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을 중심으로
중앙아시아 5개국(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은 구소련으로부터 1991년 독립한 이후 각국의 경제 발전 경로를 따라 서로 다른 노동시장 특성을 보이고 있다. 본 분석은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한 우즈베키스탄을 중심으로 다른 4개국과의 임금 수준, 교육 수준, 한국 진출 인력 규모를 비교한다.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 약 3천500만 명의 인구를 보유한 최대 인구 국가로, 2024년 1분기 기준 월평균 명목 임금이 약 492만 숨, 환산하면 약 55만 원 수준에 도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2퍼센트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우즈베키스탄 통계청 자료가 이를 뒷받침한다. 최저임금은 2024년 기준 월 80달러 수준으로, 한화 약 10만 원에 해당하며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낮은 최저임금 국가로 분류된다.
우즈베키스탄은 노동가능 인구인 15세에서 64세 인구가 전체 인구의 7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어 풍부한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국내 일자리 부족으로 해외 이주 근로자가 많다. 해외 이주 근로자의 국내 송금액은 2022년 기준 GDP의 16.8퍼센트로 경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발전한 국가다. 2024년 기준 최저임금은 월 188달러, 한화 약 25만 원 수준으로 우즈베키스탄의 80달러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다. 1995년 카자흐스탄의 1인당 GDP가 약 1,300달러였던 것에 비해, 같은 시기 우즈베키스탄을 포함한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3자리 수 국민소득을 벗어나지 못하는 최빈국 상태였다.
카자흐스탄은 석유와 천연가스 등 풍부한 천연자원을 기반으로 경제 성장을 이루었으며, 2023년 12월 기준 외국인 근로자 약 13,870명을 유치했다. 이 중 우즈베키스탄 출신이 969명으로 6.9퍼센트를 차지해, 우즈베키스탄이 카자흐스탄의 주요 노동력 송출국 중 하나임을 보여준다.
키르기스스탄은 2024년 IMF 통계 기준 1인당 GDP가 1,930달러로 중앙아시아에서 타지키스탄을 제외하면 가장 가난한 나라다. 평균 월급은 약 100,000 소모니, 환산하면 약 120달러 수준이다. 인구 약 550만 명의 작은 국가로, 대통령 친인척의 부정부패와 빈약한 지하자원으로 경제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타지키스탄은 중앙아시아 최빈국으로 키르기스스탄과 유사한 수준의 평균 월급인 약 12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높은 경제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절대적인 소득 수준은 여전히 낮으며, 많은 타지크인이 러시아 등 해외로 이주해 일하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구소련 독립국 중 유일하게 계획경제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다. 석유와 천연가스 자원이 풍부하지만 폐쇄주의 성향이 강해 정확한 임금 통계를 얻기 어렵다. 경제적 수준은 우즈베키스탄과 유사한 중간 정도로 평가되나, 극도로 제한적인 정보 공개로 인해 구체적인 임금 데이터는 확인하기 어렵다.
중앙아시아 5개국의 임금 수준을 종합하면, 카자흐스탄이 월 188달러 이상으로 가장 높고,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이 중간 수준,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이 월 120달러 수준으로 가장 낮다. 우즈베키스탄의 평균 월급 약 55만 원은 한국 최저임금의 약 4분의 1 수준이지만, 중앙아시아 역내에서는 중간 위치를 차지한다.
우즈베키스탄은 1997년 교육제도 개혁을 통해 교육법과 국가인재양성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성인 문해율을 99.7퍼센트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선진국 수준에 해당하는 놀라운 성과로, 구소련의 교육제도를 기반으로 서구의 교육제도를 결합한 독자적인 시스템이 효과를 발휘한 결과다.
