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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램프 Mar 27. 2023

팀장들이여,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

좋은 팀장이 되기보다 팀장의 '글로리'를 기억할 것

최근 학교폭력을 주제로 한 넷플릭스 시리즈물이 화제였습니다. 작품을 쓴 작가는 이미 몇 년 전에도 비슷한 학교폭력과 사회배려자 전형 등을 소재로 드라마를 선보인 적이 있었습니다. 일명 금수저들의 고등학교 학창 시절을 재벌, 학교폭력, 로맨스와 성장이라는 키워드로 버무려 많은 화제를 모았었고, 작가의 맛깔난 대사들 역시 회자되었습니다.      


작가는 드라마에서 재벌 그룹의 상속자들 역시 특권을 누리기 위해서는 포기하고 견디어야만 하는 것들이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었고, 누군가는 그 정도가 별것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진실은 어디에서나 통하나 봅니다.


회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리더들은 직원들에 비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임원은 말할 것도 없고, 팀장들만 하더라도 팀을 운영할 수 있는 권한과 직원들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평가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팀을 관리하고, 더 나은 성과를 이끌기 위한 권한입니다.  


그러나 팀장들끼리 모여 술잔이라도 기울이는 날이면, 팀장들은 팀장이 되니 작년까지만 해도 같이 웃고, 술 마시던 팀원들과 거리가 생기고, 점점 더 외로워진다고 토로합니다. 팀원들을 위해 본인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도 하고, 팀원들을 위해 뭐라도 하나 더 챙겨 돕고자 하지만, 정작 돌아오는 건 공허한 메아리뿐이라고 말입니다.     


처음 팀장 보임을 받고서는 팀원들이 생겼다는 것에 감격스럽고, 팀원들이 고맙기만 했습니다. 좋은 팀장이 되고자 결심했으며, 내가 팀원이었을 때 섭섭하고, 어렵던 일들을 잘 헤아려, 나는 꼰대 팀장은 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도 했었습니다. 나의 선배들이 보여줬던 리더십과는 다른 열린 리더십으로 젊은 팀원들과 소통하고, 육아로 힘들어하는 팀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연차를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섬세한 여성 리더십을 보여주고자 애를 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론은 시대는 변했지만, 조직의 구조는 변하기 어렵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쪽에서의 일방적인 배려는 다른 쪽에서는 권리가 되기가 쉽다는 뜻입니다. 한쪽에서는 배려했다는 것이 한쪽에서는 권리가 되어버린다면, 그 배려의 취지는 빛이 바래기 쉽고,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더 나은 성장을 위한 배려들은 차츰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게 되고, 더 나은 성과를 위한 몰입의 순간에도 그 취지를 망각하는 일들이 빈번해지고 말았습니다.


팀장인 리더는 결국 조직의 성과를 짊어지고 가는 이들입니다. 아무리 좋은 팀장, 나에게 편한 리더라고 하더라도 팀장, 리더가 평가받는 것은 결국 조직의 성과인 것입니다. 팀워크가 점차 느슨해지고, 팀장의 권리가 사라진 조직에서 조직은 회사가 원하는 방향을 잃기가 쉽습니다. 즉, 개인적인 만족에 심취한 조직은 냉철한 성과에 대한 평가를 받아들이기 힘들어지고, 회사는 이를 간과하지 않으니 말입니다. 

    

팀장은 팀원들의 평가권을 가집니다. 이 평가권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강력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 평가권을 채찍과 당근으로 팀원들을 회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방향성을 잃지 않고, 함께 나아가도록 이끌어야 하는 것입니다.


소통 잘하는 팀장, 팀원을 배려하는 팀장, 말하면 뭐든 OK라고 하는 팀장은 팀원들을 이끌 동력을 상실하기 쉽습니다. 팀원들 속에서 홀로 팀장인 팀장들이 외로움과 험담의 무게를 견디고서라도 지켜야 하는 것, 그것은 조직의 성과를 책임지기 위해 쓴소리를 하고, 가끔은 팀원들에게 원망을 듣더라도 능력 있는 팀이 되어야 하는 것, 그것이 팀장의 ‘글로리’인 것입니다.      


조직이 점차 젊어지고, 더 이상 50대 팀원과 40대 혹은 30대 팀장이 이상하지 않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팀장들은 늘 괴롭습니다. 겉에서 보기에는 권력을 쥐고, 뭐든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 팀장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팀원들을 잘 이끌고, 지원해 주고, 지지해 주는 것뿐. 모든 성과는 팀원들을 통해서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팀장들이여, 왕관의 무게를 견디듯, 외로움을 견디고, 험담을 견디고,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욕심과 좋은 팀장이 되고 싶다는 욕심 또한 벗어 버리길! 대신 능력 있는 팀장, 팀을 잘 관리하는 팀장이라는 그대들만의 ‘글로리’를 지켜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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