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시정 아르바이트를 해봤습니다.
우당탕! 풀썩.
제가 있던 자리에서 오른쪽으로 4번째 자리에서 일하시던 9급 공무원이 의자에 앉으려다가 엉덩방아를 찧으셨습니다. 코피까지 흘리셨고, 나이가 50대 후반이시라 대리석바닥에 잘못 쓰려지셨으면 어쩌나 했습니다. 저는 놀래서 벌떡 일어나 그분께 가려했으나, 다시 자리에 앉아서 쳐다만 보게 되었습니다.
주위 직원분 3명이 그분을 부축해 주고, 괜찮으시냐고 물어보셨습니다. 그 통로가 좁기 때문에 제가 그 자리에 갈 공간이 없었습니다.
넘어지신 공무원 분은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입사한 지는 얼마 안 된 9급 공무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공무원 바로 왼쪽 옆자리의 공무원은 쳐다보지도 않고 가만히 일만 했습니다. 제가 주민센터에 시정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을 때 그 가만히 있던 공무원은 이 주민센터로 발령이 나서 왔습니다.
이 분은 40대로 보였는데, 처음에 왔을 때부터 직급과 실세인 듯 한 분들에게만 싹싹하게 대했습니다. 당연히 저는 대학생 시정아르바이트생이니 있으나마나 한 사람으로 여기셨습니다. 제 도움이 필요할 때만 좋게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자신보다 낮은 직급이거나 힘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말도 걸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바로 옆자리의 직원이 쓰러졌는데, 어찌 눈 하나 깜짝 안 하는지 사람이 참 처음부터 한결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쓰러졌던 공무원이 일하는 소리를 들을 때도 너무 느린 처리에 비웃고, 출근해서는 그분께는 인사도 안 했습니다. 근데 사람이 쓰러졌는데, 전혀 쳐다보지도 않는 것이 참.. '이 분은 인간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들 어떡하냐고 하고, 부축이고 하는데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면접에서 인성을 판별하기가 어렵겠지만, 이런 사람이 공무원이라고 생각하니 세금이 아까웠습니다.
민원 응대할 때도 돈 있어 보이거나 세련된 사람들한테는 잘 대해주지만, 어르신이나 가난해 보이는 분들한테는 심드렁 심드렁했습니다.
당시 저는 행정직 공무원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저런 사람이랑 동료가 될 생각 하니 기분이 안 좋았습니다. 지금은 그분이 다른 곳에서 근무를 하고 계시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지만, 예외가 있었으면 합니다. 그분이 변해서 직급 상관없이, 빈부에 상관없이 모두 똑같은 사람 한 명, 한 명으로 보고 일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