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9-18-목
100일의 행운 매거진을 시작하고 우리집 물고기들에 대해 글(행운 2일)을 썼다. 얼마 전부터 베타의 활동이 아주 느려지고, 때로는, "혹시 죽었나?" 라는 느낌을 줄 만큼 움직이지 않을 때도 있었다. 어제 우리가족 곁을 떠났다. 아쉽게도 나는 보지 못 했다. 미안하다. 베타야. 남편은 아침과 저녁, 하루에 2번 먹이를 주는데, 어제 아침 먹이를 줄 때, 알게 되었다고 한다. 최근에 남편과는 베타가 아무래도 곧 하늘나라 갈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우리 아이들이 2학년 2학기 때, 학교의 방과 수업 중 하나인 생명 과학 수업에 참여했다. 한 수업에서, 딸과 아들은 각각 베타 한 마리씩을 수업을 받고 받아왔다. 아들과 딸은 각자의 베타를 키우기 위해 어항도 각각 사서, 각자의 베타를 키웠다. 베타는 한개의 어항에서 함께 키울 수 없다고 해서 그렇게 한 것이다. 그런데, 두 개의 어항을 가까이 두고 있으면, 아름다운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각각 다른 어항 속에 있지만, 서로를 마주하게 되면, 예쁜 몸짓을 보여 주었다. 참, 보기 좋았다.
베타는 수명이 보통 4년 정도라고 한다. 드물게는 5년까지 살기도 한다고 한다. 이번에 죽은 베타는 4년 정도는 살았을 것으로 계산된다. 우리집에 오기 전에 태어나서 자라는 시간이 아무래도 6개월 넘을 듯 하기 때문이다. 아들이 가져온 베타는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와서 얼마 안 있어 죽었다. 3년 정도 살다 죽은 것 같다.
운이 좋았다는 표현이 적절할지 모르지만, 아직까지 반백세 살아 오기까지 나에게 큰 상실의 아픔은 없었던 것같다. 부모님께서도 아직까지 건강히 활동하시면서 살아 계신다. 결혼 하고, 3년 정도 지나서, 시아버님께서 돌아가셨다. 아무래도, 제도로 묶인 가족의 상실을 극복하는데는 혈연으로 묶인 가족의 상실보다는 덜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남편은 많이 힘들어했다.
난 남사친이 많아서, 상대적으로 여자 친구가 적다. 같은 고향에서 같은 중학교를 다니고, 그 이후는 조금씩 삶의 내용들이 달라졌지만, 나를 포함 4명이 '복덩이'라는 이름으로 같이 어울리며 추억을 쌓았다. 그 중 한 친구가 30대 중반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내 마음에 새겨져 잊혀지지 않는 상실의 아픔이다. 그 친구는 내가 힘든 시간을 보낼 때, 무심한 듯 하면서도 따뜻하게 내 옆에서 시간을 같이 했기 때문에 더욱 그리운 친구이다.
지금 나는 100세 시대 후반의 인생을 시작했다. 내 주변에서 상실이 이전보다 휠씬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모든 만물은 탄생이 있으면 죽음, 소멸이 있으닌깐. 머리로는, 관념적으로는 알지만, 가슴은, 감정은 어떻게 감당할지 모르겠다. 기분이 급랭해진 느낌이다. 아무도 모르는 미래 그만 생각하자. 숨쉬고 있는 오늘 또 충실히 잘 살아보자. 살면서 더욱 실감 되는 것은 옛말 틀린 것이 하나 없다는 것이다. '개똥 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