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삶에서 삶이 연결되는 이음새에서는
물비린내와 아몬드 냄새가 났고
죽고도 죽지 못한 인간은 사념체가 된다
미소로 읽어내렸던 누군가의 따뜻한 문장을
다시 마주했을 때에는 눈물로 읊을 수 밖에 없었다
그 때문에 구전이 아닌 문장으로 기억되리라 마음 먹었다
스스로 적어낸 문자로써
몇 번이고 다시 읽어내고 구체화하도록
댓가없는 정념으로 타오르기를 멈추었을 때
뇌리에는 부서진 형태소만이 신음했다
아무런 문장도 쓸 수 없겠다고 문득 알게된 순간
고꾸라지는 의지 위로 폭설이 내렸다
누구건 살아서 녹는 모습을 볼 수 없는
만년설이 쌓여 거대한 육체를 옹송그렸다
왜 죽지 못했는지 죽을 수 없었는지
이유를 풍랑 속에 놓쳐버린 채
매끄럽게 굳어갈 뿐이었다
지퍼가 여닫히는 소리가
마치 장판 위로 긁히는 적린의 소리와 같아서
체온의 환후를 맡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