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베이지 Mar 13. 2016

MC 몽의 컴백과 국민이 든 멸공의 횃불.

2014. 11. 04 / 군 복무를 앞 둔, 혹은 마친 장정들에의 위로





▲ Miss Me or Diss Me








1.


11월 3일. 엠씨몽이 돌아왔다.


Miss Me or Diss Me 라는 자극적인 타이틀로.









사실 나는 아티스트와 인간성을 결부시키는 시도들을 경멸한다.


그 둘 사이에는 감정적 호소 외에는 논리적인 연결고리가 없기 때문임.


(예컨대, 얘는 일진 출신에 인간성이 별로. 고로 노래는 안들어.)











하지만 엠씨몽의 경우에는 그 궤가 다른데 오늘의 포스팅은 그 이유에 대해서이다.
















2.



연예계에서 주홍글씨가 새겨지는 여러 죄목 중,


여파로 치자면 그 강함이 흰수염 급인 병역비리와 마주했던 엠씨몽은, 2009년 이후로도 5년을 더 쉬어야 했다.


(이미 흰수염을 만났던 그의 선배 스티븐 유는 '입국금지'라는 전례없는 조치에, 가요계의 뒤안길로 사라진 바 있다. 개인적으로는, 국민정서에 의해 시행된 유례없던 지나친 방법이었다고 판단한다.)








그의 뒤를 이어 괄약케이와 디기리 같은 훌륭한 후배들이 등장했지만,


개중에서도 엠씨몽의 죄질은 특히 고약하게 느껴진다. 그 이유는,














첫째, 공식적으로만 월 천만 단위로 수익을 내던 연예인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












이는 커피를 존나게 마셔 순간적으로 혈압을 높여, 항문 주변의 괄약근에 힘을 주는 수법을 썼던


괄약케이에 뒤지지 않을 명백한 병역기피였다. 실제로 엠씨몽은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기타 엠씨몽이 시전한 병역회피 스킬들은, 법의 허점을 요리조리 공략하는 데 성공한다.


예컨대, 발치할 당위가 없는 치아를 뽑아 버림으로써 면제사유를 충족시킨 것이다.


60만 동포는 그 사유를 증명할 순 없었지만, 심지어 엠씨몽을 옹호하는 사람 가운데서도


임플란트가 무서워 발치를 선택했다는 그 발언을 믿을 사람은 없다.

















▲ MC몽 입연연기 기록.










▲ MC몽 네이버 지식인 질문글.




















둘째, 그 5년 사이에 자숙보다는 영리활동을 택한 점.











엠씨몽이 '이단옆차기'라는 이름으로 영리활동을 계속해온 정황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iframe width="720" height="438" src="http://serviceapi.nmv.naver.com/flash/convertIframeTag.nhn?vid=AA05A3A70A755B78C12BB4C44942E1F4D01E&outKey=V122608431cc64849b3f5eaeefb71a5bd30bf8d10a67db0b49697eaeefb71a5bd30bf" frameborder="no" scrolling="no"></iframe>

▲ 가수 '린'이 라디오에서 얘기했던 녹취록.













이외에도 과거 걸그룹 티아라 멤버였던 아름이 이단옆차기 작곡 '전원일기'로 활동하던 당시 SNS에,


"곡을 선물해주신 MC몽 선배님 감사합니다"는 글을 올린 뒤 바로 삭제한 일례가 있다.




















셋째, 5년 간의 시간이 필요했던 이유.











엠씨몽은 일말의 사건 후에 정황이 불리해지자,


지금이라도 나라가 불러주면 군대를 가겠다고 선포한다.


웬걸.


국방부는 쌍수를 들고 환영하겠다고 얘기했다. 


MC몽에게 그러라고 한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는 이처럼 위대하다.













하지만 엠씨몽은 부족했던 치아 탓일까. 


입대 대신 침묵으로 자숙을 얘기했고,


2014년 11월이 되어서, 복귀를 하게 된다. 


우연찮게도, 그의 나이 만 35세가 되는 해에 말이다.















만 35세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공식적으로 면제를 허용받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엔 법이 엠씨몽을 지켜줄 차례가 된 것이다.


이번에도 물론 판단은 글을 읽는 본인들의 몫이다. 다만....





















3.



나 역시도 법의 맹점을 이해한다. 어쩔 수 없는 그늘도 숙지한다.


일이야 어찌하였든, 일부분이나 그 죄목의 댓가를 치뤘고,


그 이후의 인간사를 손가락질할 권리는 우리에게는 없다.









아티스트는 그 아티스트의 작품으로 평가를 받아야 마땅하다.


그래서 이젠 그가 보여준 결과물을 얘기하려고 한다. 


우습게도,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네티즌의 분노를 산 대목은 여기에 있다.















▲ 수록곡에서 발췌한 가사.











서두에, 연예인들에게 그어지는 주홍글씨의 사유로 언급한 '병역비리' 외에 '대마'라는 범법행위가 있다.


대마수사가 이뤄지면 아직도 1975년에 이미 철퇴를 맞았던 김추자까지 줄줄이언급되는 게 현실이다.


그들은 후배들의 대마행위가 불거질 때마다, 고개 숙여 지난 날을 반성하고


스크린에서 본의 아니게 모습을 감춰야 했다.



(실제로 이승철은 본인이 라이브의 황제라는 별명을 얻었을 때는, 출연금지를 먹었을 당시가 아닌 후배들의 대마행위로 자신까지 엮여 출연이 힘들었을 때였노라 고백한 바 있다.)















그러한 이유로 엠씨몽의 이번 앨범은 굉장히 불쾌하다.




오만하다.





그가 외치는 hater는 사실, 그런 낱말로 치부될 치졸한 사람들이 아니다.


오히려 그가 고개 숙여 사죄해야 할, 그를 먹여 키워 준 은인들이었다.













이 모든 게 루머일 뿐이라고. 우리가 하는 이 키보딩이 시간낭비라고. loser 들의 타고난 특기.

같은 남자로서 참 우습다고. 왜 남 잘되는 꼴을 못 봐. 왜 매를 벌까.


(수록곡 가사 일부 발췌.)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엠씨몽은 면제대상이 맞다.


이러한 사고수준으로는 제대로 된 복무를 할 가망이 없다.


어쩌면 국방부의 현명한 판단이었던 것이다.
























4.




사람은 사람이기에 용서받을 수 있다.


물론 당사자가 용서를 구할 때.









사실 차트를 독식한 엠씨몽보다 가슴이 아픈 건,


이만했으면 봐줘야 한다는 시선들이다.


현행법에 의해 처리가 된 사안에 더 돌을 던질 마음은 없다.


필자는 오히려 그들의 향후 사회적 활동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의견으로 살아왔다.










하지만 엠씨몽의 이러한 태도는 비슷한 위치에 있는 스티븐 유나 싸이와는 판이하다.


좆까라는 식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한민국의 한 장정으로써 멸공의 횃불을 든다.


그의 가사들이 차트에 오르락 대는, 작금의 현실을 땅을 치며 개탄한다.


횃불과 함께 한마디로 긴 포스팅을 마친다.







그래. 좆까라.






매거진의 이전글 2014년 7월의 편린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