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5-토
요즘은 TMI(Too Much Information) 시대라고도 한다. 즉, 정보홍수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그 많은 정보들 중에서, 나에게 필요한, 나에게 적합한, 나에게 즐거움을 줄 수도 있는, 나에게 경제적으로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를 잘 취사선택하는 것도 훈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에서는 'e-알리미'앱을 통해 학부모에게 공지사항, 가정통신문, 설문, 등을 알려 주고, 부모들과 소통하고 있다. 'e-알리미'를 통해 서울시에 있는 다른 교육기관의 유료, 무료 교육기회, 홍보성 안내문을 받기도 한다. 유익한 프로그램들도 많은 것 같다. 아이들도 이미 계획되어 있는 일정이 있고, 우리 부부도 일정이 있다 보니, 거의 신청을 못 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 주말에 'Money, 뭐니?'라는 제목의 초등학생 대상 금융교육이 있어, 신청을 했다. 선착순이었는데, 운이 좋아, 우리 아이들이 당첨되었다.
아이들 덕분?에 이야기거리가 많은 하루가 되었다. 교육을 하는 곳이 종로에 위치하고 있었고, 청계천이 근처에 있었다. 아이들이 교육을 받는 동안, 남편과 나는 오랜만에 청계천을 산책했다. 2005년 10월에 청계천 복원 사업이 완공되었고, 청계천은 서울 관광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산책 하는 동안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벌써 20년이 되었구나. 요즘 많은 공공장소에 애완동물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청계천 산책을 하는 동안, 애완동물을 동반한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안내 표지판을 발견해서 보니, 금지사항 중 하나가 애완동물은 청계천에 입장?할 수 없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찬성, 반대 의견으로 분명 나뉠 것 같다.
길게 잡리 잡고 있는 청계천의 특정한 위치 주변에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앉아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A4사이즈에 스케치 하고, 물감이나 수성, 유성펜을 이용하여 색칠을 하는 방식이었다. 살짝 살짝 엿보니 그림 실력들이 좋았다. 스케치를 하고 있는 주변과 건물은 '전태열 기념관'이었다. 남편과 나는 '전태열 기념관'에 들어가 둘러 보았다. 그림을 그리고 있던 분들은 전태열 기념관과 USK서울(국제 스케치 커뮤니티 Urban Sketchers)의 콜라보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분들이었다. 시민들이 그린 전태열 기념관, 전태열 열사와 관련된 상징물과 이야기들을 담은 스케치 그림들은 10일 동안 전시가 될 예정이었다. 우리는 미리 살짝 볼 수 있었다. 나는 오늘 '전태열 기념관'의 존재에 대해 알았다. 기념관에 대해 알아보니, 2019년 4월에 개관했다고 한다. 기념관을 둘러 보는 동안, 후진국 당시의 정말 열악한 노동환경을 느낄 수 있었다. 인간이 기계처럼 취급 받던 시대였다. 21세기인 지금은, 기술발전으로 우리는 생활의 편리함을 누리는 동시에 플랫폼 노동자로 일할 경우, 끝없는 경쟁속에서 적절한 보상을 보장 받기 힘든 노동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 되기도 했다. 곱씹을수록 어렵게 느껴졌다.
어반 스케쳐(Urban Sketchers)에 대해 들어보기도 했지만, 직접 눈으로 보기는 처음이다. 스케치한 풍경의 느낌이 대체로 무겁지 않고, 밝은 느낌이라 좋았다. 나의 관심을 끌었다. 나의 장점인지 단점인지 모르지만, 난 마음 먹으면 시작은 잘 한다. 살아 볼 수록 느끼는 것은, 시작보다 마무리가 휠씬 어렵다는 것이다. 행운 100일 글쓰기 도전?이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금강산도 식후경' 내가 좋아하는 속담이다. 아이들은 배가 고프지 않다고 해서, 점심을 먹지 않고 수업에 참석했다. 우리는 산책 후, 먹거리를 탐색해 봤다. 난 서울 생활 동안, 종로 주변으로는 생활을 많이 해 보지 않아, 잘 모르지만, 서울의 종로와 을지로에는 노포(老鋪, 오랜 세월 동안 같은 자리에서 한 가지 음식이나 업종을 꾸준히 이어온 오래된 가게)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운좋게 그런 가게를 발견했다. 메뉴는 4개였다. 우렁된장찌개, 된장찌개, 김치찌개, 순두부찌개. 오래된 스텐(스테인레스) 사발에 밥과 콩나물 무침을 같이 준다. 식탁에 있는 무우채 무침과 같이 비벼서, 4가지 기본 반찬과 주문한 4가지 메뉴 중 하나랑 식사를 하는 것이다. 우리 옆 식탁에는 20대 일본인 여자 2명이 일본말로 오이시~이!(맛있다)로 계속 말하면서 맛있게 먹었다.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오래 기다리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었다.
입도 즐겁고, 눈도 즐겁고, 몸도 건강하게 산책하고, 기분 좋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