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10-금
기후 위기 탓인가? 아님, 올해는 여름에 태풍을 동반한 장마가 없어 그런가? 비가 계속 오고 있다. 달력앱에는 이번 주말에도, 다음주 초에도 비가 예보되어 있다. 정확도는 장담할 수 없지만.
아침에 읽은 책에서 '혼자력'이란 단어를 만났다. 마음에 드는 단어였다. 중진국에서 배우고 익히고 성장한 나는 한국 전통 사회의 특징 중 하나로 어울림의 문화에 대해 배웠다. 어울림 문화의 장점들도 많이 있겠지만, 단점이라면 다양성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 '모난 돌이 정 맞는다'가 있다. 어울림 문화에서 눈에 튀거나 개성이 강하면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자신의 의견을 또박또박 말하는 경우에도 모난돌로 취급 받을 수 있다.
오랜 사회 생활을 하는 동안, 나는 내가 '모난 돌'과에 속한다는 생각을 종종 했다. 첫 직장인 한국의 대기업을 그만 둔 이유 중 하나도,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 문화가 싫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 운 좋게도 줄곧 외국계 회사에서 일 할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25년 전이니, 지금은 한국의 대기업 문화도 많이 변화하여 그렇지 않을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군인이란 직업과 군대란 조직은 정말 나와 맞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도 했었다.
'혼자력'이란 단어는 '독립적이다'라고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이 단어를 봤을 때, 나의 대학 시절이 떠오르기도 했다. 90년대 초, 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공부 할 때, 나의 학번에서, 여자는 나 혼자였다. 여자 중학교와 여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남녀공학(共學) 대학교를 갔는데, 사실은 남자대학교였다고 할 수 있겠다. 혼자는 가볍고, 빠르고, 편하고, 효율적일 수 있다. 하지만, 외롭기도 하다. 나의 대학 1년은 '혼자력'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이 무리, 저 무리에 따라 다녔다. 대표적으로 당구장에 가서, 당구는 안 치고, 짜장면만 먹고 시간을 보냈던 경험이 기억난다. 나의 내면의 '모난 돌' 기질이 '너 답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질문을 던졌다. 무리 속에서 '나다움'은 거의 없이, 그냥 여자 공대생으로 기억 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독립적으로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혼자 공부하는 것은 괜찮은데, 가끔은 혼자 밥을 먹어야 하는 것은 힘들었다. 지금의 나는, 원래 타고난 독립적인 성향이 강화된 것인지? 환경으로 인해 독립적인 성향으로 변화 되었는지? 모르지만, 난 꽤나 독립적인 사람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한국의 1인 가족, 1인 문화가 활발하다. '혼(혼자)'과 결합된 상태를 표현하거나 행동을 표현하는 단어, 말이 많다. 혼밥, 혼술, 혼커피/혼카페, 혼간식, 혼요리, 혼영(영화), 혼드(드라마), 혼게임, 혼독(독서), 혼산(등산), 홈캠(캠핑), 혼여(여행), 혼코노(코인노래방), 혼족(1인가족), 혼잠(수면), 혼쇼핑, 혼공(공부), 혼운동, 혼산책, 혼모임, 혼콘텐츠, 혼챌(챌런지), 혼셀(사진찍기)!
가족과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도 소중하지만, 나 스스로와 함께 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간간이, 때때로, 이따금씩, 부정기적으로 혼여에 도전하려 한다. 기분 좋은 일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