델부터 그리고 특히 STEM부문이 강화된 최근 GPT 5.2부터는 나 같은 범인이 모델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평가하기는 점차 어려워졌다.
사실, 우리나라 정도면 그래도 이미 AI가 엄청난 발전을 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오죽하면, AI 발전을 틈타 불안감을 조성하고 이를 기회로 삼아 내용이 매우 부실하거나 없는 강의를 파는 것이 문제가 되기도 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인류 역사에서 인간에게 불확실성이 사라진 적이 단 한순간이라도 있었겠냐마는, 까마득하게 멀리 보이던 지진해일(쓰나미)이 어느샌가 점점 해안가로 다가오고 있는 것을 보고 있는 것 같다. 다가올 미래를 먼저 아는 것이 과거에는 그 미래에 맞는 전략과 전술을 구사하며 개인에게 결정적인 기회가 되었다.
그러나 AI는 그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성격의 변화도 아니고 변화가 느리면 느릴수록 아마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과도기의 고통에서 부자유할 것이다. 거대한 변화의 파도가 분명히 다가온다고 믿는 나도, 사실 그 변화가 얼마나 거대한 변화인지 잘 체감하지는 못한다. AI가 앱이나 웹서비스를 뚝딱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서도, 그것에 금방 익숙해지고 여전히 우리가 마주한 매일의 현실은 변한 것이 없지 않으냐고 나도 그렇게 종종 생각한다.
내일 세계가 멸망하더라도 개인은 오늘을 충실히 살 수밖에 없는 입장에 가깝다고 생각은 한다. 평범한 개인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바라건대, 변화가 우리에게 빈곤과 불행에서의 자유를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변화이기를 희망한다.
나를 포함해서 인간은 대게 머리로 이해하든 하지 못하든, 눈앞에 직접 닥치기 전에는 그것을 잘 믿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뒤덮을 그 거대한 파도가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조금씩, 확실하게 다가오고 있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분명한 사실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