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촤르르륵~

도서관에서 만난 사람들

by 푸르미르

책 반납은 직원에게 할 수도 있고, 기계로도 가능합니다. 저에게 반납되는 책들에 한해 책 양쪽을 잡고 촤르르륵 책장이 빠르게 넘어가도록 하였습니다. 책에 낙서가 있는지, 이용자의 물건이 책 사이에 있는지 확인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책을 한 번에 독파하시는 분도 계시고, 책갈피를 껴놓고 나눠서 읽는 분도 계십니다. 제게 반납된 책을 확인했을 때, 만났던 책갈피는 다양합니다. 가스요금 고지서, 명함, 편지, 메모했던 종이, 책장 접기, 사진, 구매한 책갈피, 홍보문구가 적혀있는 어디선가 받은 책갈피 등이 있었습니다.


단, 모든 직원들이 저처럼 책장을 넘기며 확인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방금 반납한 이용자의 물건일 수도 있고, 예전 반납자의 물건일 수도 있고, 대출하지 않고 도서관에서 책을 읽었던 분의 물건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주인에게 제대로 찾아주기가 어려웠습니다.


고지서, 편지는 개인정보가 적혀있기에 주인을 찾기가 쉬웠습니다. 그러나 명함, 구매하거나 받은 책갈피, 메모지는 주인을 찾기가 어러웠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은 재빨리 반납하신 분에게 가지고 가서 여쭤봤습니다.


"혹시, 선생님의 것인가요?"


본인의 것이 맞다면 "아! 네 감사합니다."라고 하시며 받으셨습니다. 아닐 경우는 의아해하시며 "아니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자료실에 계셔서 찾아드리면, 자료실에서 나가실 때 일부러 오셔서 저에게 인사를 하고 가셨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고생하세요.", "수고하세요."


보통 책 반납을 하시면 바로 자료실 밖으로 나가시는 분도 계시고, 책을 더 빌리고자 서가 사이에 계신 분도 있었습니다. 나가신 분들의 물건이라면 개인정보가 적혀있거나 중요해 보이거나 값비싼 물건 같을 경우, 찾아가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면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받았었습니다.



책 사이의 물건을 찾아주는 것이 어떻게 보면 꼭 해야 하는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물건이 추억이 깃든 물건일 수도 있고, 고지서, 명함, 메모는 필요한 물건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찾아드리면 감사해하시는 모습을 볼 때도 흥미로웠습니다. 눈이 동글해지시거나, 웃는 모습을 보여주셨기 때문입니다. 또한 나가실 때 저에게 와서 인사를 하시면 뿌듯하고, '잘한 일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책갈피들입니다^0^

책 반납하시기 전에 한 번씩 촤르르륵 책장을 넘겨보시는 게 어떨까요?

특히 연말연시에 개인정보가 적힌 책갈피의 비중이 평상시보다 약 5%는 많았습니다. 벌써 오늘이 2022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23년에도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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