우즈베키스탄은 볼로냐 협약을 채택해 학사, 석사, 박사 체제로 개편했으며, 통신교육이 잘 발달해 전체 고등교육 학생 중 47.3퍼센트가 통신교육을 통해 학습한다. 주간교육은 52.4퍼센트, 야간교육은 0.3퍼센트로 다양한 교육 방식이 공존한다. 교육기회의 남녀평등도 달성했으며, 대통령 장학 프로그램을 통해 우수 학생들이 해외에서 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카자흐스탄은 볼로샥 대통령 장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석·박사과정뿐만 아니라 학부생들도 해외 교육기관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장학제도의 혜택을 받은 학생들은 귀국 후 5년간 전공분야 국가기관에서 종사할 의무를 진다. 카자흐스탄의 교육 수준은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편에 속하며, 러시아어와 카자흐어를 모두 공용어로 사용해 언어 교육도 발달했다.
키르기스스탄은 구소련 교육제도를 그대로 답습해 취학전 교육부터 초·중·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무상교육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국가 경제력이 취약해 교육 인프라 투자가 제한적이다. 러시아어와 키르기스어를 함께 공용어로 사용하며, 최근에는 키르기스어 사용이 증가하는 추세다.
타지키스탄도 소련식 교육제도를 유지하고 있으나, 최빈국 상태로 인해 교육 시설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9년까지 러시아어를 민족간 공용어로 지정했으나 이후 폐지했으며, 현재도 러시아어는 주요 외국어로 활용된다.
투르크메니스탄은 폐쇄적인 국가 특성상 교육 수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제한적이다. 계획경제 체제를 유지하면서 국가 주도의 교육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국제적인 평가나 통계 자료는 거의 공개되지 않는다.
중앙아시아 5개국은 모두 구소련의 교육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기본적인 문해율은 높은 편이다. 우즈베키스탄의 99.7퍼센트 문해율은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뛰어난 성과로 평가된다. 카자흐스탄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국제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질적 수준을 높이고 있다. 반면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은 경제적 제약으로 교육 인프라 개선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2006년 3월 한국과 고용허가제 양해각서를 체결한 이후 현재까지 누적 약 6만 9천여 명의 근로자가 한국에서 근무했다. 이는 중앙아시아 지역 송출국 중 가장 큰 규모다. 2024년 현재 약 8천 명의 우즈벡 근로자가 제조업과 서비스업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이 한국 노동시장에서 선호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첫째, 풍부한 노동력과 안정적인 노사관계가 장점으로 작용한다. 둘째, 높은 문해율과 교육 수준으로 업무 적응력이 뛰어나다. 셋째, 중앙아시아에 거주하는 고려인 후손들과의 역사적 연결고리가 있어 문화적 친근감이 있다. 우즈베키스탄에는 약 10만 명 이상의 고려인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키르기스스탄은 2007년 한국과 고용허가제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매년 약 300여 명의 근로자가 입국하고 있다. 2017년 4월 기준 약 1,000여 명이 한국의 중소기업 현장에서 근로 중이었다. 키르기스스탄 근로자들은 외모상 한국인과 비슷하고 한국어 습득능력이 우수하며 입국 처리절차가 빠른 장점이 있다.
키르기스스탄은 인구가 약 550만 명으로 작지만, 국내 일자리 부족으로 해외 취업 수요가 높다. 한국 진출 규모는 우즈베키스탄에 비해 작지만, 인구 대비로 환산하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발전한 국가로, 한국으로의 노동력 송출 규모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자국 내에서도 충분한 일자리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반고용허가제 국가로 지정되어 있어 소규모 인력 교류는 이루어지고 있다.
타지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의 경우, 한국 고용허가제 양해각서 체결 현황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는 제한적이다. 타지키스탄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해외 취업 수요가 높지만, 한국으로의 진출은 우즈베키스탄이나 키르기스스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파악된다.
2023년 기준 한국의 일반고용허가제 대상 국가는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베트남, 몽골,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파키스탄, 중국, 방글라데시, 키르기스, 네팔, 미얀마, 동티모르, 라오스 등 16개국이다. 이 중 우즈베키스탄은 누적 송출 인원과 현재 체류 인원 모두에서 중앙아시아 국가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다.
