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독일 아우스빌둥 vs 한국 고용허가제:

두 가지 철학

by Miracle Park



왜 독일은 외국인을 '훈련생'으로, 한국은 '단순노무자'로 부르는가

같은 노동력 부족 문제를 마주한 두 선진 산업국가가 정반대의 해법을 선택했다. 독일은 외국인을 미래의 숙련 인력으로 키우는 '아우스빌둥(Ausbildung)' 체계를 운영하고, 한국은 한시적 노동력 공급에 초점을 맞춘 '고용허가제'를 시행한다. 이 차이는 단순한 제도 설계의 문제가 아니라, 이민자를 바라보는 근본적 철학의 차이를 드러낸다.


1. 아우스빌둥: 숙련 형성의 유럽 모델

독일의 아우스빌둥은 400년 역사를 지닌 이원화 직업교육(Dual Vocational Training) 체계다. 2024년 독일 연방고용청(Bundesagentur für Arbeit) 통계에 따르면, 전체 아우스빌둥 훈련생 중 약 12만 명이 외국 국적자였으며, 이 중 비EU 출신이 40%를 차지했다.


핵심 특징

체계적 숙련 형성: 훈련생은 2-3년간 기업 현장(주 3-4일)과 직업학교(주 1-2일)를 오가며 330개 공인 직종 중 하나의 전문 자격을 취득한다. 2025년 기준 월평균 훈련수당은 1차년도 €900-1,100, 3차년도 €1,200-1,500 수준이다.


장기 통합 경로: 훈련 완료 후 최소 2년의 취업 허가가 자동 부여되며, 정규직 취업 시 체류 기간이 무제한 연장된다. 독일 이민법(AufenthG) 제18a조에 따르면, 숙련 노동자로 4년 근무 후 B1 수준 독일어 능력을 갖추면 영주권(Niederlassungserlaubnis) 신청이 가능하다.


사회적 인정: 훈련생은 처음부터 '미래의 동료'로 인식된다. 2024년 독일상공회의소(DIHK) 조사에 따르면, 아우스빌둥 이수자의 70%가 훈련 기업에 그대로 고용되며, 이들의 10년 후 평균 임금은 독일 중위소득의 95% 수준에 달했다.


2. 한국 고용허가제: 단기 활용 모델

한국의 고용허가제는 2004년 도입된 '순환형' 외국인력 정책이다. 2024년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약 30만 명의 E-9 비자 소지자가 제조업, 농축산업, 건설업 등에 종사하고 있다.


핵심 특징

단기 순환 원칙: 최초 체류 기간은 3년이며, 재고용을 통해 최대 4년 10개월까지만 연장된다. 이후 무조건 출국해야 하며, 3개월 경과 후에야 재입국이 가능하다. 숙련도 축적이 아닌 '사용 후 교체' 논리가 지배한다.


직종 제한과 이동 불가: 16개 제조업 세부 업종에 한정되며, 사업장 변경은 3년간 최대 3회로 제한된다. 2023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의 43%가 "사업장 변경 제한 때문에 인권 침해를 참아야 했다"고 응답했다.


영주권 경로 부재: 아무리 오래 일해도 숙련도를 인정받거나 정착할 경로가 없다. 2025년 현재까지도 E-9 비자에서 다른 체류 자격으로의 전환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E-7-4(숙련기능인력) 전환도 연간 100명 수준에 불과하다.


3. 체계적 비교: 네 가지 핵심 지표

(1) 체류 기간과 정착 가능성

독일: 아우스빌둥 3년 + 취업 2년 후 영주권 경로 개방. 2024년 기준 비EU 출신 아우스빌둥 이수자의 약 35%가 10년 내 영주권을 취득했다(독일 연방이민난민청).


한국: 최대 4년 10개월 후 강제 출국. OECD(2024) "International Migration Outlook" 보고서는 한국의 저숙련 외국인력 정책을 "순환형 단기 모델의 전형"으로 분류했다.


(2) 숙련도 인정 체계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Miracle Pa···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돈라밸 넘어, 글로 부를 재창조하는 출간 작가. AI 시대, 질문의 힘으로 사유를 확장하고 퓨처 셀프를 향한 지혜로운 여정을 독자들과 함께합니다.

231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20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766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작가의 이전글#33 일본의 실수에서 배우다: