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 15일

2025-9-6-토

by 코리아앤

서울에는 언제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오늘 아침은 평소의 같은 시간보다 어둡게 느껴졌다. 주중 아침에는 알람이 울리면 벌떡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 하지만, 주말 아침에는 아침 잠을 자고 싶다는 마음에, 이불자리에서 뒹굴뒹굴 거리고 싶은 마음에, 주중보다 늦은 알람, 주말이라도 적어도 이 시간에는 깨어 하루를 시작해야겠다는 시간,을 맞추어 두고 있다. 나이탓인지? 평소 주중의 습관 덕인지? 알람 보다 빨리 깬다. 비가 오면, 나의 신체 리듬은 느려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감정과 기분과 에너지 수준도 가라앉는 것 같다. 차분해진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난 비오는 날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 대부분이 직선과 효율의 방식으로 살아 오다 보니, 날씨도 과정에 방해가 되지 않는 날씨를 편하게 생각하게 된 것 같다. 뭐가 되었든 나를 편하게 해 주는 것을 좋아할 때가 많았던 것이다. 어쩜 극히 당연한 증상일 것같다. 이런 말이 있지 않은가?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또다른 이유는 나는 활동적이다. 비가 오면, 활동을 할 수는 있지만, 맘껏 하기에는 제약이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좀 더 생각해 보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는 비가 오는 것을 좋아한다. 비 소리도 좋고, 멍 때리는 것도 좋고, 책도 읽을 수 있고, 글도 쓸 수 있어 좋고, 생각도 정리할 수 있어 좋고, 커피가 준비되면 향도 너무 좋고. 비에 대한 내 마음이 모순투성이 같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되면, 비가 오는 것이 좋다고 했는데, 사실 비가 오니, 내가 좋아하는 것을 더 많이 할 수 있지 않은가? 비 오는게 좋구나.


0717_3.jpg 창 밖 빗방울, 이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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