우즈베키스탄 근로자들은 제조업, 건설업, 농축산업, 서비스업, 어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근면성과 적응력으로 한국 중소기업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키르기스스탄 근로자들도 한국어 습득 능력이 우수해 중소기업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어 풍부한 노동력이 가장 큰 자산이다. 중간연령이 29세로 젊은 인구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안정적인 노사관계도 장점으로 꼽힌다. 농업에 적합한 토지가 많아 동부 지역에 농업 산업이 발달했으나, 전체적으로는 일자리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러시아 중앙은행 2013년 보고서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 노동 이주자들이 고국으로 송금하는 금액이 56.7억 달러에 달해 우즈베키스탄 경제의 16.3퍼센트를 차지한다. 이는 해외 노동력 송출이 국가 경제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2001년부터 한국의 3D 분야에서 우즈베키스탄 남성 노동자가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추세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천연가스와 석유 등 자원 수출로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노동시장도 안정화되었다. 이는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에게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으며, 우즈베키스탄도 경제 발전을 통해 국내 일자리를 늘리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은 경제가 약화되어 있어 노동시장도 불안정하다. 키르기스스탄은 쿰토르 금광을 보유하고 있으며 금 수출이 전체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전체 인구를 위한 충분한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한다. 타지키스탄은 높은 경제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절대적 소득 수준이 낮아 많은 인구가 러시아 등 해외로 이주해 일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5개국은 모두 구소련 출신으로 러시아어가 광범위하게 통용된다. 특히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은 러시아어 사용이 일상적이다.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은 독립 후 러시아어 배제 정책을 실시했지만, 여전히 대도시에서는 러시아어가 널리 사용된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은 튀르크어족에 속해 언어가 서로 유사하다. 이는 역내 인력 이동 시 언어 장벽이 낮다는 의미다. 타지키스탄만 페르시아어 계통의 타지크어를 사용하지만, 역시 러시아어가 공통 소통 수단으로 작용한다.
중앙아시아 5개국의 노동시장을 우즈베키스탄 중심으로 비교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 임금 수준은 카자흐스탄이 가장 높고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이 가장 낮으며, 우즈베키스탄은 중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최저임금 188달러는 우즈베키스탄의 80달러보다 두 배 이상 높으며,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의 평균 월급 120달러와 비교하면 그 격차가 더욱 뚜렷하다.
둘째, 교육 수준에서는 우즈베키스탄이 99.7퍼센트의 문해율을 달성해 가장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카자흐스탄도 경제력을 바탕으로 국제적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질적 수준을 높이고 있다. 모든 국가가 구소련의 교육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기본 교육 수준은 높은 편이다.
셋째, 한국 진출 인력 규모에서는 우즈베키스탄이 누적 약 6만 9천여 명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다. 현재도 약 8천 명이 한국에서 근무 중이며, 이는 중앙아시아 송출국 중 가장 큰 규모다. 키르기스스탄도 매년 꾸준히 약 300명을 송출하고 있으며, 한국어 습득 능력이 우수해 중소기업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넷째,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어 풍부한 노동력이 가장 큰 자산이다. 높은 문해율과 교육 수준, 안정적인 노사관계, 중간 수준의 임금 등이 결합되어 한국을 포함한 해외 노동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다섯째, 중앙아시아 5개국은 모두 해외 송금이 국가 경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우즈베키스탄과 타지키스탄은 GDP의 15퍼센트 이상을 해외 송금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 노동시장에서의 역할이 매우 크다.
한국 입장에서 우즈베키스탄은 안정적인 노동력 공급원으로서 중요한 파트너다. 높은 교육 수준과 문화적 친근감, 한국어 습득 능력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우즈베키스탄과의 노동력 교류는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키르기스스탄도 소규모이지만 우수한 인력을 공급하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앙아시아 노동시장의 이해는 한국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와 국제 협력 강화에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다. 각국의 경제 발전 수준과 교육 시스템, 문화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며, 우즈베키스탄을 중심으로 한 중앙아시아와의 노동 협력은 앞으로도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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