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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중앙아시아인가

숫자로 보는 한국의 인력 위기

by Miracle Park



# 연봉 7천만 원을 줘도 오지 않는다

2023년 가을, 한 제조업체의 HR담당자는 채용 공고를 올리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직원 평균 연봉이 7,000만 원을 넘고 초봉이 5,000만 원에 달하지만, 지난해 입사 지원자가 4년 전 5,000명 안팎에서 5분의 1인 1,000명대로 급감했다. 한때 '고·삼·동'(고려아연, 삼천리, 동서식품)이라 불리며 공기업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렸던 알짜 제조업체들조차 지원자 급감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것은 특정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2024년 6월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직종별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전체 산업 평균 미충원율은 8.3%였지만 제조업은 20.3%로 두 배 이상 높았다. 기업이 적극적으로 구인 공고를 냈지만 사람을 구하지 못한 비율이 5개 중 1개에 달하는 것이다.



# 20년 후, 천만 명이 사라진다

문제의 근원은 인구구조에 있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2024년 5월 발간한 '2024 인구보고서'는 충격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15~64세 생산가능인구는 2023년 3,657만 명에서 2044년 2,717만 명으로 줄어든다. 단 20년 만에 940만 명, 약 26%가 감소하는 것이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 2022~2072년' 보고서는 더욱 암울한 미래를 그린다. 총인구는 2022년 5,167만 명에서 2072년 3,622만 명으로 감소하며,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022년 3,674만 명에서 2072년 1,658만 명 수준으로 떨어진다.


한국무역협회가 2024년 1월 발표한 '생산가능인구 감소 대응을 위한 기업의 생산성 제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는 저출산 및 고령화의 여파로 2020년 37,379천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50년에는 지금보다 약 35.3% 감소한 24,189천 명 수준이 될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2022년 2월 발표한 '2020~2030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에 따르면, 2030년까지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는 134만 4천 명이 늘지만 1564세는 320만 2천 명이 줄어든다. 청년층 비중은 14.7%로 급격하게 낮아지는 반면, 50세 장년층 이상 비중은 55.0%로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제조업 현장의 비명

인력난은 특히 제조업에서 심각하다. 고용노동부의 2024년 상반기 조사에 따르면, 2024년 4월 1일 기준 부족인원은 46만 9천 명으로 그중 제조업이 9만 7천 명으로 가장 많았다.


미충원율 통계는 더욱 충격적이다.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2024년 7월 발표한 '2024년 하반기 주요 업종 일자리 전망'에 따르면, 2023년 하반기 기준 디스플레이 산업의 미충원율이 37.9%로 가장 높았고, 조선(36.3%), 기계(35.3%), 철강(35.0%), 자동차(30.2%) 업종도 30%를 넘었다. 제조업 8개 주력 업종의 미충원율이 모두 20%를 넘어선 것이다.


철강업의 경우 2024년 상반기 구인인원은 총 5,700명이었지만 4,600명만 채용됐다. 미충원율은 20.1%로 전년 동기 대비 15% p나 축소됐으나 여전히 전 산업 평균치인 8.3%의 두 배 이상이다. 미충원의 주요 원인으로는 구직 기피 직종이라는 점(21.5%), 임금 등 근로조건 미달(20.3%), 기업이 원하는 학력 및 자격 부족(20.3%) 등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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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라밸 넘어, 글로 부를 재창조하는 출간 작가. AI 시대, 질문의 힘으로 사유를 확장하고 퓨처 셀프를 향한 지혜로운 여정을 독자들과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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